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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지금 열차가 들어옵니다

title: 유벤댕댕핸썸걸2015.09.17 10:45조회 수 794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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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느 역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눈앞에서 사람이 전철에 치었다...
 
 
 내 옆에 한 커플이 서 있었는데
안전선 밖으로 조금 나가 있었다.
 
 
 
둘이서 장난을 치다가 여자가
「싫어~」라면서 남자를 툭 밀어냈다.
남자가 「앗」하면서 몸이 기우뚱 한 그 순간..
전철이 들어오는게 보였다.
 
[이건.. 위험하다.....]
 
  
라고 생각하는 찰나.. 남자 다리가 미끄러지면서
그대로 선로에 허리부터 떨어지려 했다.
여자가 당황해서 남자 옷을 잡았지만..
 
남자의 몸은 여전히 기울어진 상태로
머리가 선로 쪽으로 많이 나가있었다.
옆에있던 나도 깜짝놀라 얼른 남자를 잡으려 했지만, 그만 헛손질을 하고말았다.
 
 

타이밍이 나빴다.
그 순간 전철이 돌진했고
남자의 머리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뭐 두말할 것도 없이
목 윗부분만 부딪혔으니까
머리가 통째로 날아갔다...
 
  
 날아간 머리는 선로에 떨어져 수십 미터를 굴렀다.
여자 앞에 머리가 없는 남자의 시체가
쓰러졌다. .. "털썩...!"
 
 

피가 철철 흘러넘쳤다.
그 주변이 아비규환이 되었고
나도 피를 흠뻑 뒤집어 쓴 채 할말을 잊었다.
여자도 멍하니 보고있었다.
 
 
그래도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이성적으로 대처하려고 여자한테 말을 건네 봤다.
「저기…… 저……」하고.
 
 

그랬더니 그 여자가 내 쪽으로 얼굴만 돌렸다.
몸은 똑바로 서 있는데 정말로 목만 스르륵 돌아가는 느낌..
그리고 나한테 물었다.
「머리는요? 우리 자기 머리는 어디있어요?」라고.
 
  

우와! 이 사람 이 상황에 그래도 이성을 잃지는 않았구나.
순간 나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머리가 굴러간 쪽을 알려줬다.
여자는 내가 가리킨 방향을 보더니
「괜찮아, 괜찮아」라고 중얼 거리며 그 쪽으로 걸어갔다.
 
 
 

다른 사람들이 막 소리를 질러대며
멀찍이서 보고 있던 그 머리를
여자는 아무 거리낌 없이 집어 들고 이쪽으로 돌아왔다.
잘린 머리를 품에 안고 걸어오는 모습이 좀 오싹했다.
 
 

나는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렸더니
내 눈앞에 보이는 건 머리 없는 시체.
이걸 어쩌면 좋겠는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성적으로 대처하긴, 개뿔..
 
  
 
정신줄을 놓아서 그런가 괜히 헛웃음 마저 나왔다.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데..
여자가 시체 옆에 앉아서 잘린 머리를 붙이려고 애썼다.
  
 

질퍽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러면 괜찮아. 빨리 가자, 영화 시간 늦겠다..」
여자가 시체한테 말을 걸었다.   !!!
 
 
나는 그제야 겨우 눈치 챘다. 
이 사람 맛이 갔구나.!!
 
 
왜냐하면 그 여자...
활짝 웃고 있었다.
눈은 완전 풀려가지곤.
 
  
남자의 머리는 이미 반쯤 뭉개져 엉망진창인데
여자는 이제 잘 붙였으니까 괜찮다며
일어나라고 일어나라고 계속 속삭이고 있었다.
 
 
역무원이 올 때까지 계속 그랬다.
몇 분 후에 역무원이 왔는데 여자를 보더니 아무 말 없이 한참을 서 있었다.
그도 속으로 엄청 고민 했겠지.?
 
 
역무원은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이미 사망하셨는데요.」
였나? 암튼 뭐 그 비슷한 말을 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옆에서 피투성이로 멍 때리던 나한테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좀 그렇네.
나도 걱정 좀 해주지..
 
 

아무튼 역무원의 말을 듣고도 여자는
[쟤 뭐라는 거야?] 하는 표정을 지을 뿐.
그렇게까지 얘기했는데도 받아들이지 못한 걸까?
「괜찮아요. 목을 붙였으니까 괜찮다고요.」
라며 역무원에게 대들었다.
 
 
 
역무원이 「아니, 이제 호흡도 없고...」라고 까지 했는데.

그 다음 상황을 본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역무원의 그 한마디가
여자를 광기어린 행동으로 이끈 것이다.
 
 
 
여자는「아아~ 그렇죠. 숨이 멈췄으면 인공호흡을 해야죠!」
라고 외쳤다.
 
 
나는 정말로 놀랐다.
 
 
정신이 완전히 나간 여자는
남자의 머리를 들어 올려 그 엉망이 된 얼굴에 입을 가져다 댔다.
 
 
역무원이 뜯어말려도
여자는 계속 소리를 질렀다.
「숨을 불어넣어줘야 해요! 도와주세요! 당신도 빨리 해!」
 
 
할 수 있겠냐, 이 바보야! 라고 지금이라면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때의 나는 ..
아, 심장마사지도 해야 될 텐데.
근데 나 심장마사지 해본 적 없는데 어떡하지...
하는 그저 어이없는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여자가 숨을 불어넣을 때마다
잘린 목에서 피가 막 튀어나왔다.
뭔가 부북? 푸부웃? 하면서 공기가 빠지는 소리와 함께..
 
 
결국 역무원들이 떼로 달려들어 여자를 시체에서 떼어냈다.
그리고 나는 역무원의 부축을 받고 그 자리를 벗어나
옷을 빌려 갈아입고 왔다.
 

여자는 끌려가면서도 계속 소리를 질러댔는데
그 후엔 어떻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날 전철역 여기저기에 토사물들이 한가득 있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사람이 미치면 그렇게까지 되는 걸까?
 
아직도.. 전철역을 지나칠때면 가끔씩 생각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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