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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4인 기숙사

title: 투츠키71일12깡2021.07.13 15:29조회 수 476추천 수 1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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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일입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해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수업 마치고 자습 및 야간학습이 끝난 후엔 바로 기숙사에서 자는 식이었죠.

기숙사 한 방에는 4명씩 생활했는데, 나중에야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부모님과 떨어져서 생판 모르는 아이들과 같은 방을 쓰려니 정말 어색했었습니다.


입학하고 며칠 지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 날도 어색하게 인사하고 각각 침대에 누워져서 잘 준비를 했습니다. 

기숙사 각 방에는 2층 침대가 두 개씩 있어서 4명이서 잘 수 있었는데요, 

갑자기 제 위층에서 자던 아이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잘 들어보니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교가였어요. 

뜬금없이 들리는 교가가 갑자기 우스워져서 다른 애들도 킥킥 웃으면서 교가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죠. 

그나마 유일한 공통사 중의 하나였기 했고.


당연히 여자 넷이 떼창을 하니 밖에서도 저희 소리가 들릴 수밖에 없었겠죠. 

이윽고 기숙사 사감샘이 오셔서 조용히 하라고 혼내고 가셨습니다.


웃으면서 다시 자려고 하는데, 아까 처음에 노래 불렀던 아이가 '**산 푸른 기상~ 가슴에 안고~' 

...이렇게 다시 교가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피곤하기도 했고 아까 혼난 것도 있어서 이번엔 아무도 따라 부르지 않았습니다. 

계속 노래소리가 들리는데, 위층 침대 아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는 저를 보면서 말했습니다.


"노래 그만 좀 불러~ 잠 좀 자자"


저를 포함한 다른 아이들은 당황했습니다. 갑자기 노래 부르던 애가 일어나서 역으로 화를 내니까요. 


분위기가 완전 이상해졌죠. 

그 친구의 자다 일어난 목소리하며, 친하지도 않은 애가 그런 식으로 장난칠 일도 지금 생각해보니까 이상하고……. 


그냥 서로 아무 말 없이 이상해진 분위기 속에서 누워있는데, 다시 2층 침대 쪽에서 교가를 허밍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순간 짜증이 확 났습니다. 

따지고 가야겠다- 생각하고 불을 켠 순간, 저희는 모두 소리 지르면서 뛰쳐나왔습니다.


제가 있던 2층 침대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방에는 4명이 아니라 3명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복도에 나오는 저희도 3명 뿐. 


저희 비명소리를 듣고 사감 샘이 오셔서 방을 확인해주셨지만 3명밖에 없었습니다. 


확인해보니 원래 그 자리에 자야하는 친구는 중학교 때 부터 알던 친구가 쓰는 방에 몰래 같이 자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날은 어떻게 잠을 잤는지 모르겠습니다. 뜬 눈으로 지새다가 새벽에 겨우 잠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그 허밍소리를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후에도 가끔씩 누군가 자리를 비우면 이상한 소리가 나곤 했습니다. 

방을 교체해달라고 했지만 남는 기숙사 방도 없었고, 이미 소문나버린 방으로 교체해줄 아이들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1명이라도 자리를 비운 채 잠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이상한 일은 없었으니까요…….


저희가 2학년으로 오르고 나서야 그 방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후배들한테도 종종 그 방의 이상한 괴담을 들리곤 했습니다. 

나중엔 학생 수가 적어져서 자연스레 그 방은 쓰지 않게 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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