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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2021.01.23 02:49조회 수 480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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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 전까지 사진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내가 일하는 사진관에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포토 프린터가 있었다.

가게를 찾는 대부분의 손님은 바로 이 포토 프린터를 이용하기 위해 찾아온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사용했었던 것인지는 특별히 체크하지 않는다.

점원이 포토 프린터를 체크하는 때는 인화가 잘못 되었을 때, 용지를 보급할 때,그리고 가게 문을 닫을 때 손님이 놓고 간 물건이 없는지 확인할 때뿐이다.

가끔씩 메모리 카드나 사진을 두고 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분실물은 1년 정도 사무실에 보관하다 주인이 오지 않거나 문의가 없을 경우에는 그대로 버리곤 한다.



2주 정도 전, 가게 문을 닫으며 포토 프린터 주변을 살펴보니, 사진이 10장 정도 수북히 쌓여 있었다.

[어라?] 하고 생각하며 주워보니 손목을 그은 사진이다.

머리가 긴 것으로 보아서 아마 여자의 팔인 것 같다.



칼로 그은 것은 손목뿐만이 아니었다.

팔과 어깨에도 몇 곳이나 커터칼로 그은 것 같은 상처가 나 있다.

사진은 자른 상처 자국, 잘린 한가운데, 피투성이가 된 사진 투성이였다.

얼굴은 찍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장난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 상처 자국은 가짜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기분이 나빠진 나는 점장에게 사진을 가져가 이야기했지만, 장난일 가능성도 있어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미루기로 했다.

결국 사진은 그대로 사무실에 보관하게 됐다.

보관이라고는 해도 봉인해버리듯이 신문지에 싸서 창고에 처박아 둔 거지만.



그런데 그 날 밤부터 꿈이랄까, 자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눈 앞이 새빨개져 깜짝 놀라 일어나는 일이 계속 일어나기 시작했다.

꿈 속에서 무엇인가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굉장히 무서웠다.

몸 전체가 나른해지며 숨이 차고, 식은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그런 상태에서 다시 잠에 들 수도 없어, 부들부들 떨면서 아침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일이 일주일이나 계속되었다.

도저히 정상적으로는 잠을 잘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 나머지 나는 수면제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장에게 상의를 해서 아르바이트를 잠시 쉬기로 하고, 의사를 찾아가 처방전을 받아 약을 받아 왔다.

그러자 이상하게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마침 날씨도 좋았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24시간 내내 방에 깔아뒀던 이불을 햇빛에 말리기로 했다.

베개와 이불을 베란다에 가져다 널고, 마지막으로 바닥에 깔린 요를 들어 올렸다.

그런데 요 밑에 지난번 사무실에 가져다 놓았던 손목을 그은 사진이 깔려 있는 것이다.



사진은 1장.

커터로 손목을 긋고 있는 도중의 사진이었다.

사진에는 선명하게 핏방울까지 찍혀 있었다.



물론 나는 사진관에서 사진을 가져온 적이 없었다.

게다가 요 밑에 일부러 깔아두는 짓 따위는 결코 할 리가 없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지만 나는 반사적으로 사진을 찢고 불에 태워 버렸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이 사진이 나에게 죽음을 가져올 것 같다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대로 가게에 달려가 창고에 처박아 두었던 사진도 모두 태워버렸다.

점장은 나를 걱정해줬지만 갑작스럽게 사진을 태운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었다.

아마 점장도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진작에 태워 버리지 그랬어.] 라고만 했을 뿐이었다.



나는 그 다음 날에 아르바이트를 그만 뒀다.

지금은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고, 이사도 할 생각이다.

요즘에는 어떻게 어떻게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지만 약 덕분인지 사진을 태운 덕인지는 모르겠다.



그 사진에 관한 일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종종 순간적으로 머릿 속에 그 이미지가 떠오르곤 한다.

그렇지만 더 이상 그 사진에 관한 것은 알고 싶지 않다.

장난이었던 것인지, 누가 무슨 이유에서 그런 사진을 찍었던 것인지, 무사한 것인지 따위는 결코 알고 싶지도 않고, 알 수도 없을 것이다.

나로서는 그저 이 끔찍한 사건을 빨리 잊고 싶을 뿐이다.



맛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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