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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여우 설화 -한시(漢詩)로 구미호를 알아 낸 처녀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5.10.23 15:29조회 수 1511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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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년한 이진사댁 따님에게 한 혼사가 들어와 이진사가 보니 남자가 아주 뛰어난 미색(!)을 지녀 단번에 맘에 들었다.


이진사 뿐아니라 그 부인도 미색에 홀려 딸에게 그만한 남편감이 없어 보이니 그만 시집을 가라고 종용한다.


이에 딸이 말했다.


“그럼 아버님 명령대로 하기는 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사람을 한 번 시험을 해 본 뒤에 사주를 해도 하시지요.”


딸의 시험이란 바로 한시(漢詩)를 두사람이 지어 서로 운율을 맞추는 것이었다.



"무전치호(無田鷲鶘)가 원우래(願雨來)라. (밭 없는 소리개가 비 오기를 원한다)" 


"이 짝을 채워 오십시오."


따님의 시를 보고 당황한 구미호가 속으로 생각하길,


'아니, 밭두 없는 소리개 놈이 뭐하러 비 오기를 원하나?'


라며 고민하다 결국 사흘의 말미를 달라 하곤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구미호는 그대로 중국까지 찾아가 이태백의 묘소를 파헤친다.


묘 안에는 이태백의 혼령이 있었다.


“이놈, 네가 왜 남의 무덤을 와서 백골을 파느냐?”


혼령의 역정에 구미호가 용건을 말했다.


"내 글을 한 짝 차력(借力)을 받으러 왔는데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으니 네 놈의 백골을 없애야 겠다.”


"그래, 대체 뭘 채워주랴?”


“ '무전치호(無田鷲鶘)가 원우래(願雨來)라.(밭 없는 소리개가 비 오기를 원한다.)' 이 글귀에 짝을 지우면 된다.” 


" 알았으니 그만 파고 받아 적기나 해라.


'불식두견(不食杜鵑)이 한정소(恨鼎少)라. (쳐먹지도 않는 두견새가 솥 적은 걸 탓하리.)'


이거면 될테니 그만 흙을 도로 묻고 가라."


싯구를 들은 구미호는 귀가 번쩍 뜨여 감탄하며 웃었다.


"야, 맞기는 맞구나? 밭 없는 소리개가 농사도 안 지면서 비오기 기다리는거나, 


안 먹는 두견새가 솥 적은걸 탓 하는거나. 먹지도 않는 놈이 말이지."



그리고 구미호는 약속대로 사흘만에 따님에게로 싯구를 가져간다.


싯구를 들은 따님은 만족한듯 하더니 나중에 아버지에게 찾아가 등성이 너머의 사냥꾼과 사냥개를 데리고 와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종에게 고깃국을 끓여다 남자에게 가져갈때 방 안에서 실수인척 상을 메치라 귀뜸한다.


종이 시킨데로 뜨거운 국을 남자의 면전에서 엎자 놀란 구미호는 국에 데지 않도록 방 구석으로 피한다.


이때 이진사의 딸이 문을 열고 그전 날 데려온 사냥개를 "워리워리!"하며 부른다.


사냥꾼을 비롯한 보고있던 사람들은 그 개가 바닥에 흩어진 고깃국을 먹는줄 알고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 구석의 남자에게 


달려들어 물자 당황한다. 


놀란 사냥꾼이 몽둥이를 들고 남자의 목을 물고 흔드는 개를 떼어놓으려 하지만 어느세 눈앞에는 사람이 아닌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늘어져 있었다.



대경실색한 이진사는 딸에게 어찌된 영문인지 묻자 딸은 태연히 대답한다.


"사람이 암만 잘생겼기로 아버님과 어머님 두 분을 그렇게 까지 홀린다는건 이상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의심이 들어 한시를 지어 시험을 해보기로 하였죠.


제가 낸 문장은 오래전 죽은 이태백의 귀신이 아니고선 짝을 못 맞추는 싯구입니다.


그런데 그걸 사흘뒤 맞춰 왔으니.....마지막으로 여우를 보면 반드시 쫒아갈 사냥개로 시험을 해 본 것입니다.


사람이 맞으면 개는 방바닥의 고깃국을 먹을 테니까요."


결국 이인(異人)인 이진사의 딸은 구미호를 잡고 더 좋은곳으로 출가하여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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