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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실화] 군대에서 알 수 없는 무전을 들어본 경험.........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5.11.02 13:45조회 수 998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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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떤 게시글의 댓글로 이미 썼었는데, 
어떤 분이 조금 더 길게 알려달라 그래서 이렇게 게시글로 쓰게 되었음.


때는 몇 년전이었어. 내가 아직 군대에서 일병이었을 때.......
내가 근무했던 곳은 험준하기로 소문난 강원도 양구.
한여름에는 38도 정도 올라가고, 한겨울에는 폭설과 영하 20도가 넘어버리는 추위가 있는 곳.


나는 그곳의 GOP에서 그리고 아주 오래전 6.25 전쟁에서 가장 큰 격전지 중 한곳이었던
수리봉에서 근무를 했어.
GOP에서는 의외로 큰 이야기가 없었어, 선임들은 귀신을 봤다. 군인이었다. 말이 많았지만
나는 애초에 그런 것을 잘 보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 일이 없이 철수하였지.


내가 얘기하려고 하는 일은 그 후에 올라간 수리봉에서의 경험이야.
수리봉은 근무한 사람은 알겠지만 험준한 산으로 GOP와 비슷한 고도로 형성되어 있어.
과거에 6.25 전쟁의 무대이기도 하였고, 사상자도 엄청 많았다고 알려져 있어.


그곳에서 나는 일반 탄약고 근무를 하였고, 
마침 3군단과 국방부에서 유해발굴 사업을 수리봉에서 진행하고 있었기에 
유해를 발굴하기도 하였어....


여튼 사건은 어느 겨울로 넘어가기 전 한창 서리가 끼던 가을의 새벽에 일어났어.
새벽에 안개가 가득해질 무렵, 나와 선임은 탄약고에서 노가리를 까며 근무를 서고 있었지.
뭐 여느때와 다름없이 탄약고 앞의 갈대 밭에서는 높이가 1미터는 넘어보이는 멧돼지와 
그 새끼들이 돌아다녔어. 


한창 노가리를 까고 있는데, 무전기(미안, 전문적으로 뭐라고 부르는지 잊어버림;;)에서 치지직 거리기 시작하는 거야.
그때 굳이 무전이 올 시기도 아니었기 때문에 의아했어. 또 대대장이나 연대장이 순시왔나 갸우뚱하고 있을 무렵.


무전기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

무언가 굉장히 급박한 소리.......

아마 포탄으로 들리는 폭음소리.......

사람들(아마 남자들)의 비명소리.......


치지직 소리로 깨끗하게 들릴 수는 없었지만, 누군가가 전쟁영화의
전투씬을 튼다면 그런 소리가 들리겠지. 
그러다가 한 남자가 한국어로 뭐라고 지껄이더라 "도망쳐" 였는지 "도와줘" 였는지 


자세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중에 무전병이 
본부에 알리려는 그런 류의 무전이었어........
그것도 굉장히 다급하게 말이야.


나랑 선임은 솔직히 장난 치는 줄 알았어.
상황병이 선임이랑 동기였기에 골려주려고 전쟁영화를 틀고
무전을 날렸을거라 생각했지. 그래서 알수없는 무전이 끝나고


바로 전화기를 들고

(우리 초소는 전화기가 따로 설치되어 있었어. 소초랑 연락할 수 있게 말이야.
그런데 쓰이지도 않는 무전기가 반응했다는 거지;;
도저히 인간적으로 장난이 아니고 설명할 수 있는 길이 없잖아.......)


그래서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상황병에게 
장난치지 말라고 하였지.
하지만 상황병의 대답은 뜻밖이었어........


지금 아무런 일도 없었고 장난치지도 않았고, 당직사관은 자고 있으며.
자기도 졸고 있었다는 거지.


오싹했지만 믿지는 않았어. 
군대란 곳이 그러잖아? 일부로 속이고 엿먹이려고 장난치고.
그래서 선임이 "에휴 새끼 됐다 하고 끊었지."


그리고 다시 노가리를 깠어. 뭐~ 다른 곳에서 무전이 잘못왔다, 
그냥 혼선된거다 하면서 잊어버리려고 하면서.


그런데 한시간이나 흘렀을까?
한창 근무교대 준비를 하던중에, 다시 무전기가 반응하기 시작했어.

"치지직, 치지직........"

"아놔 시바 또 뭔데?"

"모르겠습니다. 또 장난치나 봅니다."

그리고 아까와는 살짝 다른 소리가 들려왔어.
상황이 급박했지만 조금 더 정리된 듯한 소리.......
간간이 폭탄소리는 들리지만 아까처럼 시끄럽지는 않았어.


그리고 다시 의문의 남자가 말을 했어. 조용하게.....

"~~~~~@#$@~~~~~~"

치지직 소리와 겹쳐서 알아들을 수 없었어.
그리고 "툭"하고 무전이 끊겼어.


그리고 곧바로 근무교대하러 왔다고 왜 암구어 안 말해주냐고 탄약고 밖에서 
후임들의 목소리가 들렸지.
나와 선임은 얼어붙은채로 근무를 교대하고 소초로 돌아왔어.


그리고 상황병에게 곧바로 따지기 시작했지.
왜 자꾸 장난치냐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냐고.
상황병은 얘기했어. 끝까지 모르는 일이라고, 엄청 조용한 새벽이었고 졸려서 정신도 없었다고.........


우리는 아무 말도 못했지 뭐.......
그때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너무나 피곤했기에,
그냥 대충 마무리하고 곧바로 침상위로 기어들어갔어.


그게 끝이야. 내가 유일하게 군대에서 미스터리한 일을 체험한 것이.
그 일을 계기로 나는 과거에 일어났던 6.25 전쟁을 새삼스레 다시 
느끼게 되었어.


전쟁의 기억은 이토록 끔찍해서 아직까지 지워지지 못하고.
그래서 6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무전으로 들리고 있는 거라고.


무섭지는 않았어. 그냥 과거의 선배전우들에게 미안했고
오히려 슬픈 감정을 느꼈어.
앞으로 이런 전쟁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였고.......


아마 그 의문의 무전은 과거의 끔찍했던 살육전을 잊어버리지 않게 하려는
선배 전우들의 무전이 아니었을까?
더 이상 이런 전쟁을 일어나지 않게 하라는........


끝.




추신 : 모두 실화야. 한치의 거짓도 없이.

그리고 유해발굴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한발도 쓰지 않은 소총의 탄창을 발견하고 
그 옆의 두개골을 발견했을때야(물론 조각나서 그냥 나무조각처럼 보였어).

나는 머릿속으로 이 사람은 총을 한번도 쏘지 못하고 죽었구나 상상했어.
그리고 죽으면서 어머니와 가족들을 생각하고 이토록 차가운 산속에 묻혔겠구나 싶었어.
얼마나 외로웠고 두려웠고 슬펐을지 말야......

참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들이었어.

절대로 잊지 못할거야. 그 숭고한 희생들을.......


추가로 주작이라고 말도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말함.
일단 주작은 아님. 내가 애초에 겪은 일이고, 예전부터 이런 얘기가 있었다는 것은
설명하지 못하겠음. 난 내가 겪은 이 일 말고는 그냥 무난하게 군생활을 보냈거든.
그리고 믿어주던 안 믿어주던 상관없음.
다만 나는 사실이고, 이것은 변하지 않을 것.

그냥 고생해서 긴 글 읽어주어서 감사하다.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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