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경험담] 안개 낀 밤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2015.10.24 10:02조회 수 869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1년 정도 전의 이야기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지역은 요즈음 한밤 중에 안개가 자주 낀다.

시골이라 길도 어둡기 때문에, 안개가 낄 때는 시야가 완전히 가려져 차를 타는 것이 무서울 정도다.



그 날은 새벽 2시에 일이 끝나서, 집에 돌아가려고 차에 올라탔다.

역시나 안개가 굉장해서 앞이 보이지 않아 천천히 가고 있었다.

그런데 5분쯤 가다, 회사에 물건을 두고 온 것이 생각나 돌아가게 되었다.



U턴을 할 수 있을만한 곳까지 가는데, 차에 치인 너구리의 시체가 있었다.

이 근처에는 너구리나 도둑 고양이가 많아, 차에 치이는 일이 잦았기에 별 신경은 쓰지 않았다.

나는 회사로 돌아가 놓고 온 물건을 찾아 다시 길에 나섰다.



아까 전 U턴 한 곳 근처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나는 차를 잠시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

별 이야기 아니었기에 금새 통화를 끝내고 다시 차에 올랐는데, 자동차 라이트가 겨우 비칠만한 곳에 아까 그 너구리의 시체가 보였다.



그리고 그 몇 미터 옆의 논과 도로 사이에서, 무엇인가 큰 것이 움직이고 있었다...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어른 두 명이 주저 앉아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

그런 게 삐그덕거리는 기묘한 움직임으로 논에서 도로로 올라오려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라이트의 영역으로 들어오자 그 모습이 확실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게 같이 보였다.

그렇게 큰 게가 있을리 없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옆으로 넓은 몸에 위를 향한 2개의 둥그런 돌기, 그리고 옆으로 다리를 움직이는 모습은 영락 없는 게의 그것이었다.

무섭달까, 이상한 느낌에 사로잡혀 멍하니 보고 있자, 갑자기 그 녀석이 스사삭하고 재빠르게 움직였다.

그리고 엄청난 속도로 너구리의 시체를 잡아 채서 차 앞을 지나 안개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보고 말았다.

그것은 게가 아니었다.

스님마냥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고, 비정상적으로 흰 알몸의 사람이었다.

b0052392_4ed2d69cdad9e.jpg

몸의 오른쪽 반과 왼쪽 반이 달라 붙어서 두 사람이 한 몸을 이루고 있는 기형의 모습이었다.

게 눈처럼 보였던 둥근 돌기는 머리 두 개였다.

그것이 개처럼 납죽 엎드려서 옆으로 움직이고 있던 것이다.



그 후로 나는 안개가 끼는 날에는 그 길을 피해 다니고 있다.

그 길에서 자주 동물이 치이는 것은 어쩌면 그 녀석 때문이 아닐까?

몇 년 전 고등학생이 차에 치인 사고도 그 게 인간에게 쫓긴 탓이라고 생각하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다.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432 실화 아름다운 폭포 여고생너무해ᕙ(•̀‸•́‶)ᕗ 540 0
6431 실화 낚시 카페에 올라왔던 경험담 이야기1 굴요긔 1569 1
6430 전설/설화 자시키와라시 여고생너무해ᕙ(•̀‸•́‶)ᕗ 731 0
6429 기묘한 핑크빛 인생 굴요긔 768 0
6428 실화 타카시 여고생너무해ᕙ(•̀‸•́‶)ᕗ 548 0
6427 실화 학원선생님께 들은 전생얘기 굴요긔 1607 0
6426 실화 sinitai.com 여고생너무해ᕙ(•̀‸•́‶)ᕗ 592 0
6425 Reddit 돼지에게 밥을 굴요긔 1014 0
6424 2CH 웃음녀 굴요긔 1043 0
6423 실화 무서운 벤치 굴요긔 여고생너무해ᕙ(•̀‸•́‶)ᕗ 638 0
6422 실화 내 삶의 미스테리가 십여년이 넘어서야 풀리게 된 이야기1 굴요긔 1841 2
6421 단편 역겨운, '중독 치료 모임'1 굴요긔 1161 1
6420 실화 레벨 50 여고생너무해ᕙ(•̀‸•́‶)ᕗ 503 0
6419 단편 쿠폰 200장 손가락 튀김1 굴요긔 1031 1
6418 단편 모닥불에 모인 사정들2 굴요긔 780 2
6417 실화 낚시를 그만 둔 이유1 굴요긔 1329 2
6416 2CH 썩은물의 저주 여고생너무해ᕙ(•̀‸•́‶)ᕗ 1041 0
6415 기묘한 당골댁 외손녀 이야기 - 권선징악1 굴요긔 1511 1
6414 단편 그의 일대기1 굴요긔 712 1
6413 단편 어쩌면, 있을지도 모를, 뒷맛이 나쁜, 한강 이야기1 굴요긔 1231 2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