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레벨 50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2021.02.06 06:08조회 수 555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에게 부탁을 받아 지능에 장애가 있는 아이의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그 녀석은 내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드래곤 퀘스트 3를 하고 있었다.


[이 녀석도 드래곤 퀘스트는 알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30분 정도 그 플레이를 구경하고 있는 동안, 나는 무척 슬픈 것을 알아차렸다.





그 녀석의 플레이는 그저 아리아한 주변에서 슬라임과 까마귀를 쓰러트리는 것 뿐이었다.


파티에 홀로 있는 용사의 레벨은 50을 넘고 있었다.


그 녀석은 계속해서 맨손으로 슬라임을 죽이고 있었다.





무척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좀 다른 곳으로 진행시켜 보자고 생각해서 패드에 손을 뻗자 그 녀석은 굉장히 험악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하는지는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그의 어머니가 [미안해. A군은 패미콤을 정말 좋아하거든.] 이라고 나에게 사과했다.


그 녀석은 드래곤 퀘스트 외의 게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는 그 후로 게임을 하지 않게 되었다.





이전처럼 게임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패드를 손에 쥐면 어쩐지 가슴이 답답해졌다.


친구의 집에 놀러 가도,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을 보기만 할 뿐이었다.





TV가 아니라 친구의 등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면서.


정말로 허무했다.


잠시 시간이 흐른 뒤, 나는 패미콤을 미워하게까지 되었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그렇게나 무엇을 증오한 적은 없었다.


심지어 게임 따위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라고 기도했을 정도였다.


나는 게임은 모두 그 녀석에게 줘 버리고, 본체는 버리려고 했지만 형에게 잔뜩 혼만 났다.





자취를 하고 있는 지금도 게임은 싫다.


종종 그 녀석과, 영원히 세계를 구할 수 없었던 그 용사를 떠올리면 무척 슬퍼지곤 한다.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2292 실화 펌'미처 못다한 이야기들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316 1
2291 실화 무당이 죽은집 title: 하트햄찌녀 1990 0
2290 2CH 이별택시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1119 0
2289 실화 삼촌의 첫 휴가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065 2
2288 실화 경계근무 title: 잉여킹가지볶음 993 0
2287 실화 너무너무 무서웠던 엄마가 주워온 전신거울 이야기 3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7216 0
2286 기묘한 예수님의 생일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와우장인 987 0
2285 기묘한 태국 괴담(디 아이 실화) 제갈량2 4187 0
2284 단편 참수지장 여고생너무해ᕙ(•̀‸•́‶)ᕗ 970 1
2283 2CH 나가사키의 호텔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102 0
2282 단편 자살한 친구의 원한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483 0
2281 실화 동생이 일본유학 할 때 겪은 것들 가위왕핑킹 6069 1
2280 전설/설화 김수영 대종선사-UFO 외계인 문답 ken763 853 1
2279 실화 아는 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 title: 병아리커피우유 1911 1
2278 실화 사람은 정말 자기가 갈때를 아는건가...(본인이 겪은실화)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042 0
2277 실화 군대에서 겪은 썰 title: 잉여킹가지볶음 1093 0
2276 실화 너무너무 무서웠던 엄마가 주워온 전신거울 이야기 4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6150 0
2275 사건/사고 아미티빌 저택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들 제갈량2 1509 0
2274 단편 <테두리 없는 거울> 계단의 하나코 - 1 여고생너무해ᕙ(•̀‸•́‶)ᕗ 472 0
2273 실화 군대 있을때 경험담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852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