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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방안에 흐르는 피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2015.09.14 01:55조회 수 748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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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가를 자처하고 있는 본인이지만, 귀신이나 기묘한 일이라곤 겪은 적 없는 영능력 제로의 인간입니다. 게다가 귀신의 존재를 맹신하시 않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저에게도 가위눌림에 시달려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살았던 어느 아파트에서의 5년간. 저는 거의 매일같이 가위에 눌려야 했습니다. 가위가 현실인지 아니면 꿈속에서 제가 만들어낸 영상의 일부인지 알 수는 없지만, 가위에 눌린 상태에서 접하게 되는 상황은 상당히 괴이한 것들이었습니다.



언젠가 가위에 눌린 상태에서 천장을 본 적이 있는 데, 천장에 사람얼굴이 부조처럼 불쑥 튀어나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천장에서 증식해가는 얼굴들... 그뒤로는 가위에 눌린 다음부터 눈을 뜨지 않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절 지켜볼지 두려웠기 때문이죠.



하지만 눈을 뜨지 않자, 공포는 귓가에서 들려왔습니다. 가위에 눌려 몸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귓가에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리들은, 어느날은 어린아이의 칭얼거리는 목소리이기도 했고, 어느날은 할머니의 음침한 목소리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몇년간 가위에 눌리다보니 어느새인가 잘때쯤에 가위가 오겠구나라는 느낌을 미리 알게되었습니다. 자려고 누웠을때 손과 발끝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느낌. 그것을 느낄때면 저는 몸을 뒤척이면서 가위에 눌리는 것을 막았고, 그뒤로는 가위에 눌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손과 발끝에서 미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너무나도 피곤했던 모양인지 몸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만,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시선이란 건 자다가도 무시못할 느낌이기도 하죠. 그래서 계속 되는 그 위화감에 저는 자다가 눈을 뜨고 말았습니다. 방안이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전 제 옆에 어떤 여자가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것 을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두웠기 때문에 여자가 앉아 있는 것만을 알 수 있었습니다만, 점차 제 눈이 어둠에 동화되었을 때 저는 정말 경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옆에 앉아있는 여자의 얼굴에는... 두 눈이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눈알이 파여진 채로, 시선이 절 항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눈알이 파여진 그곳에선 어느새 피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여자는 눈알이 눈에서 피가 흐르는 채로 계속 앉아있었고, 저는 가위에 눌려 움직이지 못한 채로 방안에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긴장된 분위기에서 있기를 한 십여분이었을까... 그제서야 전 가위에서 풀릴 수 있었고, 그때 여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그날이후, 전 가위에 눌릴것 같은 느낌이 오면, 피곤하더라도 몸을 돌려서 자곤 했답니다. 그리고 현재 사는 곳으로 이사온 후로는 가위에 눌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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