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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무당이되고 기억에 남는 손님들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6.02.21 14:31조회 수 2955추천 수 5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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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년전에 초등학교2학년짜리 여자애를 데리고

오신 손님이 계셨어요. 애가 이상해서 여기저기

무당집을 전전했는데 다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더군요. 그러던찰나 우연찮게 제 얘기를 듣고

오신 손님이였지요. 당시 저는 년차도 오래되지

않았고 신딸을 낼 생각이 아예 없었기에 애만

봐주고 돌려보낼 생각이였죠.

근데 몇날며칠을 찾아오시더라구요.

당신딸 죽게 냅둘거냐 하시면서요.

결국엔 애를 일단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림을 해주겠노라 해놓구서 이것저것 일에 관련된

얘기들을 진행중이였죠.

잘 진행되는가 싶었는데 금전적인 부분에서 제가

말한 금액보다 돈을 더 불렀다는거예요.

본인 신랑한테요. 그러면서 신랑한테 전화오면

자기가 말한 금액으로 얘기를 해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왜 그래야하느냐고 했더니 자기가

개인적으로 돈이 필요해서 그런거니까 그냥 그렇게

해달라는거죠. 어이도 없고 기가막혀서 시작도

전부터 딸을 상대로 이러고 싶냐면서 제가 화를

냈더니 오죽하면 그러겠냐고 함서 모르는 척

넘어가달라고 하더라구요.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두번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도 말것이며 딸애의 인생을 생각하라고

했죠. 그 후로도 여러차례 전화도 오고 찾아도

왔지만 거들떠도 안보니 이제는 오지 않죠.

가끔 그 아이가 생각도 나고 아무탈없이 잘 크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그애의 경우는 정말 엄마라는 사람이 애 망치는

케이스죠. 좋은쪽이던 나쁜쪽이던요.


2.이분도 몇년전에 저에게 점사를 한번 보고 가셨는데

매해 신년이 되면 찾아오시는것도 아니고 전화로

당연한듯이 올해는 어떨거같냐를 시작으로 벌써

육년째 물어보고 계시죠. 저도 야박하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잠깐씩 응대를 해주는데 점점 요구사항이

커지면서 시기별로 전화를 하더라구요.

슬슬 저도 화가 나기 시작할 무렵 한소리 했죠.

너무하시는거 아니냐고..몇백,몇천을 주고 굿을

하신 손님들도 당신처럼은 안한다고 했죠.

그랬더니 한다는 소리가 오만원씩이나 주고 점을

봤는데 당연히 평생 봐 주시는거 아니였나요?

이러는데 정말 앞에 있었음 죽빵을 날리고 싶은..ㅠ

그냥 저도 짜증나서 난 당신의 전용 무당도 아니고

요즘 신기 다 떨어져서 점사도 안나온다 했어요.

그래도 전화 오는건 함정이네요.


3.이건 좀 슬픈데요.저만 슬플 수 있어요.

서른일곱살 되신 여자 손님이 오셨어요.

신랑이 하늘의 별이 되기전에 전화로 점사를

보신 손님이였는데 직접 오셨더라구요.

어지간하면 굿같은건 하란 소리 안하는데

진오귀굿은 꼭 할수있으면 하라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손님한테 조심스레 얘길 꺼냈죠.

젊은나이에 망자가 된것도 서러우니 생각해봐라고.

그리고 그 손님이 가시고 그날 저녁에 자려고

누웠고 곧 잠이 들었죠.

저는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언니가 말하길

어제 저녁 생각나? 이러더라구요. 뭐?

이랬더니 제가 자다말고 일어나서 갑자기 막

울더래요. 언니가 놀라서 왜그러냐고 했더니

제가 다른사람 목소리로 내마누라가 끓여주는

차돌박이가 들어간 된짱찌개가 먹고싶고 ㅇㅇ도

보고 싶다면서 막 울더래요.

전 꿈인줄만 알았거든요.금전적으로 부담될까봐

손님한테 전화도 못하고 어쩌나하고 고민하던

차에 그손님한테 전화가 오더라구요.

울면서 신랑이 꿈에 나왔는데 차돌박이가 들어간

된장찌개가 먹고싶다면서 울더래요. 큰딸 이름을

부르면서 조등학교 입학식도 못봐서 미안하다고..

저도 울고 손님도 울고..사실대로 얘기했죠.

어제 이런일이 있었다고요..

지금은 그손님과 언니,동생 사이네요.


4.이 손님 얘긴 좀 웃긴데요.ㅋㅋㅋ

저는 예약 아니면 절대 점사를 봐주질 않아요.

근데 하루는 지나가던 손님이 벨을 누르네요.

아무생각없이 문을 냅다 열었는데 앞에 서 계신

여자분이 너무 무섭게 생긴데다 딱 나 무당

이렇게 얼굴에 써 있는거예요.

그래서 일단은 문을 열었으니까 무슨일이세요?

했죠. 당연하게도 저쪽에선 점보러 왔는데요.

이러겠죠. 제가 지금 집주인 없다고 뻥쳤어요.

무서워서요.ㅋㅋㅋ 그리고 문을 잽싸게 닫을라고

하는데 이손님이 문을 잡고 안놔주는거예요.

힘도 드럽게 쎄구요..결국 집으로 들어와서

점사를 봐 드렸어요.

나중에 왜 뻥쳤냐고 물어보시길래 무서웠다고

했더니 "귀신 잡는 무당이 이렇게 소심해?"

이러시는데 저도 창피하더라구요.ㅋㅋㅋㅋ

지금은 저 손님이 제 신도 중 최고의 신도죠.

5.일본에서도 점사를 보러 오시는데요.

통역이 없어도 어차피 일어가능하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가 아주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통상적으로 쓰는 역마살 이라든가 도화살 이라든가

이런걸 일어로 쓸일들이 없다보니 제가 모르는거죠.

일단은 최대한 듣기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드리긴

했는데도 손님들 가시고 나니까 저의 자만이

너무 창피스럽더라고요. 그리고 눈에 들어온것이..

그 무당들이 쓰는 책이 있어요. 거기에 한문으로

적혀 있는거죠..얼마나 제 자신이 우습던지요.

내 자신이 이럴진데 내가 이 자리에 앉아서

상담해 줄 자격이 과연 있는가? 하면서 고민을

한적도 있네요.


6.작년에 일본 치바로 터고사 지내러 갔어요.

거기에 네살짜리 꼬마 남자애가 있는데 유독

저를 따르는거예요. 근데 가만 보니 이애가

영안이 좀 트였더라구요. 애엄마한테 물어보니

집에서 자주 귀신 보인다는 소리를 한다네요.

터고사 지내면서 주변에 있는 잡신 쳐내놓고

나니까 애는 괜찮아졌는데 그 과정에 있어서

제가 무섭더라구요.ㅋㅋㅋ

나도 무서운데 이 꼬마애는 아무렇치도 않게

있으니까 좀 뻘쭘하더라구요.

나중에 제가 "토시아키쿤 저런거 보이면 무섭지

않아?" 이랬더니 꼬마가 저한테 "젠젠 무섭ㅈㄱ

않아. 이모는 무서워?" 이러는데..할말이

없더라구요. 창피해서요.

나중에 한국에 있는 제 신당에도 인사차 오셨는데

꼬마애가 갈때 신발을 신다 다시 벗더라구요.

그러더니 신당으로 들어가서 두손을 곱게 모으고

"가미사마,오네가이시마스" 이러는거예요.

"신령님,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의미거든요.

정말 애들 눈에는 뭔가가 보이나봐요.

쓰다보니 제 창피한 얘기들만 가득이네요.

어디가서 무당이라고 말 못허것네..창피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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