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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여우 설화2- 여우와 원님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5.10.23 15:29조회 수 1078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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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님이 부임만 했다 하면 죽어나간다는 어느 고을에 새로운 원님이 오게된다.


고을의 소문을 익히 들었던 원님은 비싼 돈을 들여 자신을 꼭 닮은 허수아비를 만들어 


이불을 덮어주고 자신은 병풍 뒤에 숨어 밤을 지샜다.



밤이 깊자 대문 밖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놈 절구[대문 빗장에 거는 쇠걸이]야, 문을 열거라."


그러자 잠긴 대문 빗장이 저절로 풀어지며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대문이 열리자 마자 순식간에 방안으로 들어와 허수아비를 들쳐엎고 밖으로 사라진 


그 낯선 목소리는 그 빠르기가 마치 바람과 같았다.



얼떨떨한 원님은 살그머니 방 밖으로 나와 방금 전 스스로 움직인 절구에게 말을 걸어본다.


"절구야, 절구야, 좀 전에 왔다 간 것이 대체 뭐냐?"


"여우입니다."


"어쩐 사연으로 여길 찾아오는 것이냐?"


"원님 여럿을 잡아 먹어야 하늘의 옥황상제가 될 수 있다 하여 오는 것입니다."


"허수아비를 물어갔으니 진짜 사람인 날 다시 잡으려고 돌아올텐데 뭐 방도가 없겠느냐?"


"이젠 더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횡액을 모면한 원님이 다음날 살아서 나타나자 마을은 원님이 살아 있다며 술렁였다.


사람들이 호기심에 원님을 문안하길 이틀, 좌불안석인 원님은 다시 절구에게 묻는다.


"그 여우를 어찌하면 죽일 수 있겠느냐"


다행히 절구가 대답해 주었다.


"고추 석삼과 장골(壯骨) 이십여명을 구해 뒷산 여우굴을 찾아 사냥하십시오."



절구의 조언대로 준비를 단단히 한 원님이 장정들과 뒷산을 뒤져 여우굴을 찾아내 고추를 태워


매운 연기를 굴 안으로 흘려보냈다.


그러자 굴 속에 숨어있던 여우가 새끼와 큰놈 할것 없이 여럿이 나와 장골들에게 잡히게 된다.



그러나 원님을 잡아 먹어온 여우는 이제 한 명만 더 먹었으면 등천(登天)했을 영물이라 


누런 구름으로 변해 하늘로 도망쳐버린다.



그걸 본 원님은 급하게 돌아와 절구에게 묻는다.


"절구야, 절구야, 그 여우를 놓쳤으니 이제 어찌하면 좋으냐."


"그 여우는 이제 궁에 들어가 왕비가 될 것이고 원님을 부를 것입니다.


이제 원님은 돈 천냥을 구해 서울로 올라가 시장에서 다리 셋 달린 강아지를 사셔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구실을 붙여서든 왕비를 직접 배알하셔야 합니다. 


소맷자락에 그 강아지를 숨기고서요."



그렇게 원님은 돈 천냥을 구하기 위해 돌아다니고 서울에는 그새 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왕비가 병을 앓게 되었는데 그 약이 어느 마을 원님의 간이란 것이다.


그리고 천냥을 구했을 즈음 궁에서 원님을 불러올리게 되었고 마음을 굳힌 원님은 서울로 향한다.


원님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수소문을 해 발 셋 달린 개를 천냥에 구하게 된다.



궁에 들어와 융숭한 대접을 받은 원님은 자신을 불러올린 이유가 간을 내어 왕비의 약으로 쓰기 위함임을 듣게 된다.


이에 원님은 나라의 귀한 사람을 위해 간을 내놓는 것은 아깝지 않으나 대신 멀리서라도 왕비를 직접 뵙기를 간청한다.



이 간청은 받아들여져 원님은 왕비의 처소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시비가 왕비 처소의 반문(半門)을 여는 순간, 원님은 문 안으로 도포 소매자락을 넣어 흔들었다.


소매에서 튀어나온 강아지는 득달같이 달려가 왕비의 목을 물었고 백여우는 본색을 드러내곤 죽게 된다.



궁에 들어와 왕비 행세를 한 백여우를 잡은 공로로 원님은 임금에게 큰 상을 받고 잘 살았다고 한다.


백여우를 잡은 다리 셋 달린 강아지는 하늘에 살던 불개라 하고 말하는 절구는 바다에서 죽은 혼령들이 


붙은 귀물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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