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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신내림의 과정

말찬휘2015.10.29 10:30조회 수 1452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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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무섭거나 그로테스크한 경험은 아니지만, 

실제로 저희 동네에서 일어난 일이고, 

당사자가 아직 살아계시는 실화라서 이야기해봅니다.

방송에서 무당이나 신내림이 나올 때면 저것이 환각상태인지, 

정말 빙의상태인지 혹은 사기인지 아리송합니다만, 

이렇게 많은 증인이 존재하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는 상당수의 분들이 돌아가시긴 했지만요) 

50년 전, 당시 동네에 A라고 하는 아가씨가 있었는데 특별한 구석이 없는 평범한 아가씨였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더운 여름 밤. 자정을 넘긴 시각에 방에서 잠을 자던 A는 

갑자기 일어나 맨발에 잠옷차림으로 어딘가로 달려갔습니다.

그 소리에 놀란 A의 부모님이 깨어나서 A를 쫓아갔는데 어찌나 빨리 달려가는지 

간신히 뒷모습만 따라갈 뿐, 전혀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A가 달려가는 방향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고개 위의 공동묘지. 

(이 공동묘지는 제가 어릴 때도 존재했으나 몇 해 전에 모두 이장하고 
지금은 시에서 환경조성사업을 벌여 꽃밭이 되어있습니다.) 

걸어 올라가기에도 꽤 가파른 그 길을 맨발로 달려 올라간 A가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A의 부모님은 달빛에 의지해 공동묘지 여기저기를 뒤지고 다니셨고 

소란에 놀란 동네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쫓아오셨습니다.

그리고 A를 발견했을 때…….

A는 후미진 곳에 위치한 어느 무담 앞을 손으로 미친 듯이 파헤치고 있었습니다. 

A의 부모가 달려들어서 막으려는 순간, A가 파헤친 땅에서 한 쌍의 방울이 나왔습니다.

알록달록한 색실이 달린 방울.

방울을 꺼낸 A는 만족한 얼굴로 방울을 손에 쥐고 바로 기절했다고 합니다.

그 후. A는 신내림을 받게 됩니다. 

A가 파헤친 그 무덤은 연고도 없고 이젠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진 무당의 무덤이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무당의 귀신이 데려갔다고도 하고 신이 불렀다고도 합니다만 , 

어쨌거나 A는 무당이 되었고 상당히 '영험한' 능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A가 신내림을 받은 몇 달 뒤, 어떤 여자가 무서운 얼굴을 하고 A를 찾아왔습니다. 

그 여자를 마주한 순간 A 역시 살기어린 눈으로 상대방을 마주보았다고 합니다.

당시 곁에 있던 A의 가족은 그 여자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 하였고 

점을 보러 왔던 사람들도 흉흉한 분위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한참을 서로 노려보다가, A를 찾아온 여자가 입에서 거품을 흘리며 그대로 쓰러져 기절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놀라서 다가가려는데 A가 쓰러진 여자의 허리춤을 뒤지더니 

빨갛고 파란 천으로 만들어진 주머니 하나를 끌러내었습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건 매우 오래 된 엽전.

A는 아무렇지 않게 그 주머니를 자신의 허리에 찼고 잠시 후, 

여자가 깨어났을 때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전혀 기억을 못했습니다.

여자의 집은 꽤 먼 곳에 있었고 자신이 왜 여기 왔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그 여자 역시 같은 무덤에서 그 엽전을 가져갔다고 했습니다. 

한 명의 무당이 남긴 두 가지 물건을 두 사람이 차지하고 

남은 하나를 차지해서 온전한 한 쌍을 만들기 위해 싸웠다…….

어른들은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이윽고 엽전을 빼앗긴 여자는 별 표정도 없이 집으로 돌아갔고 

엽전까지 얻은 A는 그 후로 더 영험해졌다고 합니다.

이제 고령의 할머니이신 A는 아직도 태백산 근처에 살고 있으면서 

수시로 산에 올라가 기도를 드리고 영험한 무당으로 꽤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그때 동네에 사시던 어른들 중에 이 사건을 모르는 분이 안계시다고 합니다. 

특히 당시에 횃불을 들고 공동묘지까지 달려갔다는 몇몇 어른들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오싹 하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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