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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삶

title: 토낑도나짜응2015.10.20 08:12조회 수 1238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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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의 삶은 고되다.


완벽하게 구성되지 않은 신체구조가 최악의 부분이다. 아무도 내가 의식이 있다는걸 알지 못한다.

아이의 소유물로 사는것은 쉽지 않다. 아이는 학교로 가버리고, 집으로 돌아올때까지 나는 똑같은 네 벽을 항상 바라볼 뿐이다.

아이가 올 때까지 나는 내가 봤던 것들을 머릿속으로 곱씹는 수 밖에 없다.


뭐, 불평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집에서 사는게 예전 생활보다는 훨씬 낫다.

나는 그녀가 나를 발견하기 전을 생생히 기억한다.


나는 아파트 골목 눈 속에 파묻혀있었다. 얼마나 거기 버려져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동안,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일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나를 발견했다.

내 긴 금발은 꼬이고 때가 껴있었고, 팔다리도 때가끼고 뻣뻣해졌지만, 나를 본 그녀의 눈은 반짝였다.


"오", 그녀가 말했다.

"니거면 내 동생에게 좋은 선물이 될거야! 그 애가 정말 좋아하겠는데, 예쁜 것." 그녀는 잠시 아랫입술을 씹으며 망설였다.

"물론, 좀 고쳐야겠지...그치만 괜찮아! 아직 크리스마스까지는 한 달 남았으니까."


그녀는 나를 집으로 가져가서 침대 밑에 숨겨놨다. 한달은 참 길게 느껴졌다.

그녀는 집에 오면 항상 나를 고쳐줬다. 머리를 씻기고 빗질하고, 너무 엉키고 더러운 부분은 잘라냈다.

조금 거칠었지만,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것도 아니었으니.


그녀는 내 더러운 옷을 벗기고, 예쁜 새 헝겁 드레스를 입혀줬다.

"훨씬 낫군!"


그녀는 조심스럽게 내 피부를 닦아내고, 빨간 볼과 장밋빛 입술을 칠해주었다.

"아이, 예뻐라!"


그녀는 망가진 손가락들을 조심스럽게 하나로 꽤맨 후 마음을 담아 모양을 냈다.

눈꺼풀이 불규칙적으로 닫히고는 했기 때문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펜치로 내 양 눈꺼풀을 제거했다.


"조금 신경쓰여서 말이지, 먼지도 좀 낀거같고....이제 거의 다 된거같네!"



크리스마스이브에, 그녀는 나를 포장해서 트리 밑에 눕혀두었다. 으, 폐소공포증에 걸릴 것 같았다!

여전히, 그 아이는 나를 사랑해준다.

내가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나는 그 사랑을 받을만한 것 같다.





그러나 낮동안, 나 혼자서 있으면, 나는 가끔 다른 삶을 꿈꾸기도 한다.

사람으로서 사는 삶을. 내 입이 꽤매져있지 않고, 내 척추가 부러지지 않은 삶을.





그래, 인형으로 사는 것은 고되다.

처음부터 인형으로 태어났다면 좀 나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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