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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아우성

말찬휘2015.10.29 10:30조회 수 690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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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적에 여름에 부모님께서 겪으신 일입니다.

그날도 아침 일찍 점심참으로 양은도시락에 밥이랑 반찬을 싸고 

두 분은 아침 일찍 밭을 향했습니다. 

아침에 밭에 가서 저녁때 올 요량으로 도시락을 싸셨던 모양입니다.

그 밭을 설명하자면 해가 늦게 들고 해가 일찍 지는 조금 골짜기인데다 

산길로 들어서서 조금 가다보면 길가엔 상을 치룰 때 쓰는 상여집이 있습니다. 

지금 기억으로도 그 상여 집을 지날 때는 발밑이 서늘해지고 

머리끝이 바짝 설 정도로 무서운 느낌이 들었던 길입니다.



그날은 날씨가 참 좋았었다고 합니다.

골짜기 끝에 까지 가면 산 아래 밭 한때기, 산허리를 조금 돌아 라가면 또 밭 한때기가 있습니다. 

엄마는 아래 밭에서 큰 돌을 골라내는 일부터 시작을 하셨고, 

아버지는 윗 밭에서 밭을 갈아엎고 계셨답니다. 

점심에는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샘물을 받아 물 마셔가며 

함께 드시고 오후에 또 나눠서 일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이 어둑어둑해지더니 

급기야 억수 같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 농사일을 하자니 몸이 탈 것 같았는데, 

마침 소나기가 내리니 차라리 잘됐단 생각에 농사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소나기라 곧 멈출 테니까요.

그러나 생각보다 비는 세차게 오래 퍼붓는 듯 했습니다. 

두 분 다 내려가야 하나 고민하면서도 일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한치 앞이 안보일정도의 굵은 빗줄기, 

비탈진 밭을 타고 내려가는 황토빛 물…….

엄마는 괜한 걱정에 큰 소리로 아버지를 부르셨습니다.

"여보! 그냥 집에 가요~"

그때 갑자기 산속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목소리 여자목소리가 섞여서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군화소리도 들리고 군대 지휘하는 소리도 들리고 총소리도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는 너무 무서워 산 밑을 향해 달려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윗 밭에서 후다닥 뛰는 소리가 났습니다.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께선 비명을 지르시며 정신없이 뛰어내려오셨다고 합니다.


"빨리 내려가~ 빨리~"


아버지는 무엇을 보신 듯 엄마보다 더 정신없이 산을 달려 내려오셔서 

두 분은 미친 듯이 달려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윽고 정신을 차리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숲속에서 총을 늘 군인들이 나오기에 훈련을 받나 싶어 아는 체를 했답니다. 

그런데 그들은 대답도 없이 사라지더랍니다. 

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군부대가 있기 때문에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갑자기 군인이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하고, 

남루한 차림의 북한군이 한데 섞여 떼로 몰려오기 시작했답니다. 

피를 흘리는 사람, 팔다리가 없어 절뚝거리는 사람, 그리고 표정들이 하나같이 창백했었다고 합니다. 

아래 밭에서 어머니가 들었던 총소리와 군화소리가 그 소리였던 모양입니다.

저희 시골은 6.25때 유명한 격전지 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여름이 되면 그들의 유령이 종종 목격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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