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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자정의 방문자

title: 투츠키71일12깡2021.07.18 11:44조회 수 472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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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도 지난 일입니다.

때는 1993년 겨울, 그때 저는 천안 1공단에서 조그만 부품공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큰 공장 옆에 있는 조그만 2층 건물이었는데, 1층엔 생산시설과 기숙사를 2층에는 창고 등을 만들어두었고, 당시 저는 1층에 만들어 둔 숙직실에서 기거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밤 12시쯤 되었는데 2층에서 또각또각 구둣발소리가 났습니다. 

2층에 올라가려면 기숙사 밖으로 나가서 다시 사무실을 통해 올라가야 하는데, 사무실은 밖에서 잠겨있었습니다. 

창마다 방범창살이 튼튼하게 되어있는데 뜯긴 흔적도 없고 아무리 돌아봐도 누가 들어간 흔적이 없는데 2층에선 여전히 구둣발 소리와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2층 바닥이 마룻바닥인 관계로 1층 기숙사에선 그 소리가 너무나 또렷하게 들려왔습니다. 

2층엔 창고를 비롯한 방이 몇 개 있었는데 별다른 물건은 없고 잡동사니 밖에 없습니다. 

이상한 소리에 도둑인가 싶었지만 살펴보아도 아무도 없었기에 불안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튿날, 바로 옆 큰 공장 직원들에게 지난밤 얘기를 들려줬지만, 직원들은 내가 환청을 들은 거라며 믿지 않아했습니다. 

그런 얘길 들으니 왠지 꿈같기도 하고, 다른 곳에서 들린 소리를 착각한 거 같더군요.



그렇게 하루가 지나 또 밤이 되었습니다.

 정확히 11시 50분쯤 되자 다시 또각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아주 콩콩대는 소리며 문을 세게 여닫고 달그닥거리기까지 했습니다.


밖에서 누구냐고 고함을 지르자 잠시 소리가 멈췄습니다. 

겁이 없던 젊은 날의 저였지만 슬그머니 무서운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도 아니고 이틀씩이나 그러니…….


그 이튿날 큰 공장 직원들과 또다시 2층에 올라가 봤습니다. 먼지가 뽀얀 방엔 아무도 들어간 흔적이 없었습니다. 

누군가 왔었더라면 먼지가 그대로 있지 않았겠지요.


그날 거래처에 갔다 오는데 공장 입구 큰길에서 무당이 거리제를 지내고 있었습니다. 

작은 상위에 촛불과 몇 가지 과일, 그리고 조그만 구두 한 켤레를 올려놓고.


그래서 슈퍼 아주머니한테 그 까닭을 물으니 '아니 총각 몰랐어? 그저께 여섯 살짜리 여자애가 이 자리에서 교통사고로 죽었잖아'하시는 거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공장까지는 20M밖에 안되는데…….


그날 밤부터는 2층에서 구두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때 겪은 일을 생각하면 어린 아이의 영혼이 안쓰러운 뿐입니다. 

그래도 좋은 곳으로 갔겠지요. 

너무나 생생히 겪은 일이라 지금도 가끔 그때 일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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