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현몽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6.02.01 16:14조회 수 971댓글 0

    • 글자 크기


저는 미국에 거주 중인 교포입니다.

2007년쯤, 한국으로 치면 제가 고등학교 2학년일 무렵 저희 지역 한인계를 발칵 뒤집은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어느 한국 학생이 사망한 것입니다.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잘생기고 키가 커서 인기가 많았던 형이었습니다.

그 형을 A라고 하겠습니다.

제 나이 또래부터 형 또래까지, 당시 그 지역에 살던 한인들 사이에서는 A형의 이름과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었죠.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 A형이 제 친형과 가장 친해던 친구들 중 한 명이었다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사고가 나기 한 달 전쯤, A형과 제 형은 말다툼 끝에 사이가 소원해졌고, 서로 만나기를 꺼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고가 일어나기 며칠 전부터 언제나 밤 늦도록 피씨방, 술집, 노래방 등을 전전하며 놀고 다니던 A형이 느닷없이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느닷없이 가기 싫어하던 교회에도 열심히 나가기 시작하고, 가족들에게 [그 동안 내가 너무 잘못 살아온 것 같다. 아버지도 안 계시고 집안에 남자라곤 나 혼자이니 꼭 성공하겠다.] 라고 말하는 등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또 몇몇 친구들에게 [B(제 친형입니다.)와 어서 화해하고 싶다. 내가 너무 잘못 한 것 같아 미안하다.] 라는 말을 사고 나기 이틀 전에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A형에게 사고가 났던 날 새벽, 저희 아버지가 이상한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

몇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께서 아주 어두운 표정으로 아버지를 계속 바라만 보시는 꿈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할머니를 뵙고 너무나 반가웠지만, 그 표정이 마음에 걸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아버지의 머릿 속에 형 얼굴이 떠오르더니, 계속 머릿 속에서 맴돌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무작정 엉엉 울며 할머니를 붙잡고, [B는 안 됩니다, 어머니. B를 데려가지 마세요.] 라고 비셨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보시며 한참을 가만히 계시다 연기처럼 사라지셨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눈물에 베개가 흠뻑 젖은 채 소스라치며 잠에서 깨어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잠에 들지 못하시고 뒤척이시던 도중 형이 집에 들어와 안방문을 열고 아버지께 다가왔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황급히 무슨 일이냐고 다그치셨습니다.



그러자 형은 [아버지... A가 죽었대요...] 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사고가 난 차에서 A형은 오른쪽 뒷좌석에 앉아 있었고, 차 안에는 모두 4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부주의로 인해 다른 차선의 차를 피하려다 커다란 나무를 정면으로 들이받은 사고였습니다.

차가 폐차 처리될 정도로 참혹한 사고였지만, 이상하게도 A형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가볍게 찢어지거나 타박상 정도로 그쳐 1주 내지는 2주 정도 입원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정면에서 나무를 들이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오른쪽 뒷좌석에 앉아 있던 A형만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습니다.



돌아가신 분이 현몽하셔서 이러저러한 일이 일어날 것을 알려주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것이 우리 집안에서 일어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그 때를 아는 것처럼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 역시 되새겨주는 일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A형의 장례식은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어서 생전에 찍은 사진으로 영정을 대신했는데, 그 사진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환한 미소를 띄고 있어 장례식에 참여한 사람들을 더욱 슬프게 했었다고 합니다.


기묘하리만치 신기한 2가지 사건이 얽힌 저의 추억입니다.

===========================================================================
댓글 중

음...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사람은 죽기전에 변한다는 말이 있다
A는 평소와는 다르게 착실한 삶을 변해가고 있다.
옛말에 비추어 A는 죽을 운명이었다...
A는 B와 화해를 하고 싶다.
만약 A와 B가 화해를 했다면 B역시 그 차안에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할머니는 B의 수호령적인 존재로(혹은 일종의 저승사자격) B를 데려가려(혹은 지켜주려) 했던 것이다.
B는 A와 같이 저승에 갈 운명이었으나 아버지의 간절한 바램과 더불어 할머니 수호령의 도움으로 죽음에서 비껴날 수 있었다(혹은 아버지의 간절한 바램으로 B를 데려가려는 할머니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

정도로 상상해봅니다 (조금 억지스러운가요??)

-ps 한사람의 죽음을 여담삼아 언급하는 점이 죄송스럽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글자 크기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190 미스테리 좌우 대칭에 집착하던 친구4 title: 하트햄찌녀 11491 3
13189 실화 가방찾던 여자5 title: 하트햄찌녀 9895 3
13188 실화 주인집 아저씨5 title: 하트햄찌녀 9861 2
13187 혐오 어미 지네와 새끼들2 욕설왕머더뻐킹 10484 3
13186 사건/사고 버스 멈추자 뒷바퀴에 머리 들이밀었다…소름돋는 남성7 title: 하트햄찌녀 10689 4
13185 실화 비 오는 날 들어갔던 무당집3 title: 하트햄찌녀 9899 3
13184 사건/사고 홍콩 아이돌 공연 중 대형사고10 title: 하트햄찌녀 11157 3
13183 기묘한 교통사고 당하신 아빠를 도와주신 조상님3 title: 하트햄찌녀 10541 2
13182 실화 한국에서 정신병원에 강제로 갇힌 네팔 여성이야기6 title: 하트햄찌녀 10378 2
13181 사건/사고 멕시코 승무원이 경험한 실제 사건7 title: 하트햄찌녀 11656 3
13180 혐오 약혐) 숲에서 자살하면 안되는 이유5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독도는록시땅 9758 2
13179 혐오 혐주의) 이빨이 너무 아파 치과에 간 결과6 title: 금붕어1현모양초 9455 2
13178 기타 한국 산속 나폴리탄 괴담3 title: 양포켓몬반지의제왕절개 9115 4
13177 사건/사고 디시 우울증갤러리 여고생 자살사건6 title: 하트햄찌녀 10033 1
13176 사건/사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형수5 title: 이뻥태조샷건 11861 4
13175 기타 이정도는 되야 귀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물리학자2 title: 연예인13사자왕요렌테 9790 2
13174 사건/사고 (한문철) 고 배승아(9세) 사망사고8 title: 하트햄찌녀 12818 5
13173 사건/사고 진짜 충격적인 여수 층간소음 살인사건5 title: 하트햄찌녀 11540 3
13172 미스테리 귀신이랑 베개싸움 한 꿈3 title: 하트햄찌녀 13646 5
13171 실화 무당집에서 알바한썰2 title: 하트햄찌녀 12758 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