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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가 심한 여자친구

title: 연예인1오바쟁이2021.09.14 06:44조회 수 579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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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으로 질투를 하는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다.


상냥하지만 묘하게 부정적인데다 외로움쟁이였다.


내 휴대폰이 울릴 때마다 누구에게 무슨 용건인지, 집요하게 캐묻곤 했다.




휴일에는 반드시 함께 있어야만 했고.


어쩔 수 없는 일이 생기거나 하면, 10분에 한번꼴로 연락이 계속 온다.


내 모든 행동을 관리하고 싶어했다.




또, 내가 다른 여자와 이야기하는 걸 결코 용납하지 않았다.


이웃사람한테 인사하는 것조차.


레스토랑 같은데를 가도 종업원이 여자면 꼭 여자친구가 주문을 했다.




친하게 지내던 누나가 있었는데, 그 누나도 여자친구한테 시달리다 연락을 끊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여자친구네 가족한테 상담을 해봤다.


[우리 아이는 전에 사귀던 남자한테 차이고 정신적으로 많이 불안해졌다네. 그래도 자네랑 사귀고 많이 안정을 찾은거야. 조금 이상한 구석도 있겠지만, 불쌍한 아이니 지켜봐 주게나.]




언중유골.


더 이상 딸이 이상해지지 않게 하라는 것처럼 들렸다.


경찰로 일하는 친구에게도 상담을 해봤지만, 실질적으로 사건이 터지지 않는 이상 공권력이 어찌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답만 돌아왔다.




그러나 더 이상 돌봐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이야기로 풀기에도 너무 늦었고.


더 이상 같이 있다간 내가 미칠 것만 같았다.




여자친구네 집에 가, 가능한 한 온건하게 돌려서 이별 이야기를 꺼내봤다.



그러자 여자친구는 사람 같지 않은 형상으로 내게 달려들었다.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설득을 시도했지만, 여자친구는 집요하게 내 눈알을 뽑아내려 들었다.




겁에 질린 나머지, 나는 여자친구를 냅다 밀치고 말았다.


멀리 나가떨어진 여자친구는, 일어나더니 부엌으로 뛰어들어갔다.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오한이 온몸을 휘감았다.




나는 맨발로 여자친구 집에서 뛰쳐나왔다.


엘리베이터를 안절부절 기다리고 있는데, 여자친구가 문을 부수듯 박차고 나왔다.


맨발에, 손에는 식칼을 든 채.




그걸 보자마자 엘리베이터는 포기하고 계단을 향해 뛰었다.


아파트 계단을 구르듯 달려 내려왔지만, 바로 뒤에서 쫓아오는 여자친구 발소리가 들려왔다.


1층 현관에서 주차장까지 가는 사이, 여자친구는 더욱 빨리 쫓아왔다.




필사적으로 달렸지만 귀에는 여자친구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바로 뒤에 여자친구가 왔다 싶은 순간 그대로 주저앉아 발을 걸었다.


여자친구는 내게 걸려 넘어져, 그대로 얼굴부터 아스팔트 위에 떨어졌다.




떨어트린 식칼을 발로 멀리 차고, 여자친구가 일어나기 전에 서둘러 내 차로 향했다.


주머니를 뒤져 열쇠를 꺼낸다.


문을 열고 안에 몸을 던진 후, 곧바로 시동을 건다.




후진해 방향을 돌리고, 주차장 밖으로 나가려 액셀을 밟으려는 찰나.


운전석 문이 덜컥 열렸다.


숨을 들이마시는 바람에 [히익...] 하고 꼴사나운 비명을 외치고 말았다.




여자친구를 차마 바라볼 수가 없었다.


쓰레기 소각로가 활활 타오를 적, 안을 들여다 본 적이 있었다.


여자친구는 그때 느꼈던 맹렬한 열기와 닮은 느낌이었다.




거의 반사적으로 액셀에 발을 올리고, 힘껏 밟았다.


여자친구는 문을 잡고 따라오며 내 이름을 절규하듯 외쳤다.


하지만 속도가 빨라지면서, 결국 손을 놓치고 말았다.




손톱이 벗겨진 듯, 운전석 문에는 피로 선이 그려졌다.


밤거리를 미친 듯 달리며, 나는 흐느껴 울었다.


그날로 짐을 정리해 친가로 도망쳤다.




그 후 두번 다시 그녀는 보지 못했다.


그녀한테도, 그녀의 친가에서도 전혀 연락이 없었기에 혹시 죽은 건 아닌가 두려워했지만, 다른 친구 말로는 별 문제 없이 잘 살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마음을 좀 놓은 나는, 원래 살던 아파트로 돌아왔다.




저녁식사라도 만들 요량으로 냉장고를 열자, 작은 상자가 들어있었다.


기분 나쁜 예감이 들었지만 열어봤다.


안에는 그날 여자친구네 집에 신고 갔던 구두가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그리고 편지봉투가 하나.


그걸 보자마자, 그날 느꼈던 공포가 되살아났다.


심장은 갑자기 날뛰고, 입안은 바짝바짝 말라 기분 나쁜 맛이 느껴졌다.




가빠져가는 호흡을 간신히 달래며, 조심조심 봉투를 열어보았다.


안에는 편지가 아니라 딱딱한 꽃잎 같은 게 들어 있었다.


손바닥에 올려진 그것이 벗겨진 손톱 10개라는 걸 알아차리자마자, 나는 비명을 지르며 내던졌다.




당황해 친구에게 연락을 하려 했지만, 집 전화는 신호가 가질 않았다.


자세히 보니 전화선이 끊겨 있었다.


목 안에서 이상한 신음을 내며, 충전기에 꽂아둔 핸드폰에 손을 뻗었다.




동시에 전화가 왔다.


여자친구에게서.


아까 전 손톱처럼, 나는 기겁해 핸드폰을 내던졌다.




넋을 잃고 주저앉아 있는 내 뒤에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빨리 나와.]








티스토리 블로그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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