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죽은이의 섭섭함

백상아리예술대상2020.10.23 01:25조회 수 629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삼촌이 어렸을 적 겪은 이야기야.

편하게 구술체로 쓸게.

 

1970년 초반 정도로 추정할 수 있을 것 같네.

삼촌이 8살 적이었다니까.

 

눈이 많이 온 1월이었대.

삼촌은 전 날 설치한 토끼올무를 확인하러 산으로 갔고.

 

삼촌은 할아버지와 같이 토끼 올무 설치를 하러 다녔는데

전날 처음으로 혼자 설치했기에 기대와 설레임으로 통 트자마자 새벽 같이 일찍 집을 나섰대.

밤 사이 눈도 많이 와서 토끼 발자국도 쉽게 찾을 수 있어 올무에 걸리지 않아도 토끼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에

신이나서 산으로 뛰어갔대.

설치한 5개의 올무를 모두 확인했지만

올무들은 모두 비어 있었고 토끼 발자욱도 발견하지 못한 삼촌은 풀이 죽어 산을 내려오고 있었대.

 

그 때 멀리 산등성이에 가끔씩 부는 바람때문인지 

소나무 가지에 그네 타는 것처럼 흔들리고 있는 형체를 발견했는데

어른이라기엔 작고 아이라기엔 조금 부자연스러웠대.

 

꺼림직한 마음에 주저하면서 다가갔고 가까이 시야에 그 정체가 들어오면서 삼촌은 그 자리에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대.

 

흔들리고 있던 정체는 목을 맨 시체였는데

죽은지 오래되었는지 하반신은 바닥에 떨어지고 상체만 매달려 있었거든.

 

혼이 나간 삼촌은 구르듯 산을 내려와 마을 어른들에게 알렸고

확인결과 마을 사람은 아닌 걸로 결론이 났어.

 

이미 부패한 시체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도 돌아다니던 부랑자나 거지가 세상을 원망하다 택한 불상사라

빨리 수습하기를 원했대.

 

그런데 아무도 수습하겠다고 나서지를 않아서 마을 사람들이 돈을 조금씩 각출해서 품을 주기로 하고

지원자를 모집했어.

 

미장이 하던 이씨와 머슴살던 한씨가 품을 받고 그 시체를 묻었대.

 

그런데 그 다음날 부터 그 이씨와 한씨가 마을을 돌며 배고프다고 밥을 달라고 하고,

밥을 얻어 먹고 나서도 허기를 하소연하며 다음 집을 돌기를 멈추지 못했대.

처음에는 시체를 직접 묻고 나서 충격으로 그런 줄 알았는데

보름이 지나도 밥을 얻어 먹으러 다니고 점점 사람 몰골이 아니게 되자

마을 사람들이 무당을 부른거야.

 

무당이 하는 말이

죽은이는 거지였는데 배를 골아 세상을 원망하며 목을 맸고

죽은 것도 억울한데

이씨와 한씨가 거적대기에 대충 말아 땅도 깊이 안파고 흙을 살살 뿌려 놓아 원한까지는 아니어도

거지의 배고픔과 섭섭함, 서러움이 달라 붙었다고 했어.

 

부랴부랴 마을 사람들이 또 돈을 내서 이번에는 묘자리도 보고

관도 장만하여 예를 차려 다시 장사를 지내주었어.

음식도 차려 주고.

 

그랬더니 한씨와 김씨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배고픔이 가셨다는 거야. 

 

이후로는 마을에 거지가 오면 마을에서 밥도 박하지 않게 주고

볏집단 사이나 폐가에 자러 들어가는 거지가 있으면 가끔 사랑방을 내어주기도 했다고 해.

 

* 읽기만 하다 생각나서 올려 보려니 어렵다.ㅠ

 

 

 

출처 : 루리웹 wildwind         

 

댓글

브르탈 : 본문하고는 살짝 다른 얘긴데.. 저희 아버지도 비슷한 일을 겪으셨던 적이 있어요.

몇년 전에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지던 날 

산길을 운전하시던 아버지가 갓길에 무언가 튀어나와있어서 도로 바깥쪽으로 밀어놓으시려고 

차에서 나와 그 물건을 보니 관이었대요. 무서웠지만 그래도 사람 관이니 잘 모셔야겠다 싶어서 

그 밤중에 갓길까지 낑낑거리면서 옮겨놓으시고, 집에 돌아왔는데 

그날 밤 아버지 꿈에서 쌩판 모르는 분이 엷게 미소를 띄고 계셨다고 해요.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788 실화 귀신썰 첫번째21 형슈뉴 8329 9
13787 실화 어릴때 겪었던 이야기 3 - 예지몽 2편19 Kamue 1282 1
13786 혐오 상상초월 담금주들19 title: 하트햄찌녀 2618 2
13785 실화 [미스테리] 졸리기 전에 귀신 썰 모듬18 형슈뉴 7656 8
13784 사건/사고 일베충 ** 레전드.16 title: 하트햄찌녀 3261 8
13783 실화 선산은 함부로 옮기는게 아니다16 형슈뉴 7391 8
13782 사건/사고 미국의 끔찍한 동굴 사고.jpg15 저벽을넘어 2711 5
13781 실화 블랙박스로 본 지하차도 한복입은 여성귀신?15 형슈뉴 5984 4
13780 혐오 혐오주의) 복어 손질 대참사15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 3602 3
13779 사건/사고 사기 당한 후 자살한 여자 조롱하는 조선족14 title: 연예인1버뮤다삼각팬티 2809 2
13778 혐오 인도의 천연화장실14 title: 풍산개루돌프가슴뽕은 3450 3
13777 기묘한 호기심 천국-자살우물14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성인메뉴관리자 2238 7
13776 혐오 어메이징 호주14 title: 하트햄찌녀 1957 2
13775 실화 전 여친의 피부샵 귀신 썰14 익명_7bfe6b 11812 8
13774 미스테리 중국 지하철 침수사고 괴담14 title: 하트햄찌녀 5275 4
13773 혐오 혐혐혐 -왁싱후 상태13 이뻔한세상 10188 5
13772 실화 신기 있는 친구 이야기3(외전 유체이탈)13 까치독사 3798 3
13771 혐오 (사진주의)관리상태가 매.우. 심각한 시신안치소13 title: 하트햄찌녀 8883 4
13770 사건/사고 충격) Bj 살인사건 ㄷㄷㄷ.jpg13 도네이션 14668 4
13769 실화 귀신 모듬썰 3탄13 형슈뉴 5796 6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