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바다에서 부딪힌 무언가.

플토2016.01.25 14:14조회 수 1124댓글 0

    • 글자 크기


우리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다.

할아버지는 철이 들 무렵부터 배를 타 온, 진짜 어부 중의 어부다.

 


오랜 세월 바다 위에서 살아온 할아버지는,

바다의 대단함과 두려움에 관해 자주 잠자리에서 말해주시곤 하셨다.

 


개중에는 [집채만한 상어랑 7일 밤낮을 내리 싸웠다고!] 라던가

[회오리에 배가 말려 올라가 하늘까지 다녀왔단말이지.] 하는 터무니 없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어린 내게는 술에 거나하게 취해 새빨간 얼굴로,

말도 안 되는 무용담을 읊어대는 할아버지가 만화 주인공보다 몇배는 근사하게 느껴졌다.

 


그런 할아버지가 어느날,

평소와는 다른 진지하고 무서운 얼굴로 해주신 이야기다.

 


할아버지가 동료들과 고기잡이를 나섰다가,

갑자기 바다 한가운데서 배가 무언가에 올라타는 바람에 좌초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해도에는 그 근처에 암초나 섬이 있다는 정보는 없었다고 한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배 밑 상태를 확인하려 동료 한 명이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고작 허리 정도까지만 물에 잠기고 발이 바닥에 닿았다.

 


시험삼아 할아버지도 뛰어들자,

수심 1m 정도 깊이에서 발이 바닥에 닿았다고 한다.

 


거기서 주변을 좀 걸어다니며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감을 잡으려 했지만,

20m 가량 주변을 걸어봐도 계속 바닥이 보였다고 한다.

 


동료 중 한 명이 물속으로 잠수했다 올라와서는 적갈색의 울퉁불퉁한 바닥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발견되지 않았던 암초인가 싶기도 했지만, 이렇게 난데없이 튀어나와 있을리가 없다.

 


고래나 무슨 다른 동물의 시체인가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치기에는 커도 너무 컸다.

여러 의견을 나누던 도중, 동료 중 한 명이 불쑥 중얼거렸다.

 


[이거 혹시 우미보즈(海坊主, うみぼうず)라는 거 아닌가..?]

우미보즈란 먼 옛날부터 전설로 내려오는, 어부들에겐 공포의 대상인 바다 괴물의 이름이다.

 


평상시라면 웃어넘길 소리지만, 눈앞의 모습을 보고는 그렇게 태연히 있을 수가 없다.

할아버지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 사이, 처음 말을 꺼낸 동료가 뱃머리에 주저앉더니 온 정신을 다해 경을 외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를 포함해 나머지 동료들도 뒤따라 배에 올라타고서는, [나무아미타불..] 하고 외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마음 속으로 [집에 돌아가고 싶어! 살아 돌아가고 싶어!] 라고 계속 바랐다고 한다.

 


그 염불이 효과가 있었는지 어땠는지는 몰라도, 잠시 뒤 우지끈하고 큰 진동이 배를 뒤흔들었다.

그리고는 곧 배가 올라타있던 '무언가' 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공포에 질린 할아버지와 동료들은 고기잡이를 내팽개치고 서둘러 항구로 향했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들이 보고 온 것을 이야기해도 믿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 후에도 할아버지는 여러번 같은 곳에서 고기잡이를 했지만,

그 '무언가' 를 만난 건 그 때 한 번뿐이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게 뭐였는지 알고 싶었다만.. 결국엔 단념했다. 그건 분명 인간이 관계해서는 안 되는 것일게야.]

지금도 현역인 할아버지는, 고기잡이에 나설 때면 반드시 불단 앞에서 손을 모아 빈다고 한다.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풍어가 되기를, 그리고 두 번 다시는 그것과 만나지 않기를..

 


출처 : VK's Epitaph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107 2CH 미스테리 로어(도시전설)2 티끌모아파산 3855 1
1106 2CH 할머니가 한 일1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3640 1
1105 2CH 마왕도 쓰러뜨렸고, 돌아갈까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3528 2
1104 2CH タクシーに乗せた女(택시에 태운 여자손님)1 Lkkkll 3512 1
1103 2CH [2ch 막장] 초등학교 때, 나를 괴롭히던 양아치를 부추켜서...3 title: 금붕어1ss오공본드 3482 2
1102 2CH 6.25전쟁 라디오 괴담6 title: 잉여킹아리수드라 3391 8
1101 2CH 마츠오카 신야 실종사건2 형슈뉴 3347 1
1100 2CH 지진4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3283 4
1099 2CH 예전에 무인도에서 겪었던 섬뜩한 경험2 title: 다이아10개나는굿이다 3270 1
1098 2CH 일가가 전멸한 이야기2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 3228 3
1097 2CH 사이비종교에서 신앙생활했던 사람이다1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3219 1
1096 2CH 北海道のヒグマ(북해도의 불곰 1부)2 Lkkkll 3129 2
1095 2CH 영혼조차 접근하지 않는 집단1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3076 2
1094 2CH 새벽에 잠 안올때 읽으세요1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3063 3
1093 2CH [스레딕] 자살하다 살아남은 사람이 겪은 이야기3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 2971 1
1092 2CH 세상을 떠도는 어둡고 이상한이야기1 title: 하트햄찌녀 2918 3
1091 2CH 실시간 룸메 죽이기5 Lkkkll 2890 1
1090 2CH [2ch] 귀신 보고 싶다는 애들 정신차려라.3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2862 3
1089 2CH 저주 대행 아르바이트2 여고생너무해ᕙ(•̀‸•́‶)ᕗ 2758 1
1088 2CH [2ch괴담] 택배1 화성인잼 2751 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 5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