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전설/설화

청구야담-여자의 한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2021.02.11 04:28조회 수 745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부제학 이병태가 임금님의 명을 받아 경기도 동쪽과 강원도를 암행어사로서 순찰하게 되었다.


강원도 홍천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읍내와 거리가 10리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홍천은 순찰 구역이 아니었기에 이병태는 그냥 지나가려 하였다.




그리하여 한 마을 앞에 도착했는데, 몹시 배가 고파 어느 집 문 앞에서 밥을 구걸했다.


그러자 한 여자가 나왔다.


[남자가 없는 집이라 무척 가난합니다. 집에 시어머니가 계시는데도 아침 저녁을 굶고 있는데 나그네에게 줄 밥이 있겠습니까?]




이병태가 물었다.


[남편은 어디에 갔습니까?]


여자가 말했다.




[알아서 어디 쓰시려고 하십니까? 우리 남편은 바로 이 읍의 이방인데, 요망한 기생에게 홀려 어머니를 박대하고 아내를 쫓아냈습니다.]


여자가 이렇게 말하며 끊임 없이 원망의 말을 쏟아내자 방 안에 있던 노파가 말했다.


[며늘아, 무슨 이유로 쓸데 없는 말을 해서 남편의 흉을 보느냐? 그런 말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니?]




이병태가 그 모습을 보며 몹시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그는 읍내로 들어가 이방을 찾아갔다.


마침 시간이 낮 12시였다.




이방의 집에 들어서니 이방이 마루 위에 앉아 점심밥을 먹고 있었고, 그 옆에는 기생이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이병태는 마룻가에 턱 걸터 앉으며 말했다.


[나는 서울에서 온 과객이오. 우연히 이 곳까지 오게 되었는데 밥 한그릇 얻어 요기라도 때울 수 있게 해주시오.]




그 당시는 전국에 흉년이 들어 조정에서 쌀을 나누어 주어야 할 정도로 힘든 시절이었다.


이방은 한참 동안 이병태를 아래 위로 훑어 보더니, 종을 불러 시켰다.


[조금 전에 새끼 낳은 개에게 주려고 쑤었던 죽이 남아 있느냐?]




[있습니다.]


이방이 말했다.


[이 거지놈에게 그 죽이나 한 그릇 주어라.]




조금 있자 종이 술지게미와 쌀겨를 넣어 끓인 죽 한 그릇을 가져와 이병태의 앞에 던졌다.


이병태가 분노하여 외쳤다.


[그대가 비록 넉넉하게 살고 있다한들 한낱 이방일 뿐이고, 내 비록 구걸하고 있다한들 양반이다. 양반인 내가 밥을 구걸하면 그대는 먹던 밥이 아니라 새로운 밥을 지어 내놓거나 먹던 밥을 덜어서라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짐승들이 먹고 난 찌꺼기를 사람에게 주다니 이 무슨 행패냐!]




이방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병태를 바라보다 욕을 했다.


[네놈이 양반이면 어찌하여 사랑방에 있지 않고 이따위로 돌아다니느냐? 지금은 흉년이 심하여 이 죽도 사람들이 먹지 못해 굶는데 네놈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감히 그따위로 말을 하느냐!]


이방은 죽사발을 들어 이병태를 때렸다.




이병태의 이마에서 상처가 나 피가 흐르고, 온 몸에 죽이 끼얹어졌다.


이병태는 분통함을 참고 그 집에서 나와 그대로 암행어사 출두를 외쳤다.


마침 그 읍의 사또가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할 곡식을 횡령하여 서울로 보낸 것이 발각되었다.




이로 인해 사또는 봉고파직당하고, 이방과 기생은 곤장으로 때려 죽였다.


한 여자의 원망이 한 읍을 뒤흔들어 놓았으니, 옛 말에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는 것은 바로 이런 일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원문 및 번역문 : http://koreandb.nate.com/life/yadam/detail?sn=8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753 실화 국도 괴담4 간놀이 2403 2
13752 기타 웃거나 울면 죽는 아이.. 에드워드 데이비드 4 miss테리 2342 0
13751 실화 "거 가지 마라." title: 잉여킹가지볶음 2045 0
13750 Reddit "니, 뒤"1 클라우드9 1700 2
13749 미스테리 "백두산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중 하나"1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2163 3
13748 실화 "보지 마."1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 1318 0
13747 실화 "악어" 이야기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2439 1
13746 실화 "엄마 저기 장농 위에.."3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548 1
13745 실화 #444-4444 를 아시나요?1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 149 1
13744 사건/사고 '광진구 클럽 살인' 태권도 대학생 3명..징역 9년 불복 항소1 사나미나 1347 1
13743 실화 '네 것 아니야' 원룸 귀신2 title: 투츠키71일12깡 1268 1
13742 전설/설화 '불사의 귀부인'으로 불리는 다이아몬드, 호프 최자친구초장 1960 0
13741 기타 '사람 치아' 가진 희귀 물고기 발견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522 1
13740 기묘한 '아가야 이리온' 게임 게릿콜 1894 1
13739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Ssul (번외편(상) 영어사건)1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846 1
13738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Ssul (번외편(하) 영어사건)2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712 0
13737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Ssul .5편 (상4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5596 1
13736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Ssul .5편 (하)4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5248 1
13735 실화 '일본유학하고부터 보인다...( 기묘한 카페..)4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4485 1
13734 미스테리 '찐' 으로 판명된 국내 UFO 사진7 백상아리예술대상 1828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