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전설/설화

최규서와 장군 귀신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2021.03.20 01:46조회 수 785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최규서가 어렸을 때 친구들과 정동에 있는 집에 함께 모이곤 하였는데 이 집은 귀신이 나와 폐가가 된 곳이다.


매번 아침이면 모였다가 저녁이면 헤어졌다.


일찍이 최규서가 먼저 도착했는데 종일토록 큰 비가 와서 촛불을 밝히고 밤까지 있었다.


그런데 신발 끄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득 한 갑옷을 입고 칼을 찬 장군이 조복을 입고 피리를 불며 나타났다.


규서를 꾸짖어 말하길 “아직 어린 유생이 어른을 보고도 어찌 앉아서 일어나지를 않느냐” 하였다.


그러자 이에 일어나 읍하면서, “마침 혼자 글을 읽느라 어른이 오시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라 하고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송구스러워하였다.


그 사람은 흔연히 웃으며 다시금 규서를 보았다.



갑옷을 입은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장군이고 내 뒤에 있는 사람은 각간인 내 아들이다. 우리 부자가 하소연할 게 있어서 오는데 다들 해골을 보고는 놀라서 죽고 만다네.

지금 그대를 보니 귀한 사람이 될 것이네.내 묘는 집의 동쪽 돌기둥 아래에 있고 아들의 묘는 저쪽 돌기둥 아래에 있다네.

주인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거기에 기둥을 세운지 오래되서 기둥에 눌려 이제는 우리 처지가 거의 절박하게 되었네.

그러니 우리 해골을 옮겨주면 후히 보답하겠네.” 하였다.



규서는 어렵지는 않으나 이미 우리집이 아닌데 어찌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장군 귀신은 마루 밑을 파면 은 항아리가 있다고 하면서 파도록 하였다.


그리고 홀연 그 귀신들은 사라져서 규서는 다시 볼 수 없었다.


귀신의 말대로 그 집을 파보니 관이 나왔다.



하나는 고려의 장군이었고, 하나는 고려의 각간이었다.


후에 두 귀신이 와서는 사례하면서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또 말하길 “그대는 모름지기 판서가 될 것인데 그러면 곧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였다.



후에 규서는 등과하였고 정미년간에 병조판서가 되었는데 귀신들이 말한 그 탁언을 잊고 있었다.


판서에 오른지 며칠이 안 되어 길을 가고 있었는데 그 혼령이 나타나서는 이름을 부르며 

“그대는 어찌 잊고 있느냐. 화禍가 이미 가까이 이르렀느니라” 하면서 꾸짖었다.



최규서는 그날로 사직하고 용인에 내려가 있었다.


이듬해 삼월 변란이 일어났는데 이를 규서가 먼저 듣고는 고하여 녹훈을 받았다.


 

- 동패집東稗集 -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2128 사건/사고 대통령 암살미수범, 존 힝클리 주니어.2 백상아리예술대상 474 1
12127 실화 심야괴담회 - 인과응보, 저주의 무서움3 title: 투츠키71일12깡 760 1
12126 실화 심야괴담회 - 사촌 형의 옥탑방 귀신2 title: 투츠키71일12깡 473 1
12125 실화 부산 황령터널, 황령산 그리고 인근 동네에 출몰하는 귀신2 title: 투츠키71일12깡 2365 3
12124 실화 심야괴담회 - 남미에서 만난 그 아이,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 부촌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만난 아이 귀신1 title: 투츠키71일12깡 470 1
12123 실화 심야괴담회 - 여름날의 자개장, 버려진 물건이나 남이 쓰던 물건을 함부러 가져오면 안되는 이유1 title: 투츠키71일12깡 472 1
12122 실화 대만 무서운 이야기 실화, 도시괴담 - 빨간옷을 입은 소녀 사건1 title: 투츠키71일12깡 470 1
12121 실화 심야괴담회- 북한 귀신 아프리카에서 생긴일1 title: 투츠키71일12깡 472 1
12120 실화 심야괴담회 - 물위의 남자, 물귀신의 무서움1 title: 투츠키71일12깡 470 1
12119 실화 심야괴담회-잡아 당기지 마세요, 발목 귀신1 title: 투츠키71일12깡 474 1
12118 실화 심야괴담회 - 뒷짐 지고 자는 친구1 title: 투츠키71일12깡 473 1
12117 실화 담력시험2 title: 투츠키71일12깡 481 1
12116 실화 엘리베이터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559 1
12115 실화 물 위의 그녀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74 1
12114 실화 고시원 이야기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565 2
12113 실화 10년전 영덕에서 겪은 일입니다2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642 1
12112 실화 저승사자 +댓글2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692 1
12111 실화 주희1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87 1
12110 실화 문자스킬2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77 1
12109 실화 얼굴에 남은 손자국2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 480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