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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할머니 댁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6.01.11 08:54조회 수 123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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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가족은 미국에 삽니다.


 



여름방학이 3개월씩이나 되는 까닭에 방학이면 귀국하여 여름을 보내곤 했죠.



2000년도 그해 여름은 동생에게는 뭔가 특별했습니다.


끊임없이 이상한 일을 경험했으니 말이죠 




[첫 번째 이야기]



저희는 한국에서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머니가 사시는 시골에 내려가서 보냈습니다.



할머니댁은 시골에서 흔히 볼수있는 오래된 기와집이었고,


물론 화장실은 본채에서 멀리 떨어진 대문 옆에 자리잡고 있었죠.



어릴 적부터 할머니댁의 화장실은 공포의 장소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약 13년 전까지만 해도 흔히 말하는 푸세식으로;


 



아래가 휜하게 뚫어진, 볼일을 보고있자면 흰손이 불쑥 나와


빨간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하기 딱 좋은 정말 근사한 곳이었습니다. -_-



그래서인지, 어두워지면 화장실에 가는 일이 아주 괴로운 일이 되어버렸죠.




세월이 흐르고, 푸세식에서 최신식으로 화장실이 바뀌어서도..


어릴 적의 기억 때문인지 그 곳은 밤에는 특히 꺼려지는 장소로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명절 때면 사촌들과 손에 손을 잡고 떼를 지어 화장실 가던 기억이 나는군요.



새벽에 자다 일어나 혼자서는 화장실을 가지 못했던 우리들을 위해 


방안에 꼬옥 요강을 놔주시던 할머니도 생각이 나구요. 



사실 제 동생은 어릴 적부터 유난히 겁이 많았는데 그런 동생에게 그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그 후론 고등학생이 되서까지 혼자는 못자더군요.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귀국한 동생이 부모님과 함께 시골에 내려가 있을때였죠.


늦은밤, 자정이 안된 시각이었을 겁니다.



 


한창 아버지와 재밌게 TV를 시청하던 동생은 화장실에 가게되었죠.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어두운 마당을 지나 화장실까지 가는것 조차두려웠던 동생.


기어코 아버지를 끌고 나왔죠.



"아빠, 어디가지 말고 나 나올때까지 기다려! "



다 큰 처녀가 되어서, 차마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려주라는 말은 못하고, 


근처에서 기다려 주라며 마루에 앉아계신 아버지에게 신신당부를 한 후,


그 어두운 마당을 지나 대문 옆의 화장실로 들어갔죠.



이를 아버지는 지켜보며 담배를 하나 꺼내 무셨을꺼구요.



볼일을 보고 일어나며 마악 바지지퍼를 닫을려는 참이었습니다.



무심코 왼편으로 고개를 돌린 동생은 그 자리에서 우뚝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보지말 걸 본 두려움에 손은 덜덜 떨리고 눈앞이 캄캄해졌다는군요. 



여기서 잠시 화장실 구조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변기를 가운데에 두고 왼편에 어른의 머리쯤 되는 부분에


그리 크지않은 직사각형의 창문이 나있고, 변기를 정면으로 입구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동생이 무심코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눈에 보인건..


하얀 소복을 입고 동생을 향해서있는 어떤 형상이었습니다.


 



목 위로는 보이지가 않았지만, 곱개 매여진 옷고름이 너무나 생생하게


눈에 들어왔다는군요.



아무리 봐도, 너무나 생생한 소복과. 그 흰빛.


그리고 이해할 수가 없는 옷고름의 위치..


누군가 서있긴 한데, 보통키의 사람이라면 그 높이로 보아 


약 30센티정도는 공중으로 떠있어야 고름맨 부분이 보일터였습니다.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죠...


화장실 옆은 할머니가 가꾸시는 과일정원 때문에 나무가 빽빽히 들어차있는 상태였고


이 밤중에 누군가 들어와 그것도 흰 소복을 입고 그 곳에 서 있으리라곤


상상조차 할수가 없었으니깐요. 



귀...귀신????????



부들거리는 손으로 지퍼를 올리다 말고 움직이지도 않는 두 다리를 질질 끌다시피 해서


문쪽으로 다가가는 와중에도 어찌된 일인지 창문 쪽에서 눈이 떼어지지가 않았다는 군요.



아무리 무섭고 당황스런 상황이지만,


오히려 그 쪽에서 눈을 때면,


어느새 창문으로 그 귀신이 기어들어와 자신을 잡아끌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도저히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몇 초가 한시간처럼 느껴지며, 겨우 겨우 문에 다다랐을 때였습니다.


창문을 향해 정면으로 서있던 그 형상이 조금씩 아래로 움직♥♥ 시작합니다..



컥! 숨이 막혀왔습니다..


 


곧이어 하얀 목 선과 뒤로 넘겨진 검은 머리카락이 보였습니다.



아마도 얼굴을 들이밀려고 하는가 봅니다. 



동생은 재빨리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잡고 밀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도 제대로 닫기 힘들고 열기도 좀 힘든 어긋난 문이라


힘이 다 빠진 손으로 부들거리며 미니 꿈쩍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도 두눈은 ♥♥맞게도 창문에서 때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목을 지나 턱선이 보일랑말랑 하고있었습니다.



"으악!! 아빠!!!!!!!!!!!!!!!!!!!!!!!!!!!!!!!!!!!!!!!!!!!!!!!!"



크게 비명을 지르며 온몸을 밀어붙혀 문을 연 동생..


죽어라고 뛰어 마당을 가로질러 갑니다.



그렇게 먼거리도 아니었지만


뒤는 쳐다볼 염두도 나지 않았답니다. 



동생의 비명에 마루에 앉아있던 아버지는 계단앞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서야 안심한 동생 재빨리 뒤를 돌아 확인해보았습니다.



화장실 창문에서 세어나오는 불빛으로 보아 창문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호들갑을 떨며 자신이 본것을 설명한 동생.


아버지는 괜히 두려운 맘에 헛것을 본 것이라 웃어 넘기셨답니다..



산전수전 다 겪으신 직업군인이시라, 뭐 훈련하면서 무덤 옆에서 주무신것도


한 두번이 아니시라며, 귀신같은 거엔 코방귀도 안끼시는 분이시죠 =_=



어쨌던, 그 일이 있은 후, 동생은 대낮에도 그 화장실엔 절대 혼자가지 못했습니다.



물론 그 창문은 아예 닫아놓고 쳐다보지도 않았구요..


덕분에 얼마 후에 시골에 내려간 저는 매번 동생이 화장실에 가야할 때마다


따라가 주어야 하는 노가다를 해야했습니다..



물론 저도 화장실에 갈때마다 오싹하긴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간뎅이가 부었는지 밤에도 혼자 화장실에 잘 가곤 했었죠.



등골이 오싹한걸 즐기면서요. ㅎㅎㅎ




[ 두 번째 이야기 ]



그 화장실 사건 이후 며칠이 지났습니다. 


저도 시골에 내려가서 오랜만에 친지들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부모님이 묵으시던 방 옆에 바로 위치한 방은 예전에 증조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전 


쓰시던 방으로, 그 곳에서 돌아가시기도 하셨죠.



그래서인지 그 방은 많은 친척들이 모이지 않는 이상 그냥 빈 방으로 남아있었고, 


할머니께서 갖가지 살림살이를 들여놓아 어수선한 창고분위기의 방입니다.



우리 가족들이 들고 온 큰 가방들도 그 방에 다 놔두었고, 


뭐가 필요할 때만 들어갔고, 많이 들어갈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특별히 다른 방에 비해 시원한 편이어서. 


사촌동생들이 오면 꽤 넓은 빈 공간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놀기는


무더운 여름 날엔 적격이었죠. 



그리고 어느날 밤이었습니다.


부모님의 방에서 TV를 시청하던 동생은 왠일인지 침대에 올라앉아 있지 않고


벽에 기대어 바닥에 앉아서 있었답니다.


 


그 때였습니다...


 


 


벽에서 쾅하는 소리와 함께 등쪽으로 강렬한 충격이 느껴졌습니다.



아픔을 느낄정도로 물리적으로 강한 충격은 아니었지만. 


그 반동에 의해 동생이 등이 앞쪽으로 튕겨질 정도였답니다.



쾅하는 소리도 컸구요.



그 벽이 증조할머니의 방과 연결된 벽이라.


자연스래 누가 반대편에서 장난으로 벽을 주먹으로 친거라 생각한 동생.


재빨리 그 방에서 나와 옆 방으로 뛰어들어갑니다.



"언니. 왜 장난? ........."



-_-




그리고 그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죠....



아무도 없었거든요..


불도 꺼져있었구요..



가슴 한 켠에서 모락모락 솟어나는 두려움을 애써 무시하며


할머니 방에서 뒹굴거리며 책을 보던 날 찾아내 괜히 소리를 질렀습니다



"언니가 방금 저방 들어가서 장난쳤지?"



"먼 소리여??"



"아니, 언니가 들어가서 벽치지 않았냐고!!! "



" 더위 먹었니? 내가 왜 그런 삽질을? "



"........."



자신의 두려움이 현실임을 인지한 동생 바로 내 옆 이불로 뛰어들더니 나오질 않습니다.



겁많은 동생..... 또 귀신한테 당한 것 같습니다....... -_-





[세 번째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겪은 이상한 일은 제가 서울에 잠시 다니러 간 사이에 일어났습니다.



마침 오랜만에 서울에서 삼촌부부가 내려와서, 


근처에 사는 작은아버지들 식구 등등이 모여 할머니 댁에서 묶고 있었다고 합니다.



할머니 댁에서 차를 타고 약 15분 정도 걸리는 시내에 나가는 길이었답니다. 


삼촌차에는 동생과 H라는 사촌동생, 숙모가 타고 있었고 물론 삼촌이 운전을 하고 계셨죠.



시간은 훤한 대낮이었고.


시골길을 지나 시가지로 들어서고 있을 참이었습니다..



차에 앉아 꽤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동생은 창 밖을 내다보며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드랬죠. 



마침 어느 버스 정류장을 지나면서 동생은 왠지 눈에 띄는 한 여자를 발견했습니다.



솔직히 그리 특이한 인상의 여자도 아니었지만,


그 곳을 삼촌차가 지나는 순간 굽히고 있던 허리를 서서히 펴며 정면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광경이었고. 왠지 그녀의 흰 블라우스가 인상에 남았답니다.


 



뭐 특별할거 없었기에 별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겠죠. 



약 몇 분후 다음 정거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동생은 여전히 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고,


무의식적으로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답니다.



그리고 경악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 여자였습니다.. 바로 전 정거장에서 마악 허리를 펴고 있던 그 흰블라우스의


여자가 그곳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서서히 허리를 피고 일어나려 하고있었습니다...


 


지나가며 순식간에 본 광경이지만, 워낙 똑똑히 기억한 여자인지라,


너무나 놀라웠답니다.



대체 그 여자가 어떻게 다른 장소에서 똑같은 행동을 하며 눈앞에 나타날수가 있는지요?



순간이동을 한게 아니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죠.


그 사이에 버스가 와서 내려놓고 갈수도 없구요. 



그 충격에 눈을 채 깜빡이지도 못한채 반사적으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숙모를 쳐다보았는데.


이게 왠일? 숙모의 얼굴표정도 장난이 아니었다는군요.


뭔가에 엄청 놀란 토끼눈을 한 표정....



"호.혹시....보. 보셨어요??? "



"너. 너두 봤니???"



"그 여자....?"



고개를 끄떡거리는 숙모덕분에 동생이 본 건 환각이 아니라는게 증명되는 순간이었고.


순간의 오싹함이란....



방학을 맞아 시골에 내려온 지 얼마 안되어서 며칠걸러 자꾸 이상한 일이 일어나니깐


동생은 아예 미쳐가는것 같았습니다


워낙 겁이 많아서 말이죠. -_-a



그 후론 미국에 돌아와서도 부모님 방에서 함께 자는 것 같더군요..


 



화장실도 혼자 제대로 못가구요... =_=


저두 시골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왜 나랑 있을 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지 이상하기도 했지만


한참을 헤어나지 못하는 동생을 보니 한 편으론 정말 다행스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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