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인적이 드문 화장실

title: 이뻥아이돌공작2015.11.23 08:41조회 수 991댓글 0

    • 글자 크기


저는 26살 직장인 여성입니다.
제가 올해 초봄 즈음에 겪었던 일입니다.
당시 저는 방배동의 한 핸드폰가게에서 일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만 두고 다른 직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일하고 있던 매장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었는데, 화장실에 가려면 옆 건물의 화장실에 가야했습니다.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기위해서 그 화장실을 빈번하게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주로 1층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했지만, 

그곳은 오래되고 남녀공용이라 2층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은 그 2층 화장실에서 일어났습니다.

저는 남자친구와 통화를 많이 하는 편이라 전화로 다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누군가와 통화를 할 때에는. 

특히 다투는 경우에는 주변을 신경 쓰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 날도 남자친구와 통화하다가 다투었는데, 
1층 화장실이 잠겨있어서 어쩔 수 없이 2층 화장실로 갔습니다. 
두 칸 있는 화장실 중 왼쪽 칸에 들어갔고, 
남자친구와 심하게 다투던 중이라 문도 잠그지 않고 통화에 집중했습니다.

한참 통화를 하고있는데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나는 겁니다.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계속 통화를 하면서 저 사람 나가면 나도 나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화를 하다 보니 신경 쓰이는 게 있었습니다.
결국 신경이 쓰여 통화를 마쳤는데, 분명 그 사람이 들어온 소리는 들었는데 나간 소리를 듣지 못한 겁니다. 
시간이 한참 흘렀는데도 말이죠.

그 때부터 다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척하면서 계속 통화하는 시늉을 했습니다. 
말 그대로 혼자 떠든 거죠. 그러면서 밖의 누군가에게 계속 집중했습니다. 
보이진 않지만 그 사람은 숨을 죽이며 제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문아래 아주 조그마한 틈으로 아직 있는지 확인이라도 하고 싶어서 
엎드린 자세로 숨죽이며 계속 통화하는 시늉을 하며 보았습니다.

그 순간 진짜 소리 지를 뻔 한 것을 가까스로 참아내고 바로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 틈사이로 보는 순간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그 사람의 눈이었던 것입니다. 
그 사람 역시 숨죽이며 그 틈사이로 저를 몰래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 순간 눈이 마주친 거죠.

심장이 터져 나갈 것 같았지만, 잽싸게 핸드폰을 진동으로 바꾸고 남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매장전화번호와 함께 사장님을 불러달라는 메시지를.

문자를 보내고 사장님이 오신 건 정말 1, 2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이 몇 십 년 같았습니다. 
절 부르시는 사장님 목소리를 듣고서야 저는 다리에 힘이 풀리고 그 자리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사장님한테 들었는데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였는데 품안에 뭔가 숨기며 당황한 모습으로 나가더랍니다. 
정황을 잘 모르시는 사장님은 제가 무슨 일이 났나, 
저만 찾기에 급급하셔서 그 사람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소름이 끼칩니다. 
아직도 그때 그 남자의 눈빛을 잊지 못합니다. 
그 이후로 저는 아무리 낮이어도 인적이 드문 화장실은 가지 않습니다.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271 실화 죽은이의 섭섭함 백상아리예술대상 630 1
1270 2CH ​[2ch괴담][번역괴담] 머리카락 여고생너무해ᕙ(•̀‸•́‶)ᕗ 471 0
1269 2CH 중국에서 눌린 가위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1277 3
1268 단편 소설 속 박노인의 의심 굴요긔 698 0
1267 실화 내 소꿉친구를 소개 합니다. - 9 여고생너무해ᕙ(•̀‸•́‶)ᕗ 1072 0
1266 실화 제주도 수산진성의 소문 여고생너무해ᕙ(•̀‸•́‶)ᕗ 776 0
1265 실화 어둠속의 군악대 title: 밧대리Dorothy 587 0
1264 실화 귀신붙어서 굿한썰 title: 병아리커피우유 2750 2
1263 단편 속옷 도둑 여고생너무해ᕙ(•̀‸•́‶)ᕗ 757 0
1262 미스테리 세계 미스테리 나스카라인 아시나요? 호날두리 738 0
1261 실화 공항동 친구집 에피소드 2탄 title: 이뻥아이돌공작 995 3
1260 사건/사고 생애 마지막 순간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1713 1
1259 2CH 숨겨진 밀실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1403 0
1258 사건/사고 일제강점기 때 일어난 엽기적인 흡혈 사건 Envygo 967 0
1257 실화 예비 무당 이야기(글이 갑자기 사라짐 +에피소드 추가해서 다시 올림)2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738 2
1256 실화 어사 박문수 이야기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813 1
1255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9(上) 한량이 1471 1
1254 실화 펌)-귀신과 싸우는(?) 내 여친이야기 -2-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4282 0
1253 단편 [유일한] 어느날 갑자기 - 1분간의 사랑 지혜로운바보 773 0
1252 사건/사고 호남 조폭들의 전성기를 열게 된 사보이 호텔 사건 익명_d3e698 1414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