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오래된 오르간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5.09.21 22:02조회 수 759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집에 오래된 오르간이 있었다.

어머니가 내가 태어나기전에 중고로 사셨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 딱 한번 쳐보려고 했지만, 베이스(발로 치는 건반)의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되어서, 3학기 중간고사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다.

시험 공부는 시험 이틀 전이나 하루 전 밖에 할 기분이 들지 않았기에, 그 때도 시험 전날 밤 늦게 까지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한시 반 정도 되었을 때, 1층의 거실에서 오르간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 방은 2층에 있어서, 그 곳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들려온 곡은 이름을 잊어버렸지만 아마도 유명한 곡이었다.)

베이스음이 없기 때문에 매우 못미더운 소리였다.

이 집에서 오르간을 칠 수 있는 것은 어머니 뿐이지만, 어머니는 벌써 자고 있었고, 이 시간대에 칠 정도로 상식없는 분이 아니었다.

오르간 소리를 듣는 것은 오랜만인데다, 이런 시간대에 들려와서, 조금 무서웠다.

 

한동안 기다려 봐도 그만 둘 기미가 없었다. 곡도 반복되고 있었고, 신경쓰여서 공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잘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보러 가기로 했다.

어두운건 무서웠기 때문에, 복도나 층계참의 불을 전부 켜면서 갔다.

 

[………!]

 

거실에 전기는 켜져있지 않았다. 그런데, 오르간 소리는 들려온다. 전보다, 소리가 좀 더 커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머니가 치고 있었다면, 어딘가 머리가 이상해져 버린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충분히 무섭지만.

 

(정말로, 엄마인가?)

 

그런 생각을 해버린 탓에, 공포때문에 거실 문을 열 수 없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오르간을 치고 있던 것은 가족중의 누군가이지만, 상황이 너무 기분 나빴다.)

 

5분정도 굳어져서 식은 땀을 흘리고 있자, 돌연 오르간 소리가 멈췄다.

뭐라고 할까, 조용해지니까 오히려 엄청나게 무서워져서,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고, 몸의 중심을 향해서 굉장한 압력이 가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를 계기로 빨리 문을 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정적 속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크게 울려서, 상당히 쫄았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불을 켰다. 몸은 뜨거운데, 머리는 피가 내려갔는지 차가워서, 식은 땀이 굉장했었다.

 

오르간 앞에 어머니는 없었다. 아무도 없었다.

이런 일이 다음 날에도 있었다. 음악이 멈추고 나서 거실에 들어가면 아무도 없는 것이다.

어머니에게 말해 보아도, [글쎄, 모르겠다, 잠에 취한거 아니니?] 라는 말만 들었다.

 

그 다음날도, 오르간 소리가 울려퍼졌다.

3번째에도 변함 없이라고 할까, 3번째가 된 만큼 상당히 무서웠지만, 이번에는 소리가 들리고 있는 중에 거실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2층에서 1층까지 뛰어 내려가서, 오금이 저리기 전에 그대로 거실의 문을 열었다.

 

 

여자가 있었다.

 

원피스를 입고, 후두부에는 머리카락이 없었다.

 

나는 너무나도 놀라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했지만, 땀만은 몸의 어딘가가 망가진 것처럼 흘러내렸다.

 

여자가 이쪽을 돌아 보았다. (이 동작은 굉장히 느릿해서, 아마도 10초정도 걸려 돌아 보았을 것이다.)

 

어두운데다가 상당한 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눈에 무언가가 빽빽하게 박혀 있는 것 같았다. 입은 나보다도 상당히 컸다고 기억한다.

얼굴도 굉장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발이 없는 것이었다.

그 사실이, 보통 사람에 익숙한 나에게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위화감을 주었다.

 

여자가 갑자기 절규했다.

 

움직일 수 없던 나는 울어버렸다. 목소리가 뭉개진 것 같은 소리를 내며 울어버렸다.

여자가 절규하고 있는 시간은 무한하게 느껴졌지만, 실제로는 몇 초였을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절규하는 것을 멈추고, 그대로 굳어져버렸다.

여자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정말로 무서웠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에 전력으로 거실을 뛰쳐나와, 현관을 빠져나가서 밖으로 달려 나갔다. 집 안에는 있을 수가 없었다.

여자가 따라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아침까지 바깥에 있었다.

 

아침이 되자 집에 여자는 없었다. 가족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끔찍한 절규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그 일이 있고 1개월 후, 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자전거가 오토바이와 충돌했다.

하반신을, 아마도 평생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 후, 어머니가 새 오르간을 샀다.

이번에 산 새 오르간은 베이스 음도 좋다. 어머니는 즐거운 듯 했다. 나도 딱 한번 쳐보려고 했지만, 역시나 베이스는 칠 수 없었다.

 

 

 

 

 

 

출처 : 2ch 오컬트판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108 2CH 한큐 다카라즈카선1 화성인잼 803 1
6107 2CH [2ch] 북알프스 호타카 연봉1 화성인잼 1068 1
6106 2CH [2ch] 족자1 화성인잼 877 1
6105 2CH 전 여자친구2 화성인잼 1278 1
6104 2CH 뒷통수 없는 양반 화성인잼 709 1
6103 2CH 투신자살을 마주하다1 화성인잼 810 1
6102 기묘한 우주의 생명체1 에불바리부처핸썸 1042 1
6101 기타 이스라엘 괴담..!!1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753 1
6100 실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6 title: 투츠키9원이랑호랑 1644 1
6099 사건/사고 1932년 3월 1일. 린드버그 아들 유괴사건1 title: 투츠키9원이랑호랑 1679 1
6098 단편 유언이 녹음된 테이프1 title: 투츠키9원이랑호랑 1064 1
6097 기묘한 수수께끼1 title: 투츠키9원이랑호랑 921 1
6096 단편 알리바이1 title: 투츠키9원이랑호랑 691 1
6095 2CH 공사현장에서 놀다가 구멍에 떨어져버린 친구2 실체적진실 1404 1
6094 실화 군 근무 중에 만난 스님 이야기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2269 1
6093 전설/설화 도깨비 설화를 보고2 (전해들음 초스압)3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435 1
6092 전설/설화 도깨비 설화를 보고1 (전해들음 스압)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725 1
6091 실화 중국 묘족의 고술 썰1-단고(蛋蠱)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415 1
6090 2CH 【2ch 괴담】『토지의 한쪽 구석에 있던 우물』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955 1
6089 실화 군대에서 본인이 겪은 실화.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813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