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Reddit

인형의 삶

title: 토낑도나짜응2015.10.20 08:12조회 수 1239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인형의 삶은 고되다.


완벽하게 구성되지 않은 신체구조가 최악의 부분이다. 아무도 내가 의식이 있다는걸 알지 못한다.

아이의 소유물로 사는것은 쉽지 않다. 아이는 학교로 가버리고, 집으로 돌아올때까지 나는 똑같은 네 벽을 항상 바라볼 뿐이다.

아이가 올 때까지 나는 내가 봤던 것들을 머릿속으로 곱씹는 수 밖에 없다.


뭐, 불평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집에서 사는게 예전 생활보다는 훨씬 낫다.

나는 그녀가 나를 발견하기 전을 생생히 기억한다.


나는 아파트 골목 눈 속에 파묻혀있었다. 얼마나 거기 버려져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동안,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일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나를 발견했다.

내 긴 금발은 꼬이고 때가 껴있었고, 팔다리도 때가끼고 뻣뻣해졌지만, 나를 본 그녀의 눈은 반짝였다.


"오", 그녀가 말했다.

"니거면 내 동생에게 좋은 선물이 될거야! 그 애가 정말 좋아하겠는데, 예쁜 것." 그녀는 잠시 아랫입술을 씹으며 망설였다.

"물론, 좀 고쳐야겠지...그치만 괜찮아! 아직 크리스마스까지는 한 달 남았으니까."


그녀는 나를 집으로 가져가서 침대 밑에 숨겨놨다. 한달은 참 길게 느껴졌다.

그녀는 집에 오면 항상 나를 고쳐줬다. 머리를 씻기고 빗질하고, 너무 엉키고 더러운 부분은 잘라냈다.

조금 거칠었지만, 뭐 어떻게 할 수 있는것도 아니었으니.


그녀는 내 더러운 옷을 벗기고, 예쁜 새 헝겁 드레스를 입혀줬다.

"훨씬 낫군!"


그녀는 조심스럽게 내 피부를 닦아내고, 빨간 볼과 장밋빛 입술을 칠해주었다.

"아이, 예뻐라!"


그녀는 망가진 손가락들을 조심스럽게 하나로 꽤맨 후 마음을 담아 모양을 냈다.

눈꺼풀이 불규칙적으로 닫히고는 했기 때문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펜치로 내 양 눈꺼풀을 제거했다.


"조금 신경쓰여서 말이지, 먼지도 좀 낀거같고....이제 거의 다 된거같네!"



크리스마스이브에, 그녀는 나를 포장해서 트리 밑에 눕혀두었다. 으, 폐소공포증에 걸릴 것 같았다!

여전히, 그 아이는 나를 사랑해준다.

내가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나는 그 사랑을 받을만한 것 같다.





그러나 낮동안, 나 혼자서 있으면, 나는 가끔 다른 삶을 꿈꾸기도 한다.

사람으로서 사는 삶을. 내 입이 꽤매져있지 않고, 내 척추가 부러지지 않은 삶을.





그래, 인형으로 사는 것은 고되다.

처음부터 인형으로 태어났다면 좀 나았을텐데.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5591 실화 4년전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반짝반짝작은변 87 1
5590 전설/설화 조선시대의 신선, 최풍헌.3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726 1
5589 실화 전화번호1 여고생너무해ᕙ(•̀‸•́‶)ᕗ 920 1
5588 미스테리 토요미스테리-사라진 시신1 title: 메딕셱스피어 931 1
5587 실화 공포실화 세번째 썰을 풀어 볼까요?.2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2011 1
5586 실화 할머니 말 들어 title: 팝콘팽귄이리듐 1168 1
5585 실화 아는 여자1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798 1
5584 실화 방울소리 이야기)실화 6탄 - 방울소리1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142 1
5583 실화 무엇이든물어보살 소름돋았던 편5 title: 하트햄찌녀 1238 1
5582 사건/사고 나를 구원시켜줄 살인마에게 쓰는 편지2 여고생너무해ᕙ(•̀‸•́‶)ᕗ 1736 1
5581 실화 늙은 개에 대한 고찰2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2009 1
5580 2CH 사진1 화성인잼 2059 1
5579 실화 어둠의 그림자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097 1
5578 실화 대추나무의 저주2 title: 아이돌뉴뉴뉴 956 1
5577 사건/사고 양자학적 살인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197 1
5576 기묘한 울지 않기로 결심한날3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408 1
5575 실화 세가지 질문5 개팬더 1053 1
5574 실화 군대 선임이 들려준 실제 겪었던 실화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1776 1
5573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14 (上)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 1231 1
5572 사건/사고 송파구 삼전동 살인사건(미제) -1편1 title: 메딕제임스오디 1241 1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