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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경주 콘도에서

title: 투츠키71일12깡2021.07.18 11:44조회 수 1684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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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쯤 전 겨울, 경주에 있는 유명 콘도를 빌려 1박 2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경주까지 다녀오면서 겪은 일입니다.

경주는 수학여행으로 3번이나 이미 다녀왔고 가족이랑도 갔던 데라 사실 새로울 건 없었죠. 

기억을 더듬어 보면 9명이 같이 갔던 것 같아요. 같이 단기 알바 하면서 친해진 상태라 뒤풀이로 생각해 낸 여행이었습니다.


차를 대절해서 그냥 보고 싶은 곳 편하게 둘러보다가 콘도에 들어왔습니다. 


콘도는 방이 2개였어요. 큰 침대가 있는 방 1개, 작은 방 1개, 넓은 거실, 부엌, 화장실. 

화장실은 현관 쪽에 있었는데 작은방과 마주보고 있었죠. 그리고 현관과 작은방 사이에 현관이 있었고요. 

그 마주보는 면에 작은방에 난 창문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집 밖으로 난 창이 아니라 옛날식으로 나무와 종이로 만들어진 창문. 종이는 하얀 종이라 투명하지 않았고요.



우리는 고기 구워먹고 군것질하고 놀았죠. 

약간 취해서 밑에 내려가 아케이드에서 게임도 하다 오고 근데 제가 좀 빨리 취하고 빨리 깨는 체질이에요. 

소주1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는데 또 금방 깨서 또 마시거든요.


그날도 총 3잔 쯤 마셨으려나? 취하고 그냥 정신없다가 결국 작은방에서 잠들었어요. 

중간에 깨보니까 옆에는 후배 한명이 잠들어 있고요. 

발밑에는 선배가 내 발과 얼굴을 마주하고 잠들어 있었고요. 주위가 고요하기에 다 자나보다 하고 잤어요. 


나중에 알아보니 몇은 침대가 있는 방에, 몇은 거실에서 자고 있었죠.



방은 온돌방이라 뜨끈뜨끈했어요. 겨울이고 그런 방에서 자면 전 너무 좋아하는데 그날은 몇 번씩 자다가 깼어요.


전 온돌방이랑 이불속에서는 한기를 느낀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그랬어요. 깰 때마다 한기를 느꼈죠. 

제 등 뒤에서 누가 일어나는 느낌도 함께 받았죠. 

전 당연히 아까 자고 있던 후배가 화장실 가나보다 하고 생각했고 그리고 일어났을 때마다 전 문이 열린 걸 보았어요. 

그런데 계속 그러니까 이상하잖아요. 항상 누군가 일어나는데 소리도 잘 없고…….



또 일어나서 나가는 지 뒤에서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져서 옆을 돌아보니 후배는 자고 있더군요. 근데 문은 또 열려있고. 

잠결에 또 누가 우리 둘 사이에서 자다 나갔나보다 했죠. 근데 계속 왔다 갔다 하고. 전 단순히 생각하고 잠들었어요.


새벽에 누가 저한테 전화를 하더군요. 진동으로. 제 옆에서 자고 있던 그 후배예요. 새벽 여섯시네요.


그래서 전 장난하나보다 하고 안 받았어요. 그리고 문을 보려던 차에 그 현관 쪽 창문에서 계속해서 양옆으로 움직이는 그림자를 봤죠. 

분명 사람형상이었어요. 그림자라 생김새는 없지만 작았어요. 키도 작고 얼굴, 몸집도 작고. 주위는 고요하구요. 

그 때는 언뜻 후배 중 누구겠지 라고 편하게 생각해 버리고 다시 잠을 청했어요. 그 후배도 키가 작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후배 머리는 많이 길었습니다. 제가 본 건 남자 바가지 머리 같은 모양이구요.


다시 일어났을 때 7시 반, 아까 전화했던 후배는 아침밥 준비하고 있었어요. 

새벽에 왜 전화했냐고 물어보려다가 아침밥 준비하는 게 바빠 보여서 묻지 않았어요. 밥을 먹고선 별 일 없이 다시 서울로 향했습니다.

서울로 가 도중, 밤에 제 옆에서 잤던 그 후배가 말을 꺼냈어요.


"언니 저 어젯밤에 무서워 죽을 뻔 했어요."


그 후배 말이 잠을 자고 있는데 계속 문이 열렸다고 하네요. 사실 그 문 그렇게 잘 열리는 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문 있잖아요, 스르륵하고 느슨하게 있다가 열리는 문……. 근데 그 문은 이상이 없었어요.

그 후배는 처음에 제가 계속 화장실 가면서 문을 열고 가는 줄 알았대요. 

그런데 옆을 보니까 제가 자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가 그 후배도 그 똑같은 그림자를 봤어요.


양 옆으로 움직이는 그림자. 화장실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저와 다르게 정신이 번쩍 든 후배는 오히려 너무 무서워서 눈으로 확인하려고 나갔대요. 

이걸 확인해야 잠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죠.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고 하네요. 

결국 그 후배도 키가 작은 또 다른 후배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 아이를 확인하러 갔더니 침대 방에서 자고 있더래요.


갑자기 온 몸이 소름이 돋으면서 너무 무서워진 후배는 콘도 로비로 나갔고 한참 배회하다가 두려움이 좀 사라지자 다시 들어오려고 했는데 카드키를 안 가져왔던 거죠. 그래서 저한테 전화했던 거구요. 그런데 그 시간에도 그 그림자는 여전히 거기 있었고요.

둘이 겪은 게 너무 일치해서 신기했고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더군요. 

무슨 변고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괜히 등 뒤를 돌아볼 수 없게 만드는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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