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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펌)만나뵈었지만 만나뵈지 못한 친할아버지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2015.09.10 12:36조회 수 877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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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와방커뮤니티 '공포방'

제목이 좀 이상하지? 


내가 중학생 때 쯤에 겪은 일인데 일단 차근차근히 이야기 해볼게. 



우리 집 안방 화장대 안쪽에는 액자에 넣은 친할아버지 사진이 크게 있어. 

할아버진 돌아가셨으니 아마 영정 사진이 아니었나 싶어. 


어느 날, 엄마랑 그 화장대 서랍을 정리하다인가? 어쨌든 뭘 하다가 엄마랑 같이 그 사진을 보게 됐어. 

아래서부턴 나와 엄마의 대화야. 



"엄마, 할아버지 보고 싶다! 또 만나고 싶어!" 

"응? 너 언제 할아버지 만났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 꽤 됐으니까." 


근데 엄마가 그러시더라. 

"할아버진 너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어." 라고. 


순간 되게 이상했어. 왜냐면 내 기억이 너무 생생했거든. 

그래서 내가 설명했지. 


"나 되게 어렸을 때 무슨 날이라고 해서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내려가서 친가 친척들 다 모여서 놀았었잖아. 그 때 할아버지 봤잖아~" 


그랬더니 엄마가 그러시더라 

"너 90년 8월생이잖아. 할아버진 그해 5월에 돌아가셨어." 라고... 




즉...내가 태어나기 3개월 전에 이미 돌아가신 분인 거야. 


하지만 난 분명히 일가친척 다 모여서 웃으면서 얘기하고 할아버지가 제일 웃어른으로서 중간 위치에 앉아계셨던 걸 기억해. 

또 한복을 좋아하셔서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한복을 입고 계셨고. 할아버지 한복은 옥색? 푸른색? 그런 계열이었어. 

그리고 내가 당시 본 할아버지 얼굴이 사진 속 얼굴과 정말 똑같았어. 


그래서 엄마에게 위 내용을 말하면서 난 분명히 할아버지 만났다고 그랬지. 


엄마 하시는 말씀이 나 임신하셨을 때 분명히 일가친척 다 모여서 논 적이 있대. 

그리고 할아버진 평소에도 한복을 자주 입으셨대. 

(이 부분에서 나한테 "영정 사진에서 한복 입고 계신 걸 봐서 아는 거 아냐?"라고 물을 수 있지만 

난 이 사진을 제대로 본 건 엄마랑 이 대화를 하던 때가 처음이야. ) 



그래서 내가 기억을 더 곰곰이 더듬어봤어. 

근데 그제서야 좀 이상한 점이 생각이 나더라. 



그때 내가 할아버지랑 친척들이 어떻게 보였냐면 마치 모노카메라로 찍는 듯이 보였어. 



무슨 말이냐면... 

모노 효과로 사진 찍으면 중앙의 동그란 부분은 밝게 보이는데 그 둘레 부분은 어둡게 보이잖아? 

그렇게 보였어.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마치...내가 알 속에서 알 껍질을 투과해서 바깥을 보는 듯 했어. 



그걸 깨달은 순간 엄마가 "그때 넌 엄마 뱃속에 있었지." 라고 하신 말이 번뜩 생각나더라. 

난 그때 할아버지랑 눈도 마주친 걸 느꼈거든. 나 보면서 웃어주신 것 같았었단 말이야. 



할아버지가 우리 아빠랑 엄마를 유독 아끼셨다는데, 그래서 나도 할아버지를 본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실제로 엄마는 시부모님 몇 년 모셨었는데 전혀 그때를 싫어하지 않으시더라. 

정말 잘해주셨고 시집살이란 건 생전 느껴보지 못하셨다고 해. 

친할아버지가 엄마를 제일 예쁜 며느리라고 하시고 그랬대.) 


어쨌든 난 지금도 할아버지를 직접 뵌 거라고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어.



자연보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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