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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회사에서 사용할 창고장소를 찾다가 1~3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6.01.08 10:13조회 수 1085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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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가 무역을 하는지라 제품을 몇 달간 보관해야 하는 일이 빈번하게 있더군요. 

그래서 회사에서 가까우면서도 한 달 내지 두 달 정도 물건만 재워둘 물류창고 장소를 찾게 됐죠. 


저하고 부장은 다른 일은 하지 않아도 되니 일단 물류창고를 찾아오란 오더를 받아서 창고 찾기를 했습니다만, 

부동산 검색, 벼룩 시장, 일간지 검색 등을 했음에도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당시 애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날도 한창 돌아다니며 장소를 보고 나오던 길에, 

하도 더워서 부장님이랑 조그만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빨다가 '이 동네 괜찮은 창고건물 없냐'고 믿져야 본전인듯 물었습니다. 


그러자 슈퍼 아주머니께서, 사람이 상주하지 않고 물건만 갖다 놓는거냐고 몇 번이나 확인하시더니 

요기 밑에서 첫 번째 골목에서 우회전해서 내려가서 교차로 나오면 두 번째 집에 창고가 하나 있다고 가르쳐 주더군요. 


부장님이랑 제가 찾아가보니 2층집이었는데, 2층은 주인집내외가 사는 가정집이고 1층은 비워져 있었습니다. 

초인종 누르고 소개 받고 왔다고 하고는 1층 문 따고 들어갔죠. 


오랫동안 비어 있었는지 여기저기 곰팡이도 눈에 띄고 어두침침했었습니다만, 

공간배치가 이상적이고 교차로도 바로 있어서 차량 접근도 쉬웠고, 승하차 하기 딱 좋은 위치였습니다. 


이거 땡잡았다 하고 부장님이랑 바리트라이 들어갔는데 확실히 들어온다고 다짐하면 싸게 주겠다고 하더군요. 


결국 부장님이랑 짜고 약간 웃돈 붙여서 회사에 보고하고, 

쥔집 아저씨랑 계약 할 때 약간 양해 구해서 임대차계약서의 계약금을 약간 손보고 부장님이랑 저랑 입 닫고 술값 벌었죠.ㅋㅋ 


그렇게 계약 끝내고 바로 조금 인테리어 손보고. 물건 적재를 시작 했습니다. 

그때가 장마철인지라 언제 비가 올지 몰라 비 안 오는 날 서둘러 적재 하는 바람에 야간작업까지 이어졌죠. 


새벽 1시쯤 되니 번개에 부슬부슬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막참(12시 이후에 먹는 새벽참)을 먹자고 해서 족발이랑 소주한잔을 먹기 시작했는데 술이 잘 들어가더만요. 


셋이서 족발과 소주 푸짐하게 먹고 나니 제법 비가 쏟아지더군요. 

비가 너무 와서 더 이상은 일을 못 할 것 같아서 화물차 운전수에게는 전화를 걸어 오늘 일은 끝이라고 바로 돌아가시라고 했죠. 


암튼 새벽2시가 넘어갈 무렵까지 셋이서  빗소리 천둥소리 들으며 남은 족발을 먹고 있었는데, 술이 들어가니 소변이 마렵더라구요. 


화장실 가려면 입구 돌아서 집 뒷쪽으로 가야 되는지라 비도 맞아야 되고. 

귀찮아서 참고 또 참았다가 결국 도저히 안돼서 후다닥 화장실 뛰어 갔습니다. 


근데 화장실에 불이 안 들어오더군요. 


에이 씨X 욕지거리 날리며 담배 한대 피워 물고, 그 조그만 불빛을 벗삼아 시원하게 소변을 보는데, 갑자기 콰광하고 번개가 치더라구요. 그러면서 순간 한 0.1초 정도 환하게 밝아 졌는데  화장실 천정에 웬 여자가 매달려 있었어요. 저를 째려 보면서. 


이내 확 어둠이 밀려 왔는데. 일단 귀 바로 위 머리카락이 모두 곤두서듯이 빳빳하게 그리고 싸하게 굳어 오구요. 

두 다리에 빡시게 힘이 들어가는데 허벅지 근육이 단단하게 굳어집디다. 


소변은 누는지 흐르는지 모르겠고. 머릿속은 하얗게 되고. 목덜미에는 칼 같이 소름이. 

심지어 담배 문 입속에 침이 고여서 떨어지는데. 이게 컨트롤이 안 되더군요. 허허. 


뭐했겠습니까. 양손으로 X잡고 허벌나게 뛰었죠. 지퍼도 안 올리구요. 쪽팔리지만 X잡고 그대로 튀었어요. 


집 대문 넘어서서. 바지 추스리고 창고 안으로 튀어 들어갔더니 두 사람은 쇠주에 취해서 담배물고 홍알홍알 거리고 있더만요. 


당장 짐 싸서 바리 집으로 튀었죠. 물론 다 같이요. 


2. 

그 일이 있고난 후, 그 창고 근처도 안 갔습니다. 


허나 웬걸, 창고책임자로 제가 지명이 된 겁니다. 즉, 창고에서 제품 출하할 때마다 확인도장 받고 제고물량 점검하고. 


뭐 다른 동료들은 꿀보직이라고 부러워했습니다만. 전 한숨만 나왔습니다. 


물론 창고 가서 입구에 십자가 목걸이 걸어 놓고 방구석구석마다 팥 뿌리고 

책상 책꽂이에 불교서적 반야심경 등등도 올려놓고 만만의 준비를 했더랬습니다. 연필꽂이에 염주도 끼워 놓구요. 


그런데 일주일을 그곳에서 생활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아무 일 없더군요. 


무탈하게 한 주를 보내고, 토요일. 저녁에 회사 회식이 있었는데 마침 출고차가 저녁 늦게 오는 바람에 회식에 갈수 없었습니다. 

제품 출고하고 나니 10시가 훌쩍 넘어간 시간이더군요. 회식도 끝났을 테고 그냥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깜짝 놀라 수화기를 들었는데 신호음만 뚜뚜 거리더군요. 

아 장난전환가? 확 끊어 버렸는데 다시 전화가 또 울리더라구요. 


이 시간에 다른 전화 올 데도 없었는지라 회사사람들 중 한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제품 출고 문제 때문에 전화한 거라고 생각했죠. 


수화기를 들었는데 역시 뚜뚜 거리는 신호음만 나오더군요. 


짜증도 나고 덥기도 덥고 해서 마지막 장부기장확인만 하고 퇴근하려고 했습니다만, 또 다시 울리는 전화. 이번엔 사람음성이 들리더군요. 


8시에 출고한 차량인데 중요한 손지갑을 창고에 두고 나왔다. 11시 반 정도에 도착할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도 부탁하는데다가 11시 반까진 한 1시간정도 남았고 해서 알았다하고 끊었습니다. (잠시 찾아봤는데 찾을 수 없었음.) 


운전사를 기다리면서 의자 두 개 나란히 놓고서는 두 다리 쭉 펴고 게임을 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터치펜을 놓쳤는데 펜이 도르륵 구르더니 책상 뒤쪽으로 살짝 들어갔습니다. 


책상을 밀치고 펜을 주워 드는데, 웬걸 전화기 코드가 빠져 있더군요. 

아까 8시에 출고할 때 사람이 많아서 책상을 뒤쪽으로 옮겼을 때 책상다리에 전화선이 걸린 모양이었습니다. 

전화기 코드 꼽고 수화기 들어보니 신호음이 잡히데요. 


전 속으로 ‘아 한동안 전화 안 됐었구나.’하다가, 문든 조금 전 전화가 온 걸 기억하고는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아까 전화상으로는 분명 8시 그 출고차 운전사인것 같은데. 어떻게 통화가 됐나 싶었죠. 


마침 장부기재 하던 중이라 장부를 열어 보니 전화번호가 있더군요. 핸드폰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받더라구요. 

그래서 아까 이야기를 했더니. 무슨 말이냐? 그런 적 없다고 딱 잘라 말하더군요. 


제가 혹시나 잘못 들었나 해서. 오늘 출고된 차량 세 대에 모두 연락처로 전화를 해보니 그런 일이 없다고 합니다. 

여긴 창고라 전화번호 적혀있는 간판도 아니고 임시로 개통된 전화라 번호 알고 있는 사람도 극소수인데.. 


일단 빨리 벗어나야 되겠다고 허겁지겁 셔터를 내리는데 뒤에서 누군가 부르더군요. 


회사 동료 두 명인데 한 명은 술이 떡이 됐고. 부축한 옆 동료가 하는 말이, 

술이 약한 놈이 주는 대로 받아먹어서 이렇게 됐다고. 

집이 반대라 인사 불성된 놈 택시 태우기도 그렇고. 마침 가까워서 여기로 데리고 왔다고. 사람을 붙잡더군요. 


그래서 일단 취한 놈을 창고 뒤 간이 쪽방에 뉘었지요. 이 쪽방 창문너머로 그 문제의 화장실이 있습니다. 

창문을 단단히 걸어 잠궈 놨는데 이 넘이 더워 죽겠는데 창문은 왜 걸어 잠궈 놓았냐고 하면서 열었구요. 


날도 덥고 성가시기도 해서 인사 불성 된 놈한테 천대기 덮어 주고, 

저하고 나머지 한사람은 그냥 문 대충 걸어 잠그고 집으로 돌아 가버렸죠. 

괜한 찜찜한 기분에 같이 있을 수도 없고 별탈이야 있겠냐? 하는 생각에. 


물론 메모 남겨서 책상위에 열쇠 있고 자고 나서 정신 차리면 문단속 잘하고 집에 가라고 써 놓았죠. 

열쇠는 월요일 아침 회사서 받으꾸마하고 말이죠. 


그렇게 나가던 시간이 10시 50분이였습니다. 토요일 주말이 개떡같이 지나가는 순간이었습니다. 


다음날인 일요일. 하루종일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저녁 7시쯤이었나. 핸드폰이 울려 대더군요. 

전화 받으니 어제 창고에 두고 온 녀석이더라구요. 


하는 말이, 어제 미친년 때문에 죽는줄 알았다고. 정신없이 축 쳐져 있는데 누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더랍니다. (이 녀석 머리가 조금 장발입니다만) 

처음엔 귀찮아서 누가 장난치는 줄 알고 욕을 주절주절 해댔는데 그래도 계속 당겨서, 나중엔 아프더랍니다. 


결국 야 이 개xx 하면서 욕하며 그 취중에 일어났는데, 창문 밖에서 머리 산발한 미친 여자가 자기 머리카락을 잡고 마구 당기더랍니다. 

욕을 하면서 마구 주먹을 휘둘렀는데도 놔주지 않고 마구 당기더라네요. 


나중엔 머리가 창문을 넘어 갈 정도였는데, 이놈이 화가 나서 그 여자를 죽이겠다고 창문을 뛰어 넘어 갔다합니다. 

그러다 엎어져서 다시 일어났더니 속이 울렁거려서 마구 오바이트를 했답니다. 


시원하게 해결하니 약간 정신이 돌아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그 미친 여자가 안 보이더라네요. 

술도 조금 깨고 주위를 환기시켜 보니 창고인지라. 그때 제 메모 확인하고 문 다시 잠그고 택시타고 집에 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그 집 윗 층에 미친x 살고 있느냐고 묻는 겁니다. 사실 그 집은 외아들밖에 없거든요. 


혹시나 해서 몇 시쯤이었냐고 물었더니 집에 도착하니 대충 12시 정도 됐다라고 하더군요. 

창고에서 그 후배 집까지 한 30분정도 걸리니. 대충 보니 11시 반이었던 것 같네요. 


그 말에 정말 살 떨리더군요. 끊어진 전화가 울리고, 약속도 없는 사람이 11시 30분쯤에 오겠다고 했던 게 기억나서요. 


그 이야기 듣고 잠자는데, 여하튼 그날 꿈자리도 황당했고. 

월요일 출근해서 열쇠 받았는데 암 것도 모르는 그 직원은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지 씩씩 거렸구요. 


그 말을 듣고 나니 대낮에도 창고 가기 싫더라구요. 


그래도 일은 일인지라. 다시 창고 갈 때 프린터로 관세음보살님 전신상 인터넷에서 찾아서 출력해서 갔죠. 

창문위쪽에 프린트 된 관세음보살님 전신상 풀로 딱 붙여 놓았죠. 악귀 오지말라고. 


이렇게 하니 한동안 화장실 가도 괜찮고 아무 일 없는 듯이 보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면 칼퇴근은 기본이었죠. 


근데 회사에서 제가 탱자탱자 꿀보직 얻었다는 소문이 나면서 평소 친분이 있던 지인들이 하나둘 놀러 오기 시작했습니다. 

영업 나와서 개기고 제가 있는 창고로 와서 버너에 불 피워 놓고 라면 끊여 먹고 노가리 까면서 놀았죠. 


그러다가 가끔씩 창문 위쪽에 걸려 있는 관세음보살 그림을 보며 한마디씩 하고 그랬습니다. 

암튼 제가 그날은 고빨이 땡겼는지(술이 조금 얼큰하게 올랐다는 표현) 여기 귀신 이야기를 했더랬습니다. 다들 웃어 넘기더만요. 


역시 술이 들어가니 소변이 마려운지 하나둘 화장실 들락날락했습니다. 

그때가 저녁 9시쯤이었죠. 회사 다들 퇴근하고 창고에 놀러 와서 주물럭에 쇠주 한 잔 하던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오징어 다리 하나 씹고 있는데 갑자기 으악 하는 비명이 들리는 겁니다. 화장실쪽에서. 놀라 우르르 달려갔죠. 


그때 4명이였는데 가장 나이어린 막내가 뒤로 자빠져 있었습니다. 전 사람이 기절한 모습을 거기서 처음 봤네요. 

빰 때리고 깨워서 데리고 창고로 데리고 왔는데, 황소만한 덩치인 이 친구가 막 우는 겁니다. 겁은 무지 많아가지고. 


그리곤 하는 말이, 소변이 너무 마려워서 참고 참았다가 가서 정말 시원하게 소변을 봤답니다. 

그러다 마무리로 3번 털고(남자들은 이해할 듯) 지퍼를 잠그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화장실 변기 안에서 왠 여자가 째려보더라는 겁니다. 

덩치는 산만한 게 겁은 무지 많은 이 친구는 거기에서 비명 지르고 나가떨어진 거구요. 


이 사건이 회자되면서 여긴 귀신 나오는 창고로 회사에 소문이 퍼졌고, 호기심에 창고에 들르는 회사원이 있을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상황이 그러니 제 고참이 안되겠다 했는지 회사에 건의 했다가 욕만 무쟈게 먹고는 

짜증나서 창고주인집(그 건물 2층에 살고 있음)아저씨를 불러다가 마구 닥달을 했습니다. 


근데도 주인집아저씨 요즘세상에 무슨 귀신이냐고 황당해 해야 정상인데 아무런 말씀도 못하시더군요. 

  

그런 사건이 있은 이후론 사람들이 점차 이곳에 오기를 꺼리게 됐습니다. 


주인아저씨도 아는 게 없다 해서 성과 없이 이야기는 그날로 끝냈습니다만, 

저 혼자 괜찮냐고 가끔 동료들로부터 장난 비스므리한 전화나 오고. 

6시 이후면 빨리 퇴근하라고 윗상사한테 전화가 한 번씩 들어오더라구요. 그러면서 이제 한번만 귀신 이야기 나오면 창고 옮긴다 하더군요. 


암튼 그날도 동네 슈퍼에서 쭈쭈바 하나 사서 빨고 내려오는데, 

맞은편 사차선도로 대각선 구이집 2층에 누가 이사집 센터 사다리차량을 걸어 놓고 이삿짐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전 신경 안 쓰고 창고에 들어가서 컴 켜 놓고 게임했습니다. 사실 귀신만 없음 한량 꿀보직인데. 


그러다 게임도 질리고 덥고 해서 창고 밖으로 나와 보니 

창고 앞 건물 1층 가방공장 겸 가게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 두 분이 가게 앞에서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침 맞은편 건물에 이사 오는 사람에 대한 거였습니다. 

용하게 신들린 무당이라네요. 오 나중에 점 한번 보러 갈까하고 생각 했더랬죠. 


이틀째 되던 날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출근표 찍고 창고로 갔죠. 새벽출고 없으면 창고에 도착하면 9시정도. 


셔터문 열려고 열쇠 딸려고 고개를 숙이는데 뿌적하는 소리가 발밑에서 들어옵디다. 

뭐야 이게 하며 보니 왕소금을 누가 허옇게 쏟아 놓은 겁니다. 


어느 놈이 소금 들고 가다 쏟았나 했는데. 웬걸 주인집 대문에서부터 창고까지 길게 쏟아 놓았더만요. 

어디 소독했나? 웬 소금? 하는데 저희 창고건물만 소금 쏟아 놓았네요. 

뭐 해롭지도 않고 녹아 없어질건데. 하고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오후가 되어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지루함이 밀려오는데, 웬 북소리가 둥둥 들려오더군요. 

제가 일전에 드럼을 조금 쳤기 때문에 요게 드럼소리인지 북소리인지 금방 구분합니다만. 북소리였습니다. 

고개를 삐죽 빼보니. 맞은편 2층 무당집에서 북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굿거리 하나 보다 했죠. 


다시 책상에 앉아 겜이나 하고 혼자 심심해하는데, 

갑자기 한 6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할머니 한분이 창고 안으로 쑥 들어오시더군요. 

어? 뉘신가 하는 표정으로 책상에서 일어났는데, 그 할머니는 절 보지 않고 혼자 무언가 주절주절 하시는겁니다. 


'저 할머니' 하고 분명 불렀는데, 본체도 안하시고 계속 알아 들을 수 없는 소리로 계속 주절 주절 하시더니 

갑자기 밑바지 주머니에서 뭔가 꺼내서 저를 향해 확 뿌리는 겁니다. 

얼굴이 따끔해서 보니 왕소금 ㅠㅠ 그리고는 주절주절 거리며 나가 버리십니다. 


그 뒤에다가 대고 “할머니가 가게에 소금 뿌렸죠?” 하고 고함을 쳤는데 

할머니는 사차선 도로에 차가 마구 달리는데 신호등 무시하시고 바로 걸어 가시더라구요. 

달리던 차량 멈추고 경적 소리 난리도 아니었는데 할머닌 다 무시하시고 무당집 계단 오르시고 사라지시더군요. 


가뜩이나 귀신 때문에 뒤숭숭한데 무당 까정 이러니 도저히 여기 못 있겠더군요. 

저도 한심장 하는 넘인데, 이제는 못 참겠더라구요. 내일 중으로 회사에 건의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때 띠리링 울리는 전화. 

후닥 받아보니 저녁에 부산에서 입고차량 온다는 소리. 


창고 다 차서 더 이상 제품 놓을 곳이 빡세다고 했더니 사람 보내줄테니 웃기지 말고 알아서 창고 정리하라고 하고 전화 끊어 버립디다. 

할 수 없이 쪽방쪽으로 제품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그러고 있는데 얼마 후 멀대같이 키큰친구 하나가 들어옵디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첨보는 사람인데?” 

“네. 전 얼마전에 지사에서 복귀한 최모군입니다.” 

“네 반갑구요. 일단 여기 쌓인제품 쪽방으로 옮겨야 하거든요.” 

그렇게 작업 지시해 놓고 담배한대 피울려니 담배가 똑 떨어 졌군요. 

담배 있느냐고 물으니 담배 안 핀다고. 할 수 없이 사러 나갔습니다. 


날이 어두침침하게 저물고 있던 시간입니다. 

슈퍼에 들어가 담배랑 커피를 계산하는데. 아줌마가 저기 저 밑에 가게(창고)에 있는 사람이냐고 묻더군요. 


“네 거기 맞아요. 왜 그러시죠?” 

“거기 항상 사람 상주하나요?” 

“아뇨. 짐 내리고 실을 때만 있구요. 저녁에서 사람 없어요.” 

그러니 아주머니가 “아 네.” 하며 고개를 끄떡 끄떡 하시더군요. 


전 혹시나 해서 아주머니께 이 동네 오래 계셨냐고 물었습니다. 

수퍼만 여기서 15년째라더군요. 그래서 나중에 조용할 때 이 동네 사정이나 한번 물어 봐야지 했습니다. 


일을 빨리 끝내고 가야 하는지라. 서둘러 내려 왔습니다. 

창고 들어와서 일 좀 하려 하는데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쏴하고 들어옵디다. 


이 더운데 이런 시원한 바람이? 하고 고개를 드는데. 아뿔싸.. 제가 쪽방창문 철사로 고정시켜 놨는데 그걸 최모군이 뽀샤삐꼬 열어 놨더군요. ㅠㅠ 


놀란 제가 “억, 저 창 창 창 무 운” 하는데. 

“아~ 제가 더워서 열어 놨습니다. 여기 바람이 이렇게 시원하게 들어오는데. 왜 창문은 잠그고 있으세요.” 하면서 최모군이 웃더군요. 


전 어두침침한 창문너머 화장실을 힐끔힐끔 보며 식은땀을 흘리며 일했습니다. 

정말 보면 볼수록 기분 나쁜 장소였던걸로 기억됩니다. 


낮에 소변보러 갈 때도 뭔가 으스스하고 대낮인데도 어두침침한데, 저녁엔 더하더군요. 

암튼 대충 정리하고 입고차를 기다렸습니다. 일하니 배고파서 둘이 짱깨 시켜 놓구요. 


원래 책상위에 앉으면 쪽방입구 옆 창문에서 바람이 들어오면 뒤쪽이 시원합니다. 

그런데 그날은 시원한 게 아니고 괜히 싸늘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경이 쓰여서 창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어라 창문위 벽지에 붙여 놓았던 관세음보살님이 안보이십니다. 

어디 치웠냐고 제가 물어보니 휴지통을 가르킵디다. 


최모군이 창문열고 바람이 획하고 불어 들어오더니 뭔가 떨어 져서 봤더니 프린트 된 그냥 종이 쪼가리길래 휴지통에 버렸다는 겁니다. ㅠㅠ 

아 뭐 이딴넘이 다 있어.ㅠㅠ 


맛나게 먹어야 하는데 왠지 맛있는 짱깨를 앞에 두고서 젓가락이 안잡히더라구요. 

그러다 에라 먹고 죽은귀신 때깔도 좋다는데 젓가락을 살짝 잡아당겼더니 뚝. 하면서 오른쪽 젓가락이 반 정도 부러지더군요. 


왜 나무젓가락 쪼갤 때 좌우균형이 안 맞으면 기리빨 상한다고 하잖아요. 

뭐가 되는 일이 없네. 하다가 걱정 반 그런거 없다 반 해서 일단 먹긴 먹었습니다. 


밥 다 먹고 담배 한대피고 노가리 까는 사이 최모군이 커피 타 와서 마셨더니, 이넘의 커피 때문인지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지더군요. 

화장실을 갈 것인가 여기서 쌀 것인가. 


전 다음수를 택했습니다. 창고 맞은편에 보면 조그만 샛골목이 있습니다. 

마침 가로등 불빛이 그 골목 안까지 가지 않는지라. 전 거기서 노상방뇨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골목에서 보면 화장실 가는 대문(주인집대문)이 마주 보입니다. 

전 대문을 등 뒤로 해서 골목 안에서 실례(?)를 저질렀죠. 

이 나이에 무서워서 화장실 못가는 제 자신이 한심하더군요. 애도 아니고 무서워서 노상방뇨라니..ㅠㅠ 


암튼 한 중간쯤 싸고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리는데 삐이걱 삐이걱 하는 쇳소리 흡사 쇠 갈리는 소리가 들립디다. 

애써 무시했죠. 

분명 그 주인집 대문에서 나는 소리였는데, 사실 대문이 낡은 접철식 쇠대문이라 소리 나긴 납니다만 이런 날카로운 쇳소리는 안났었거든요. 


다리가 후덜 후덜 거리는데 소리는 계속 납디다. 삐이걱.삐삐. 

소변은 다 봤으니 이제 나오면 되는데 나올려면 몸을 돌려야 되는데 그게 싫었습니다. 그렇다고 뒷걸음 치기도 그렇고.ㅠㅠ 


결국 에이 씨팍 하면서 몸을 180도 회전했습니다. 

문이 열렸는지 흔들 흔들 거리더군요. 에이. 문이 열렸었네. 최모군이 화장실 갔다가 문을 안 닫았네. 하면서 안도 했죠. 


근데 뭔가 어렴풋한 곳에 시선이 모아집디다. 딱 눈에 그 집 대문 손잡이(둥그런 철판)가 들어옵디다. 


아 ㅅㅂㄹㅁ 손이었습니다. 그것도 하얀 손. 

다 보이는것은 아니구요. 왜 안쪽에서 손등부분까지만 살짝 나오게해서 문고리 잡고 있는거요. 

그게 문고리 잡고 문을 흔들고 있었던 거에요.  


눈물 나더군요. 오금이 저리더라구요. 저 분명 봤습니다. 손을요. 분칠하듯 하얗게 보였구요.  

그리고 손톱이 빨간 매니큐어 칠한 것처럼 빨간색..ㅠㅠ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서 꼼짝을 못 하겠더라구요. 비명도 못 질러요. 당해 보세요. 목에서 소리가 안 나와요. 흐흐흥 ㅠㅠ 


첨에 화장실에서 봤을 땐 뭣도 모르고 그냥 달려 나왔었는데, 이번엔 머릿속에 귀신 귀신 하면서 경각심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보니 정말 첨에 봤을때보다 백배는 무섭더군요. 


손가락은 어찌 그리 길던지. 또 하얀 게 가로등불빛을 받아서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저는 속으로 부처님, 하나님. 심지어 엄마까정 찾았어요. 

저 어릴 때 부터 엄마라는 소리는 안했습니다. 간질거려서. 어머님이라는 소리가 박혀 있는 사람입니다.  

근데 그때 정말 사람이 경직되니까 엄마라는 소리가 새나오긴 나오더군요. 엄마. 엄마 했던걸로 기억납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부르릉 거리는 모터 소리가 적막한 공간을 깨치고 오더라구요. 

오토바이 불빛이 눈에 들어오니 갑자기 하얀손은 문안으로 쏙 들어갔구요. 

보니까 그 집 앞에 소형오토바이(택배아저씨들이 많이 모는 기종)한대가 서는 겁니다. 주인집 아저씨였습니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습니다. 갑자기 쓰러지듯이 주저앉게 되더군요. 컨트롤이 안 됩니다. 

그냥 풀썩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다리에 힘이 실리지 않아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주인집 아저씨가 오토바이 안으로 들여 놓고 들어가실 때까지 멍하니 앉아 있다가 골목안을 기다시피해서 나왔습니다. 

전 모든 힘을 다리에 모아서 창고로 갔습니다. 


창고엔 최모군이 홀로 앉아 있더군요. 

“야 창문 닫아! 빨리!” 저도 모르게 얼떨결에 고함을 쳤습니다. (목소리가 매우 컸음) 

최모군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군요. 


“저 방 창문 닫아 빨리!!!!” 

뭔가 눈치 챈 최모군이 후다닥 쪽방으로 뛰어 올라가서 창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급하게 닫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뭐에 걸린 건지 빡 하는 소리와 함께 창문이 중간쯤에서 걸립디다. 


최모군은 어라? 하면서 창문을 다시 닫으려고 이리저리 흔들어 댔구요. 전 그 장면을 직접 두 눈 뜨고 보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최모군이 갑자기 손을 뒤로 뺍니다. 

그게 어떤거냐 하면 정확하게 표현해보면 쇳덩이 만지고 있는데 강한 전기가 통해서 사람이 기겁하며 손을 떼는 그 동작입니다. 


캬칵! 우왁! 이게 비명인지 뭔지는 모릅니다. 

전 ‘튀라!’ 이 소리 한거 기억납니다. 튀라! 튀라! 


그러자 최모군, 멀대 같이 키 크고(180정도) 바짝 마른몸인 애가 기다시피해서 엎어져서 쪽방 굴러 나옵디다. 

책상 모서리에 부딪치고, 무지 아플 껀데 그냥 창고 밖으로 뛰쳐나오더군요. 

저랑 튀었습니다. 도로위로 차가 그날따라 한적했습니다. 


이사 온 무당집 1층이 구이집인데 문 닫았고. 가방공장도 문 닫았고. 시계 보니 8시 조금 넘었더군요. 

어차피 창고에 제품 널려 있어서 멀리 달아나지도 못하고. 


최모군이랑 한참을 숨고르기 하고 있는데 그때 사차선에서 1.5톤 화물차량이 크게 좌회전해서 들어오더니 창고 앞에서 멈춥디다. 

거기서 운전사 아저씨 내리더니 창고 안으로 불쑥 들어가더라구요. 


'아무도 없어요?' 하는 소리가 들리니 최모군이 저를 흘깃 보더군요. 

어찌할런지 명령을 내려 달란 듯이. 결국 들어가자 해서 둘이 들어갔습니다. 


“어디서 오셨죠?” 

“부산요.” 

“물건 빨리 내리죠.” 


최모군과 했던 그 하역작업이, 그 시간이 무지하게 길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아저씨도 있었던 지라 전 노래 크게 부르며 쪽방위로 올라갔습니다. 최모군이 일하다 말고 저를 보더군요. 

전 발로 반쯤 닫힌 창문을 들고 찼습니다. 덜컹 거리면서 창문이 흔들리더라구요. 

아. 창문 깰려고 찬게 아니라 창문 틈이 샷시에 끼었을까봐 찬겁니다. 


그런 담에 창문을 닫으니 차르륵 하면서 잘 닫히더라구요. 

전 주위를 둘러 보다 제품 묶었던 노끈을 주워서 창문잠금 장치부터 꼼꼼히 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창문 흔들어 보고 확인한 후 하역작업 마치고 사인 받고 화물차 출발하는 거 보고 뒤돌아서니, 

최모군은 이미 짐 다 챙기고 열쇠 들고 서 있더군요. 


볼 거 없이 셔터 내리고 자물쇠 채우고 큰길로 나와서 마구 달리고 있는데 최모군 왈. 

"저 실장님. 제 차 저위에 주차 시켜 놓았는데요." 

아오씨. 진작 말하지. 


저희는 창고 쪽으로 가지 않고 주위를 빙 둘러서 최모군 자동차로 갔습니다. 

최모군 한마디도 안하더군요. 저도 마찬가지고. 

차 있는데로 와서 최모군 보고 잘 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최모군 차 시동 걸더니 고개를 빼고, 집이 어디냐고. 일단 타시라 하더군요. 

알았다하고 차를 타고 번잡한 곳으로 나왔죠. 교통체중이 조금 심해지고. 차가 서서히 가자. 담배를 하나 물었죠. 


“봤냐? 그 년?” 

“네.” 


제가 고함 쳤을 땐 사실 도둑인줄 알았답니다. 

창문을 급히 닫는데, 왠 머리 산발한 여자가 자기를 째려 보고 있더랍니다. 바로 1m전방에서 말이죠. 

자기는 몸체는 없었고. 머리만 보이더랍니다. 치렁치렁 긴 산발한 머리카락하구요. 

전 손을 봤냐고 물었죠. 손은 못 봤다고 하더군요. 그냥 머릿속에 남는 게 대갈통뿐이라더군요. 


이 친구랑은 집이 반대방향이어서 적당한곳에 차 세우라하고 전 내리고 최모군은 사라졌죠. 

그냥 걷고 싶어서 걸어가는데, 기분이 지랄 같더군요. 

낼 출근해서 회사에 바로 건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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