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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사이트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2015.10.05 09:02조회 수 1117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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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우리를 태운 차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울창한 숲에서는 영원히 계속될 것만 같은 매미소리만이 귓가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나와 함께 온 3명의 일행들은 오늘 처음보는 사람들이다.


생판 모르는 남들이지만 우리는 동호회에서 제법 오랜기간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어온 


사이라서 그다지 어색함은 없었다. 


우리는 목적지까지 오는 차 안에서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먹고싶은 음식에 관해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때웠다.


31살의 회사원인 진형씨는 치즈가 듬뿍 올라간 피자.


17살의 나래양은 어머니가 해주시는 닭볶음탕.


37살의 이혼남 태호씨는 삼계탕에 잘 익은 깍두기.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넣지않은 꼬들꼬들하게 끓인 라면.


먹고싶은 음식이야기가 끝난후에는 도착하기까지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각자 먹고싶은 음식을 실컷먹고 자살은 내일로 미루자는 농담아닌 농담을 하고싶었지만


도저히 그럴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 서로 아무런 말 없이 폐가를 향해 걸었다.


세달전부터 장소를 물색하며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결국 산속의 허름한 폐가가 


우리의 마지막 장소로 선택되었다.


모텔이나 여관에서 일을 치루는게 낫겟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남에게 


폐를 끼치기는 싫었다. 어쨌거나 산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시간은 어느덧 5시가 넘어가고 있었지만 여름이라 주위는 아직 환했다.


우리는 폐가에 들어서서 적당히 짐을 내려놓고 빙 둘러 앉았다.


무슨말을 해야할까.


곧 마지막을 맞이하는 사람은 도데체 이순간에 무슨말을 해야 좋은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동호회의 운영자였던 이혼남 태호씨는 배낭에서 박카스병 4개를 꺼내 말없이 


우리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제 이것을 마시기만 하면 돌이킬 수 없다. 


모든 짐을 내려놓고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병을 받아둔 순간 심장이 미칠듯이 뛰기 시작했다.


식은땀이 흐르고 손이 떨려왔다.


아마 다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살고싶다..


살고싶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어떻게든 죽고싶었지만 막상 극약이 든 병을 받아들자 


너무나 살고싶어 미칠 것 같았다.


순간 태호씨가 병을 손에서 떨어뜨리며 쓰러졌다.


목을 움켜쥐고 눈이 허옇게 뒤집힌채 혀를빼며 괴로워 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진형씨와 나래양도 각자 들고있던 병을 마신후 바닥에 쓰러졌다.


괴로움에 몸부림 치는 세사람.. 


곧 먼저 극약을 마신 태호씨는 숨이 끊어진듯 잠잠해 졌고 진형씨와 나래양은 


눈이 뒤집혀 거품을 물고 피인지 체액인지 모를 액체를 토해내고 있었다..


하지만 눈이 뒤집혀 있음에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나를 보고 있는 것이다.


마치 "너도 빨리 죽어!! 우리를 배신하는건 아니겠지. 빨리 그걸마셔!"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숨이 가빠왔다. 그리고 이렇게 죽고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나의 몸을 


지배했다. 나는 너무나 살고싶다. 살아남고 싶다. 죽고싶지 않다.


나는 손에 든 병을 바닥에 내팽개친채 폐가를 뛰쳐 나왔다.


그리고 차를 타고 미♡듯이 달렸다. 오는도중 과속카메라에 몇번이나 찍혔지만


그런건 지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죽음의 문턱에서 되살아 온 나로써는 지금 그런것쯤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소주를 한병 마셨다. 도저히 마시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침대에 드러누워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눈물만 흐른다.


시간은 어느덧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시체는 누군가 발견했을까? 


인적이 드문곳이라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뉴스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의 시체가 발견된다면 언젠가 경찰이 나를 찾아올것이다.


어쨌든 자살사이트를 조사하면 나와 관련된 기록이 나올것이다.


하지만 어찌되어도 좋다. 일단 지금은 살아있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모든게 꿈이었으면. 


내일 아침 눈을 뜨면 모든게 꿈이기를..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다. 얕은 수면에 빠졌다 깼다를 반복하며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둠속 홀로 푸르스름한 빛을 내고있는 디지털시계는 벌써 새벽 2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다시금 스르르 잠에 빠져드려는 순간 나는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방문밖에서 들려오는 덜그럭 거리는 그릇소리..


집에는 아무도 없다. 등줄기에 식음땀이 흘러내렸다.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어둠속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소리는 주방쪽에서 들려오고 있었는데 식탁의자에 희미하게 누군가 앉아있는듯 하다.


나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으니 그럴지도 모른다.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식을 집중시켰다.


눈이 어둠에 조금씩 적응되어가며 식탁에 있는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누군가 식탁에 앉아 무언가를 먹고있다..


틀림없다. 머리를 길게 풀어헤친 한 여자가 식탁에서 무언가 먹고있다.


누군가 맨손으로 무언가를 집어들고 기분나쁜 소리를 내며 허겁지겁 무언가를 먹고있다.


자세히 보니 나래양이 눈이 뒤집힌채 식탁에 앉아 닭볶음탕을 먹고있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친 나래양은 이 세상의 소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소리를 내며


미♡듯이 웃었다. 


그들이 찾아온 것이다.. 나를 데리러 온것이다..


순간 나는 나지막한 신음소리를 내며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다음날 눈을 떳을때는 이미 낮 12시가 넘어 있었다.


어제 있었던 일이 도무지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구분이 가질 않았다.


폐가에서 그렇게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한 뒤라 극도로 신경이 예민해져 헛것을 봤거나


꿈을 꿨을거라 나는 생각했다.


어쨌거나 오늘 나는 살아있다. 그것을 실감하며 나는 거울속 나를 쳐다보았다.


지금껏 죽고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다닌 내가 거짓말 처럼 삶의 의욕에 차 있었다.


그로부터 몇일이 지났다. 


그동안은 아무일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인터넷뉴스에서는 3명의 남여가 동반자살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이제 경찰에서 연락이 오는 것은 시간문제리라..


하지만 나는 살인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처벌은 받겠지만 그렇게 무겁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자살을 결심하고 직장을 그만두었기 때문에 나는 지금부터 할 일이 없다..


하지만 지금부터 어떻게든 다시 살아갈 걱정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기분전환을 하기위해 동네를 한바퀴 산책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조금은 안정되었다.


'그냥 지금이라도 경찰에 자수를 할까..'


그런 생각을 하며 아파트 현관을 지나치다 우편물이 온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것은 얼마전 폐가에서 돌아오며 과속으로 감시카메라에 찍힌 과태료 우편물이었다.


거기에는 과속카메라에 찍힌 차량사진이 동봉되어있었는데 사진속 차에는 나 이외에도


분명 그날 극약을 마신 3명이 나의 옆좌석과 뒷자리에서 눈이 뒤집힌채 웃고 있었다..



그들은 나를 따라 온것이다.. 나를 데리러 온것이다..


그날 저녁부터 새벽에 잠에서 깨 눈을 뜨면 어김없이 그들이 방 모서리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약을 마셨던 그때처럼 허연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손가락질 하며


기분나쁘게 웃고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귀를 막아도 그 웃음소리는 마치 내 옆에서


들려오는 것 처럼 생생히 들려온다...




사건이 발생한후 일주일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다음날 나는 모든 걸 체념한채 경찰서로 향했다.


차를 타고 경찰서를 향하는중 나는 왠지 모를 서늘함을 느꼈다.


그들이 있다.. 지금 차안에는 분명 그들이 있다.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느낄 수 있다. 


그들은 허연눈을 뒤집은채 나와 함께 차를 타고 있는 것이다.


도망갈 수 없다. 


이들은 끝까지 나를 따라다닐 것이다. 아마도 내가 숨이 먿을때까지.



나는 핸들을 틀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그 폐가를 향해 가고있는 중이다.


그때와 같이 그들을 태우고.




그리고 오늘은 정말 모든게 끝난다.


이 모든게 한여름밤의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저 한여름밤의 꿈이었으면..



자연보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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