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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이제가면- 언제오나-

Envygo2020.10.31 11:34조회 수 622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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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니 간만에 서늘한 이야기 찌러 왔어요.

 

무더운 여름날이면 시누에게 지겹게도 듣는 이야기 

이번에는 안하나 했는데 잊어먹지 말고 글 나누라고 또 해줬는지 자다말고 생각이 나서 글쓰러왔네요.

 

 

계산해보면 한 25년도  더 된 이야기 같아요.

시누가 친구들과 강원도 바다로 놀러가기로 약속을 하고 준비하던 중 

나이차가 좀 나서 아직 어리던 신랑에게 너 가지고 노는 튜브좀 빌려달라고 했데요.

 

침대같이 평평하고 길쭉한 튜브였는데 엄마를 졸라 산지 며칠 되지도 않아 개시도 못한 튜브를 빌려달라니

어린 신랑은 싫다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였다네요.

꼬셔도 안되고 맛있는걸 사줘도 안되고 돈도 싫다하니 방법이 없어 잘때 몰래 훔쳐서 새벽 같이 출발했대요

 

시누랑 가장 친한 여자친구A 와 또 다른 여자친구B

그리고 남자친구 둘 해서 다섯이서 동해로 놀러가서 술 좋아하는 그들 끼리 신나게 먹고 마시고 놀았다네요.

 

그날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데 신나게 놀던 A가 갑자기 반주도 없이 마이크를 잡고

 "이제가면 언제오나 어야 디야" 하는 장례치루는 노래를 부르더라네요.

 

다들 얼큰하게 술 취해 있는데 그 노래를 들은 시누가 갑자기 짜증이 확 밀려와서

"너는 왜 그딴 노래를 부르냐 재수없게"하고 쏘아붙였다네요. 

 

A는 뭐어떠냐며 뒷부분은 모르는지 흥얼 거리다 끝났고 그날은 그냥 그렇게 술먹다 민박집 가서 자고 다음날 바다로 나갔다네요.

 

갈등의 튜브를 들고 가면서 A와 시누 그리고 B는  선텐도 할겸 오일 바르고 튜브에 누워있으면 되겠다 하고 깔깔 거렸고

B는 남자친구들과 수영부터 해야 겠다며 먼저 가고 시누와 A만 오일 바르고 백사장에 좀 있다가 튜브들고 바다로 들어갔대요.

 

여름철인데도 인적이 별로 없는 해수욕장을 갔는지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한적했다는데

튜브를 잡고 한참 물놀이를 하다가 A는 좀 쉴겸 물에 띄운 튜브에 올라가있고

시누는 튜브에 타려다가 돌부리에 발가락이 부딪혀서 너무 아픈 나머지 짜증이 솟구쳐서 그냥 나와버렸다더라구요.

 

터덜터덜 물 밖으로 걸어나와서 모래사장턱에 걸터 앉아 있다가 합류한 다른 친구들과 다친발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친구들은 매점을 가고 시누만 남아 바다를 봤는데 아까보다 튜브가 멀리 가있더라네요. 

 

그래서 눈을 찌푸리고 다시봤더니 A는 튜브에 없는거 같아서 자세히 보자 물밖으로 얼굴이 올라왔다 내려왔다하면서

튜브를 잡으려고 했는지 손을 버둥거리는 A를 발견하고는 막 소리를 질렀대요.

 

시누는 수영을 꽤 잘했다고 하던데 왜 구하러 안갔냐고 물으니 머릿속이 하얀게 너무 놀라고 당황하니까 발이 움직여지질 않더라고 ...

소리만 빽빽 질렀는데 더이상 물밖으로 A가 보이질 않더래요.

 

주위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지 매점갔다 돌아온 일행이 나중에서야 물에 뛰어들어서 A를 찾으러 갔는데  

튜브는 멀리 떠내려 가고 A도 그자리에 없었다네요

 

긴 시간도 아닌데 어찌 사람을 찾을 수가 없는지 이상해서 남자친구 둘은 연신 잠수를 하고

시누와 B가 매점으로 가선 경찰에 신고를 하니 경찰이 해양경찰인지 뭔지가 와서는 보트를 타고 일대를 수색했는데 

생각보다 먼 쪽에서 A를 수습했다나봐요. 

 

시누랑 일행은 완전 패닉 상태였고 A 끌고나와선 아직 안죽은거 같다며 조치를 하는데 A의 눈이 떠져있고 눈알에 모래 범벅이였다네요.

펑펑 울면서 어찌할바를 모르는데..

누군가 물통을 줘서 모래를 좀 씻겨주라고 했대요.

 

그래서 눈물 콧물을 짜면서 물로 눈을 씻어주니 빛없는 쾡한 눈이더래요. 

갑자기 마주친 그 눈이  너무 무서웠다네요.

 

구급차가 오고 A를 병원으로 옮기는데 가는 도중에 심정지가 온건지 아니면 원래 심정지가 됐던건지 사망했다고 하더래요

시누만 그 구급차를 같이 타고 가는 도중이였는데

아직도 떠져있는 그 눈이 너무 괴롭고 무서워서 눈꺼풀을 쓸어줬는데 눈이 안 감기더라네요.

 

내가 동생이 가져가지 마란 튜브를 안가져왔으면 이런일도 없었을텐데..

내가 돌부리에 걸리지만 않았어도 그냥 놓고오지만 않았어도

빨리 구하러들어갔어도 하는 온갖 착잡한 마음으로 병원에 도착해서 A의 집에 전화를 해 상황을 알렸고

나중에 도착한 부모님은 난데없는 날벼락에 난리가 난거죠.

 

A의 아버지가 눈을 왜이리 뜨고 있냐며..좋은데 가라고 눈을 쓸어주니 눈이 감겼대요.

 

그 모습을 보니 무서워했던 자기가 너무 미안하고 이런저런 감정에 오열을 했는데

그렇게 얼마가 지나서 상을 치루고 집에 틀어박혀서 밥도 안먹고 나오지도 않아 부모님이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갈때쯤

A 의 부모님이 전화가 와서 같이 바다에 좀 가자고 하더래요.

 

그래서 나간 자리엔 무당도 대동하고 좀 어수선한 분위기였는데

부모님이 또 그런쪽으로 맹신하시는 분이라 그랬는지 무당이 A의 혼이 바다에 그대로 있다면서 굿을 해서 좋은데로 보내주질 않으면

껍데기만 무덤에 있는거라고 꼭 가서 굿을 해야하는데 친구들이 있어야한다고 했었는지 같이좀 가달라고 사정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시누와 B를 대동해서 같이 갔는데 나름 상차림도 하고 해서 굿 준비를 하더래요.

 

다른건 기억이 별로 안나고 가장 소름끼쳤던 일이 있었다면서 얘기해 준것이..

뚜껑덮는 스뎅밥그릇에 맵쌀을 퍼 담더니 끈으로 묶어 바다로 멀리 던져서 꺼내더라네요.

 

뚜껑을 열어 확인해보니 그대로네 하면서 다시 던지길 반복하더니 나중엔 안되겠는지 시누와 B가 같이 잡고 던지라고 하더래요.

 

그래서 하라는데로 벌벌 떨면서 했는데 말도 안되게 끌려나온 밥그릇 안에는

아까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쌀 속에 긴 파마끼 있는 머리카락이 몇가닥 들어있더래요.

죽은 A는 긴 파마머리 였고요..

 

시누랑 B가 얼굴이 허옇게 질려서 주저 앉으니까 그제서부터  굿을 했데요.

 

굿 다 끝나고 나서 무당이 너네는 이 바다 올 생각 절대로하지말라고 신신당부하기에 오는 길에 의아한 생각이

좋은곳으로 보내려고 굿을 했는데 왜 이 바다에 오면 안되는지 이상했다네요..

그렇게 한동안 너무 힘들게 생활했는데..

 

더 힘들었던건 큰시누가 눈을 자주 뜨고 자는데 잘때마다 눈이 마주치면 큰시누가 눈을 뜨고 있어서

죽은 A의 눈이 자꾸만 생각나서 미치는줄 알았다고..  지금도 그래서 강원도 바다는 쳐다도보기싫다고 그러네요.  

 

 

 

출처 : 루리웹 호두♥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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