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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먼저 탔던 손님

title: 유벤댕댕핸썸걸2015.09.17 10:46조회 수 940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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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씨는 신주쿠에서 지하철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살고 있다.


그 날은 토요일이었지만 밀린 업무를 끝내기 위해 출근했던 터였다.


마침내 기나긴 프로젝트를 다 해치웠기에, 기념으로 동료들과 밤 늦도록 술을 마시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M씨 회사 근처 역 앞에는 평소에도 택시가 잘 안 다녀서, 밤이 늦으면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곤 했다.


평소에는 버스를 타고 집에 가지만, 요 일주일 새에는 야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일 택시를 타고 있었다.


지금쯤 가면 야근 끝나고 온 사람들 때문에 줄이 엄청 길겠다 싶어 각오를 하고 역 앞으로 나섰지만, 웬일인지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






그저 중년 여성 한 명이 서 있을 뿐이다.


아, 그렇구나.


오늘은 토요일이었지.






다행이라 여기며 택시 승강장으로 향하는데, 뒤에서 계단을 달려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그러더니 웬 샐러리맨이 뛰어와 M씨를 추월해서 중년 여자 뒤로 끼어들었다.


M씨는 어안이벙벙함과 동시에 조금 화가 났지만, 어차피 그래봐야 두 명 뿐인데다 조금만 기다리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군소리 없이 남자 뒤로 가 줄을 섰다.






그러자 곧장 택시 1대가 나타나 중년 여자를 태우고 간다.


좋아, 이제 한 명만 더 가면 내 차례야.


첫 택시가 가고 15분쯤 지났을 무렵, 뒤에서 역 계단 셔터가 큰 소리를 내며 닫혔다.






뒤를 돌아보니 역무원이 점검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내가 택시를 기다리는 사이 전기가 나가면 어쩌지?


역무원도 퇴근해버리나?






걱정이 된 M씨가 휴대폰으로 집에 전화를 하는 동안, 택시 전조등이 보였다.


도착한 택시에 샐러리맨이 탄다.


점점 멀어져가는 택시를 보며, 문득 M씨는 생각했다.






이 택시가 오는데까지 20분 정도가 걸려다.


평소보다 훨씬 대기시간이 긴 것이다.


마침 첫번째 택시도 검은색이었고, 지금 것도 검은색이다.






휴일 밤이라 택시를 1대만 운영하고 있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20분쯤 기다리자 택시가 왔다.


이번에도 검은색이다.






역시 한 대가 계속 오가고 있는 것이다.


M씨는 택시에 올라타 행선지를 말했다.


[A 마을까지 가 주세요. K 중공업에서 내려주시면 되요.]






K 중공업은 M씨 집 근처에 있는 유명한 기업의 하치장이었다.


M씨의 집은 작은 용수로 건너 시골길에 있어서 차가 들어갈 수 없었다.


[늦은 시간이데 고생이 많으시구만. 뭐, 야근이라도 하셨소?]






택시기사가 말을 걸어왔지만, M씨는 너무 피곤해서 [아, 네.] 하고 대충 대답만 했다.


어느덧 하치장이 가까워져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려는데, 다시 기사가 말을 건다.


[손님, 혹시 여기서 일하시나?]






쓸데 없이 참견이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아뇨, 아닌데요.] 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답하자, 어째서인지 택시는 하치장을 지나쳐간다.






깜짝 놀란 M씨가 [아, 여기서 내려주세요.] 라고 말했지만, 기사는 대답이 없다.


[아저씨, 여기서 내려달라구요!]


화도 나고 무섭기도 해서 M씨가 소리를 치자, 택시기사는 [손님, 화요일에도 이 택시 타지 않았수?] 라고 물었다.






그 와중에도 택시는 계속 달려가고 있었다.


확실히 이번 주는 계속 야근을 한 탓에 매일 밤마다 택시를 탔었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떻다는거지?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어서, M씨는 뭐라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2, 3분 정도 지났을까.


도로변에 편의점 간판이 보이자, 택시는 그 곳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택시를 멈춘 뒤 운전기사는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미안합니다, 손님. 그렇지만 그게 다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거요.]


운전기사는 명함을 꺼내 M씨에게 건넸다.






[여기 우리 회사 번호가 있으니까, 혹시 불만이 있으면 전화해서 말해도 상관 없소.]


그리고는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M씨가 화요일에 탔던 것은 바로 이 택시였다.






택시기사도 처음에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K 중공업이라는 이름을 듣고 생각이 났다고 한다.


[실은, 손님이 타기 전에 어떤 남자를 태웠었거든.]


M씨 앞에서 새치기를 해 택시를 탔던 그 샐러리맨이다.






[그 남자도 K 중공업에서 내리지 뭐람?]


택시 안에서 남자는 계속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조금 있으면 도착할거야.] 라던지, [20분 정도 기다려야 돼.] 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택시기사가 난데없이 야근이 어떻다느니, K 중공업이 어떻다느니 했던 것이 생각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왜 여기까지 온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M씨가 그것을 묻자, 택시기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손님은 K 중공업에 다니는 분도 아닌 것 같고, 화요일에도 이 택시를 탔었잖수. 뭐, 나도 처음에는 그냥 그 남자가 좀 이상한 손님이려니 했지.]






하지만 K 중공업은 불이 다 꺼져 있어서 인기척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모습에 남자가 적어도 여기 사원은 아닐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고 한다.


그런데 문득 차를 돌려 역으로 돌아가려는데, 반대편 차선에 승합차 한 대가 멈춰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4명 정도 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내 차 라이트가 비치니까 모두 고개를 푹 수그려서 숨더란 말이지. 이상하잖아. 게다가 그 차 운전석에 있던 건, 틀림없이 아까 내 차에서 내린 그 남자였다니까! 그걸 보니까 나도 등골이 다 오싹해지더라구.]


순간 M씨는 아까 택시를 기다리며 어머니에게 했던 전화 내용이 떠올라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응... 지금 역이야. 택시 타려고... K 중공업에서 내리면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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