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묘비위의 할아버지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2015.09.14 01:56조회 수 1354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눈이 많이 내린, 설을 앞둔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그날 중반야간근무를 받고 경계 근무 중이었습니다. 경계근무는 두 명이 한조로 근무를 서는 데, 그 날은 눈이 좋기로 소문난 후임병과 서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녀석은 야간에도 200미터 가령 떨어진 곳에서 오는 사람도 구별해냅니다. 문제는 사람만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이 아닌 것도 본다는 것.

근무시간이 끝나갈 새벽 1시 무렵이었습니다. 반 실신상태로 졸음근무를 서는 제게 후임병이 말을 걸었습니다.

"나병장님! 저기 봐보십쇼~!"

눈을 비비며 녀석이 가리킨 곳을 야간투시경으로 봤지만, 평소와 다를 바가 없는 무덤이 많은 광경의 경계근무지역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뭘 보라는 거야.' 하며 짜증 섞인 어조로 말했더니, 녀석은 진지한 모습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로 앞 무덤의 묘지 비석 위에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안보이십니까?"

속으론 무서웠지만, 병장이니 내색하지 않고, '인마! 무덤이 사방에 널리고 깔렸는데, 귀신 하나 없겠냐?' 하며 얼버무렸습니다. 그런데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그 곳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자세히 보니 사람 같습니다!! 할아버지 같습니다!"

녀석의 말에 무서워서 미칠 지경이었지만 계속 내색하지 않으며 '그래, 그래. 무덤의 영감님이 눈이 많이 와서, 눈 쓸러 나오셨나보다.' 하며 얼버무렸습니다. 이윽고 다음 근무자와 교대하고 자러 갔습니다.

다음날 아침. 밤새 내린 눈이 한 뼘이나 쌓여, 동기들과 눈을 치우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우연하게 어제 후임병이 말한 그 초소의 그 비석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동기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후임병의 말은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야, 이 비석 신기하지 않냐? 눈이 엄청 내렸는데, 여기 위에만 안 쌓였잖아. 누가 밤새, 이 위에 앉아 있었나? 하하하~"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272 실화 이건 단지 꿈이었나?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884 1
8271 단편 비단뱀2 title: 토낑도나짜응 1097 1
8270 실화 분신사바 [2]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621 1
8269 실화 침상 밑에2 금강촹퐈 618 1
8268 전설/설화 일본의 태닝 괴담...txt2 title: 메딕제임스오디 7609 2
8267 실화 이병장의 장난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277 2
8266 미스테리 12시만 되면 울리던 우리집 초인종 - 자취방 초인종 괴담2 초코케이크맛 497 1
8265 실화 [실화괴담][2nd]발자국 소리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661 1
8264 실화 가장 호되게 당한 썰..입니다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046 1
8263 혐오 약혐)신체에서 뽑아낸 신경계들2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428 0
8262 Reddit 남자 친구가 이상해2 유키노하나 2077 0
8261 실화 가로등 여인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844 1
8260 단편 거울2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599 1
8259 실화 실화) 우리가 보이니?2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883 1
8258 실화 첫 직장에서 2번째로 귀신을 봤었습니다2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436 5
8257 실화 골목길2 Agnet 9872 1
8256 실화 군대에서 진짜 귀신이 있다고 느꼈던 경험2 여고생너무해ᕙ(•̀‸•́‶)ᕗ 1693 1
8255 전설/설화 고대 이집트의 수달신2 행복하세욤 1122 1
8254 Reddit [번역]내 램프가 켜지지 않는데 전기 문제가 아니야2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309 1
8253 실화 가락동 무당 귀신2 title: 하트햄찌녀 3194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