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꿈에서 본 광경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2021.06.22 19:20조회 수 489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꿈에서 본 광경 

내게는 어릴 적부터 꿈을 꾸면 보게 되는 광경이 있다.


다리 건너 보이는 오솔길.


그 너머에는 낡은 신사가 있다.




오솔길을 걸으면 발밑의 자갈이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나무로 된 신사 앞 기둥문.


인기척 없는 신사에, 자갈 소리와 강물 소리가 들려와 거기에 있으면 어쩐지 무척 행복한 기분이 된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난 후, 나는 스스로를 분석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마 내가 가지고 있는 불안감이 그런 꿈을 이끌어냈으리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집은 내가 아기일 무렵 이혼해, 나는 아버지와 같이 자라났다.




생후 6개월 무렵에 이혼을 해서, 나는 고모 밑에서 1달 차이로 태어난 사촌여동생과 같이 자랐다.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난동을 피우는 사람이었지만, 시골인데다 장남의 권위가 어마어마하던 시절이라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나 역시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맞고 자랐고, 술병으로 얻어맞는 일도 허다했다.




그랬기에 꿈에서 나오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 경치는, 누군가의 보호를 원하는 생각에서 나 자신이 만들어 낸 것이라 생각했다.



신이 머무는 신사를 그리며, 나를 지켜줄 신을 구하면서.


그런데 내가 사회인이 되자마자, 고모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다.




아버지는 내게 알리지 말라고 했던 듯 했지만, 고모가 몰래 알려주신 것이었다.


이미 장례식까지 다 끝난 듯 했지만, 어머니에 대해 마지막으로 알 수 있을 기회라는 생각에, 나는 어머니의 고향인 도호쿠로 향했다.


거기서 처음으로 어머니의 사진을 봤지만,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외할머니와도 처음 만났지만, 그립다는 생각보다는 어쩐지 실망스러웠다.


사진을 처음 보자마자 "아, 어머니구나..." 라고 생각하며 눈물이 왈칵 쏟아질거라 기대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 날은 어머니의 고향집에서 묵게 되었다.


저녁 무렵, 외할머니가 권해 같이 인근에 산책을 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본 적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강이 흐르고 그 너머에 한 줄기 뻗어있는 오솔길.


그 곳을 눈으로 더듬어보니, 저 너머에 꿈에서 몇번이고 보아온 신사가 있었다.


놀라 외할머니에게 묻자, 어머니는 첫 출산이기에 고향으로 내려와 나를 낳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매일 같이 이 신사 주변에 산책을 왔었다고 했다.


내가 그 마을에 있었던 건 생후 2개월까지일 뿐, 그 후 단 한 번도 찾아온 적은 없었다.


6개월째 될 무렵에 부모가 이혼했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찍힌 사진 한 장 남김없이 내다버렸다.




생후 2개월 된 아기는 대개 시력도 완전치 못할 터이다.


내가 도대체 어떻게 그 신사를 기억하고 있었는지, 정말로 기이하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거기를 걸으면 귀에 익은 자갈소리와, 강물이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눈 앞에는 오래된 신사가 우뚝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머니의 사진이나 외할머니 얼굴을 보고서도 별 생각이 들지 않았던 나였지만, 어째서일까, 그 신사를 걸으면서 엉엉 울고 말았다.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629 실화 귀신보다 인간이 더 무섭다2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 9098 1
13628 실화 내친구는 귀인(귀신보는친구) 3-1탄8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9088 3
13627 실화 복숭아 먹으면서 들은 우리 할머니썰.txt12 형슈뉴 8999 7
13626 혐오 일본에 있는 매미 붙은 공중전화6 title: 하트햄찌녀 8995 2
13625 실화 귀신과 10년째 동거하는 여대생입니다 93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8963 3
13624 기묘한 튀르키예 지진 전 하늘에 떴던 기이한 구름4 title: 하트햄찌녀 8950 3
13623 혐오 (사진주의)관리상태가 매.우. 심각한 시신안치소13 title: 하트햄찌녀 8936 4
13622 미스테리 저승사자 관련썰2 title: 하트햄찌녀 8928 2
13621 실화 밤만되면 귀신이 찾아온썰3 title: 투츠키7이번주로또1등내꺼 8912 2
13620 혐오 목숨을 걸고 카르텔의 잔혹함을 폭로하는 여성블로거 아리가리똥 8908 1
13619 실화 중학생 때 만난 무당 모녀4 title: 하트햄찌녀 8897 2
13618 실화 흉가 (실화)2 title: 투츠키7이번주로또1등내꺼 8891 3
13617 실화 길에서 주운 흔들의자2 우다 8842 2
13616 실화 수호령? 수호견?3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 8831 2
13615 사건/사고 신정동 엽기토끼 살인사건 김선우5 title: 하트햄찌녀 8826 1
13614 실화 유흥주점 청산가리-21 형슈뉴 8790 4
13613 실화 무기고의 그녀2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 8767 1
13612 전설/설화 조선시대의 식인괴조 호문조1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8758 2
13611 실화 근무중 실화2 title: 다이아10개나의라임오지는나무 8749 2
13610 기묘한 역대급 공중파 귀신5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8734 0
첨부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