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완벽한 알리바이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6.01.11 08:51조회 수 991댓글 1

    • 글자 크기


저는 편집 일을 합니다.

한 때 작은 잡지사에 잠시 다니다가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사실 말이 잡지사이지 직원이라고는 서너 명 밖에 안 되는 곳이었습니다.
(언론 출판계 쪽에는 그런 곳이 의외로 많습니다.)
그 곳에서 일하던 중에 겪은 일입니다.

어느 날, 거기서 회계로 일하다가 그만둔 여자 직원 한명이 찾아왔습니다. 체불된 임금 문제로 사장을 보러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장실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하는가 싶더니 잠시 후 언성을 높여 싸우는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 박살나는 소리까지 들렸습니다.

곧이어 그 아가씨가 살기등등하게 나와서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습니다. 놀라서 사장실로 가니 사장실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고 사장님이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서는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싸우다가 그 아가씨가 물건을 집어던졌답니다. 그리고는 나가려는 것을 붙드니까 다시 발길로 걷어차 버렸다고.

회사에 있을 때 워낙 얌전했던 사람이라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을 믿기 어렵기는 했지만 (사실 그 아가씨가 소리 지르는 것을 듣고는 기겁했습니다.), 어쨌든 구급차를 부르고 경찰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일은 따로 있었습니다.
며칠 후, 경찰서에 가니 그 아가씨는 그날 다른 곳에 있었고 알리바이가 너무나 분명하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는 당사자를 불러서 대질하며 제대로 본 것이 맞느냐고 확인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 피해자인 사장님도 분명히 헛것을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건물 지하 주차장에 찍힌 CCTV에도 어렴풋이 그 사람이 나타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가씨는 그날 (새로 들어간) 회사에서 하는 행사 때문에 하루 종일 멀리 떨어진 지방에 있었고. 그것을 본 사람이 100여명 넘게 된다는 겁니다. 목격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증거들도 있었습니다.

CCTV로는 얼굴까지 제대로 분간되지 않으니, 도리어 우리가 거짓말쟁이가 될 판이었습니다. 실제로 그 아가씨는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길길이 뛰었습니다. 다행히 그 자리에 있던 형사님과 변호사님이 '오해할만한 상황'이라고 설득해주시는 바람에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만…….

결국 경찰의 결론은, 누군가 그 아가씨로 꾸미고 나타났던 것으로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언급 드렸듯이 작은 회사였기에 우리들은 서로에 대해 잘 알던 처지였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가까이서 얼굴을 보여도 속일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위장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누군가 그 정도로 완벽한 위장을 하고 나타났다면, 그 목적이 겨우 사람을 두들겨 패는 것이었다는 것도 좀 이상합니다.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6003 단편 매일 밤 찾아오는 가족들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898 0
6002 2CH 흰 양산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89 0
6001 2CH 들어가면 안되는 방 title: 이뻥아이돌공작 2101 0
6000 단편 우리 아빠는 부성애가 과하다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744 0
5999 단편 불안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013 0
5998 2CH 장례식 초대장1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83 0
5997 2CH 긴 머리카락 title: 이뻥아이돌공작 902 0
5996 2CH 산토끼4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212 0
5995 2CH 몸살 title: 이뻥아이돌공작 855 0
5994 기묘한 환공포증 테스트 - 환공포증 원인 어허 824 0
5993 미스테리 화성 미스테리 금속 에브리뎅잇 1561 0
5992 기타 고대망치 에브리뎅잇 1216 0
5991 기타 고대 나노 기술 에브리뎅잇 1314 0
5990 미스테리 흑기사 위성의 미스테리1 에브리뎅잇 1454 0
5989 2CH 냄비 요리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374 0
5988 2CH 일주일만의 귀가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481 1
5987 2CH 악마빙의2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617 1
5986 2CH 끈질긴 집주인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1031 0
5985 2CH 흙인형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900 0
5984 2CH [2ch괴담]마주치다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969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