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한 해가 지나갈 때 자신의 모습을 보면 안 된다.

화성인잼2015.09.28 11:29조회 수 917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친정의 풍습이랄까, 관습 같은 게 있습니다.



[한 해가 지나갈 때, 자기 모습을 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거울은 물론이고, 물에 비친 모습이나 옻칠한 그릇에 비친 얼굴도 보면 안된다고 합니다.



그 때 보이는 얼굴이 곧 자신이 죽을 때의 얼굴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정에서는 섣달그믐날 밤에 먹는 메밀국수도 일찍 먹어버리고,



늦기 전에 잠에 드는 것이 습관이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나이를 먹음에 따라 밤 늦게 하는 TV 프로그램도 보고 싶고,



친구랑 새해맞이 여행도 가고 싶고, 점점 일찍 자는 것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느해, 어떻게든 새해가 오는 순간을 맞이하고 싶던 나는,



11시가 넘도록 혼자 TV를 보며, 귀에는 라디오 이어폰을 꽂고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날이 바뀌기 전에 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지만,



나는 그런 습관 따위 믿지 않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TV에서는 새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는 난생 처음 맞이하는 새해를 기대하며 두근거리고 있었습니다.



 





[23시 59분 40초.. 50초..]



그 때였습니다.



 





50초가 된 순간, 갑자기 리모콘에 손도 대지 않았는데 TV가 꺼졌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는 꺼진 TV 화면에 내 얼굴이 비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눈을 감자, 12시를 알리는 소리가 이어폰에서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TV가 갑자기 켜졌습니다.



한 번 뿐이었으면 우연이라 생각하고 넘어갔을 겁니다.



 





하지만 그 다음해에도, 나는 역시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바뀌기 직전에, 역시 TV가 갑자기 꺼졌습니다.



해가 바뀌면 TV는 원래대로 다시 켜집니다.



 





또 다른 해에는 새해맞이를 갔다 날이 바뀌기 직전에, 내 눈 앞에서 차가 급정거했습니다.



차창에 내 모습이 비친다고 느낀 순간 나는 눈을 감았고, 한동안 그 자리에서 가만히 멈춰 서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갑자기 창에 쳐뒀던 블라인드가 올라가 내 모습이 비친 적도 있습니다.



 





마치 무언가가 해가 넘어가는 그 시점에 내 얼굴을 보게하려는 것처럼,



날이 바뀔 시점이 오면 무언가 사건이 일어납니다.



 





4년 전에 결혼해 성이 바뀌었지만,



지금도 변함없이 새해가 오려는 순간까지 깨어있으면 TV가 꺼지거나 컵이 깨져 물이 흐르곤 합니다.



 





만약 해가 바뀔 때 어딘가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면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평상시 모습 그대로가 나타난다면, 나는 다음 해를 맞이할 수 없는 걸까요..



 





번역 : VKRKO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5408 실화 의경 시절 후임병 - 1~2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2898 1
5407 실화 의경 시절 후임병 - 3~5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1269 0
5406 실화 의경 시절 후임병 - 6~8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1054 0
5405 실화 의경 시절 후임병 - 9~11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1186 0
5404 실화 의경 시절 후임병 - 12 ~ 14(完)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911 0
5403 단편 얼굴 없는 여자.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645 0
5402 전설/설화 나녀(裸女)의 유혹 - 경기도 동두천 전설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612 1
5401 실화 죽은 친구가 옆에 있어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087 1
5400 전설/설화 가야괴담 - 김수로왕의 저주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410 0
5399 기묘한 5세 엄마2 익명_32ac90 914 0
5398 단편 떠나지 못하는 그녀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693 0
5397 2CH 전봇대 - 스레딕 괴담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335 1
5396 실화 가위 눌렸을 때, 상상하면 그대로 이뤄진다..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59 0
5395 기묘한 귀신 소혼술에 대하여.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2687 0
5394 실화 해운대 역 귀신 이야기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758 0
5393 단편 자살한 친구의 원한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482 0
5392 기묘한 한국의 금기들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2496 0
5391 기묘한 근친의 새 지평을 연 요제프 프리즐1 익명_168e89 1206 0
5390 기묘한 숙종의 수호령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464 1
5389 전설/설화 무궁화의 꽃말과 전설1 앙기모찌주는나무 1019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