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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군대에서 겪은 기이한 이야기

title: 메딕제임스오디2021.01.09 15:09조회 수 586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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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군번으로 전역한지 이제 겨우 1년이 다 되가네요.
친구들한테 늘 하는 이야기인데 매번 구라치지 말라고 핀잔듣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썩 무섭거나 하진 않지만 당시 저는 정말 밤이 두려워질 정도로 덜덜떨었던 일이기도해서 더 기억에 남네요.



그때가 전역일 50대가 깨질때였습니다.
나가면 뭐하지 하는 그런 기대도 서서히 사라지고 이제 진짜 사회인이구나 하는 생각에 걱정이 먼저 앞서던 때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육군 모군단사령부에서 본부대에 있었습니다.


군단사령부에는 우리 본부대 외에도 경비중대, 수송대, 가설중대, 통신중대 등 다른 중대 여섯개와 함께 있었고, 

그중에서도 우리 본부대는 군단사령부의 사무업무 전반과 편의시설 관리를 책임지고 있었죠.


지금 생각하면 일반적인 군부대가 아니라 사무실에서 일하고 잠은 내무실에서 자는... 좀 독특한 군생활이었습니다.


그런 사무를 위주로 봤지만, 어찌됐든 군인은 군인이니 보초근무는 근무대로 서야했습니다. 

당시 저는 말년이라고 초소근무를 빠지고 불침번 근무만 맡고 있었는데,

근무를 서던 중에 당직하사와 노가리를 까다가 귀신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전 겁이 엄청많지만 이상하게 귀신이야기를 아주 좋아했기때문에 '아 들으면 잠 못자는데.' 하면서도 끝까지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놈이 해준 이야기는 좀 독특했습니다.
 

군대괴담 대게가 그렇듯이 누가누가 죽었는데 그 원혼이 나타난다느니 희끄무레한게 어제 무슨초소에서 나왔다느니 

그런 시덥잖은게 대부분인데 이번에는 꽤나 구체적으로 말해줬습니다.



내용인즉슨 우리 부대가 있는 언덕 바로 아래에 있는 수송대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난리라고 했습니다.


어떤 귀신인고 하니, 새벽 2시에서 3시에 구 수송대 건물에서 사람 그림자가 계속 보인다는겁니다. 

 

구 수송대 건물이란 말그대로 예전에 수송대가 썼던 건물인데, 

일제시대에 지었다고도 하고 여하튼 굉장히 오래된 돌건물인데 옛날 서울역처럼 생겨 꽤 멋있습니다. 

 

여하튼 이젠 사람도 안 살고 현 수송대 건물과 거리도 꽤 떨어져있어서 갈 이유도, 가서도 안되는 곳인데 

그곳에서 사람 그림자 봤다는게 한둘이 아니라는겁니다.
 

 

처음에는 잘못본줄 알았는데 그걸 봤다는 사람이 근무끝나고 하나둘 떠드는 바람에 점점 커져서 

귀신이다 아니다 그것때문에 수송대가 난리라더라...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제법 흥미가 일었지만, 다른 중대 아저씨들 이야기라서 알아볼 방법도 없고해서 그냥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터진건 아마 전역일 디데이가 40일대로 다가왔을때였습니다.


당시 신종플루때문에 부대에서 휴가자르니마니 면회금지에 외박금지 등등 온갖 통제란 통제는 다 당하고 있었고,

이러다 정말 말년휴가 날아가는거 아니냐면서 덜덜 떨었는데, 결국 바로 옆옆 부대인 포병부대에서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뜨면서

전원외출외박휴가금지에다가 간부는 퇴근금지라는 초강력통제가 떨어지게 됐습니다.


이등병 위로휴가도 못가게 된건 둘째치고 말년도 못나간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도는 와중에 역시 외박이나 휴가 나간 사람은 

생활관안에 들이지 말고 검역 후 이상없으면 들여보내라라는 전혀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명령도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아무도 안쓰는 구 수송대 건물이 격리장소로 결정되었고, 그 관리는 우리 본부대에 떨어지게 됐습니다.



위치상으로 보나 도리상으로 보나 수송대가 맡아야했지만, 간부뒷빨이 작용했는지 뭔지 

여하튼 우리 본부대에서 병장급 이상으로 일직하사처럼 구 수송대 막사에서 근무하는걸로 결정이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 12월 군번까지도 근무투입이 결정났습니다.



처음에는 안쓰던 막사를 치운다 조를 짠다 뭐한다 하면서 정신없이 돌아갔지만, 

며칠지나자 구 수송대(이하 구막사) 당직이 완전 꿀근무라는 소문이 돌면서 짬이 되는 군번은 죄다 구막사로 빠지려고했습니다.

 


왜냐하면 구막사 근무는 간부랑 같이 서는게 아니라 본부대 당직사령 지시하에 일직하사만 서는 형태라서 

병장급이 불침번 둘 데리고 설 수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본부대와 거리도 멀겠다. 

설혹 군단당직부관이 떠도 불침번이라는 방패가 한겹 있으니 완전 대놓고 자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너도나도 구막사 근무에 몰리는 바람에 오히려 전 불침번에 계속 남아있어야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참 다행이었구나 싶네요.



여하튼 첫 목격자는 근무투입 후 3일만에 생겼습니다.


첫 목격자는 저보다 두달 후임인 서XX 병장이었습니다.
 

어차피 군단당직부관이 뜨면 군단당직실에서 귀띔이 오고, 본부당직사령이 뜨면 본부행정실에서 전화가 오기때문에 세상걱정없이 잤답니다. 

그런데 얼마 자지도 않았는데, 불침번 근무서던 일병 둘이 달려와서는 엄청 겁먹은 얼굴로

 '서XX 병장님. 저기 건물뒷편에 사람이 있는것 같습니다.' 라고 하는겁니다.


자다 일어나 정신없는데 갑자기 얘들이 달려와서 그런 소리를 하니 귀찮음은 커녕 혹시 무슨일 터졌는지 싶어 

걱정이 들어 서둘러 인원점검을 해보니 다행히 격리된 인원은 다 맞았습니다. 

이제야 좀 안심이되서 '야, 늬들 존거아냐? 다 맞잖아.'하며 핀잔을 주자 여전히 겁먹은 얼굴로 

두놈이 다 '아닙니다! 사람은 맞는데... 하여튼 뒤에 누가 있는거같습니다.'하는겁니다.


자세히 말해보라고하자

------------------------------------------------
| | X | | |
| | 화장실 | |__________
| 생활관 | |_______| 생활관 | |
| | | | | |
| | 세면장 | | 행정실 |
|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 |
| X 복도 |
--------------------| |---------------------------------|

X가 불침번 서는 자리



불침번을 서고 있는데 화장실 앞에 선 짬이 덜되는 얘가 자꾸 벽뒤에서 누가 있는듯한 소리. 

그러니까 말소리나 뭐 그런건 아닌데 숨소리라든가 인기척이 계속 들리는거 같아서 다른 불침번한테 말하기전에 

미리 인원 세어보니까 다 맞길래 그냥 잘못들었는줄 알고 다시 가서 섰답니다. 

 

그런데 딱 그때 벽뒤에서 '휴우~'하는 한숨소리가 들렸고, 바로 다른 불침번한테 말해 서병장한테 말한겁니다.


서병장은 서병장대로 저말이 진짜면 여기말고 다른데서 온 병사거나 진짜 재수없게 민간인이 온건가 싶어 

엄청 혼란스러워 몇번이고 확실하냐고 묻자 진짜 분명히 들었다고 하는 얘를 뭐라고 할 수도,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어 일단 확인해보고 연락하자며 짬높은 불침번을 남겨두고 들었다는 그 얘와 함께 건물 뒷편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구막사가 있는 곳이 언덕 아래 수림지대 같은 곳이라서 엄청 으스스하고 

뒷편은 옛날 구막사가 유류창고로 쓰던 지하벙커가 있던데라서 더럽게 어둡습니다. 

 

어두운것도 어두운거지만 말했다시피 응달이라서 땅에 물기가 축축하고 풀이 많아서 지나가려면 

거의 무릎높이까지 차오른 잡초를 지나서 가야했습니다.



서병장은 잡초지나서 가면서도 몇번이나 도저히 이 뒷편에 사람이 있을리가 없는데... 했답니다. 

 

그도 그럴것이 민간인이라면 부대안에서도 깊숙한 이곳까지 올 수도 없고, 탈영병이라면 부대를 빠져나가야지 오히려 더 깊숙히 올리도 없고... 정말 뭐가 있는건가 싶어 내심 엄청 쫄았답니다. 그래도 후임앞세우면 가오가 팔린다고 꿋꿋히 앞서 나갔습니다.


떨리는 가슴을 움켜잡고 모퉁이를 홱돌았는데, 낡은 드럼통만 몇개보이고 그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내심 안심이 되서 좀 더 깊숙히 들어가서 랜턴으로 휘 돌아봤는데, 그때.
 

처음엔 그냥 벽인줄 알았는데 새까만 사람모양 하나가 반대쪽 모퉁이쪽에서 갑자기 생겨나더니 

앞쪽 옛날 유류창고쪽으로 천천히. 정말 천천히 나아가다가 얼마 안가서 아주 자연스럽게 흩어져버렸다고 합니다.



서병장은 두눈으로 보고도 지금 일어난게 실제인지 아님 정말 잘못본건지 긴가민가해서(이때는 무섭다는 그런 감정도 없었답니다.

저게 뭐지? 그정도 수준뿐.)뒤에 후임을 보니 걔는 아예 다리가 풀려 주저앉아있었습니다. 

 

다리가 풀려 아무리 일으켜도 픽픽 주저앉는 후임을 거의 업다시피해서 다시 행정실로 돌아온 다음에 

군단당직실과 본부대행정실, 다른 중대 행정실에 전화를 걸어 혹시 당직사령이 나간적없냐고 인원수맞냐고 확인한 끝에 

아무 이상없고 누구도 순찰나가지 않았다는걸 확인하고나서야 비로소 진정이 됐습니다.



다시 한번 불침번들 입단속시키고 아까 다리풀린 후임한테는 자긴 아무것도 못봤다고 적절히 구라를 섞어 안심시킨 후 

다음 불침번과 교대시켜 올려보냈습니다. 그 후에 교대된 불침번 마다 건물뒷편에 고양이 있나 보고와라. 등의 핑계로 

계속 보내봤지만 전부 아무것도 못봤다고 했고, 서병장은 그냥 착시나 뭐 그런거였나보다하고 잊었습니다.


서병장은 근무가 끝나고서도 괜히 혼자 귀신이 어쩌구 운운하면 병장가오가 죽는다고 그냥 암말안하고 있었답니다. 

 

사실 귀신을 본것도 아니고 정말 자기가 본게 맞는건가 싶어 그 후임한테 물어보고도 싶었지만, 

당시 그 후임이 너무 무서워했기때문에 괜한 이야기 꺼내 고생시키기 싫어 그냥 있었습니다.


자기가 잘못본거겠지했는데, 딱 이틀 뒤에 또 뭔가를 봤다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뒷글에 이어 적을게요.

 

 

출처 : 루리웹 안개해적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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