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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산장에서 만난 할머니

백상아리예술대상2021.09.21 11:37조회 수 622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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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저 조땠음...ㅠㅠ

지금 할 일이 산더미...매일 열다섯 시간씩 일하는 와중에 맘 좀 가라앉히려고 썼던 글인데....

반응이 너무 좋네요...

근데 문제인건...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기쁘고...

뭐랄까...음...스타가 된 기분? 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쫄깃쫄깃함 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의 호응에 중독 됐음...다 꺼낼꺼임....

간, 쓸개, 맹장까지...아...맹장은 이미 꺼냈다는;;;

 


이번일은 제가 겪은 게 아니여서...실화란 장담은 못드림...물론 실화라고 들었지만..

제 큰형님의 지인이 겪으신 이야기구요 이미 30여년이 지난 얘기여요..

왜 갑자기 제 얘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쓰냐!!!

악플러들은 자작할 시간이 필요해? 라고 말할 것 같은데 ㅋㅋㅋ

제 얘기 다 끝나면...떠나야 하잖아요 ㅠㅠ

그래서 중간 중간에 하나씩 껴넣기로 했어요 ㅎㅎㅎ

집중도를 위해 1인칭으로 할께요..제 이야기인 마냥..

일은 개나 줘버리고 3탄 고고!!

 


-------------------------------------------------------------

 



난 산을 굉장히 사랑해..

 


고등학생 때부터 산을 탔으니 이미 십 수년이 지났어

 


이제는 나름 베태랑.....산악회 모임에서 장을 맡고 있지..

 


이번엔 나를 비롯한 운영진 친구들만 모여서 우리끼리 단합도 할 겸 등산을 가기로 했어.

 


물론 이 친구들도 나름 베태랑들이지..

 


나를 비롯하여 다섯명의 대원들이 도착한 곳은 한국에서도 산세가 제일 깊다는 지리산!!

 


하지만 우린 이미 한국에 안 가본 산이 없었던 데다가, 솔직히 산세가 깊다곤 하지만 우리가 이산에 와 본 것만 해도 열 번 가까이 될 듯해... 어디가 어딘지 뻔 하잖아??

 


그때 대원 B가 제안을 하나 하더군...

 


지도는 버리고 등산로가 아닌 산길로만 올라가 보자고...보지 못했던 경치도 볼 수 있을꺼라며..

 


솔직히 직업 등반가는 아냐...별 다른 장비도 없었어..

 


하지만 자주 왔던 산이고, 별 걱정 안하며 우리 모두는 찬성을 했지..

 


하지만 지리산 가 본 사람은 알꺼야... 정말 깊지, 산이..

 


분명 일반 등산로와 나란한 방향으로 오르고 있다 생각 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우리는 곧 길을 잃고 말았지..

 


이미 해는 저물어가고, 우리는 허기와 고된 산행에 지쳐들 있었어..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야영할 만한 평지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

 


게다가 메고 올라간 텐트는 요새 것들과는 달리 정말 많이 무거웠지...

 


당연히도 밤은 찾아왔고, 손에 들린 랜턴에 의지하기에 산은 너무 깊고 험했어.

 


밤 열한시나 되었을까..

 


저 멀리 한 줌 불빛이 보이더라..

 


우리는 탄성을 지를 기력조차 없었고 서로의 대화조차 없었지만,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다함께 그 불빛을 쫓았드랬지..

 


가까이 가보니 이층으로 된 작은 통나무 집이었고, 집앞엔 우물과 갖은 농기구들이 너부러져 있더라..

 


문을 두드렸어 쿵쿵쿵!!!

 


낡은 통나무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며 하얀 소복을 입은 할머니 한 분이 고개를 내밀더군..

 




“뭐여??”

 


“저...저희가 길을 잃었는데 좀 쉬어갈 수 있을까요?? 사례는 해 드릴께요.”

 


“들어들 와.”



연로하셔서 그런지 목에선 쇠소리가 섞인 고음톤이 흘러나오더라...

 


김경호 샤우팅따윈, 누워서 고구마 쪄먹으면서도 낼 수 있을 것 같았어..

 


아까도 말했지만 2층집이긴 했으나 굉장히 작은 집였고 우리는 2층에 있는 방으로 안내되었지..

 


짐을 내려놓자마자 한명이 큰 소리로 아래층에 대고 외쳤어..

 




“할머니....저희 물 좀 주실 수 있으세요??”

 


“아 젊은것이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밖에 우물에 나가 떠다 묵어!!”



 


우리는 곧 뻘쭘해졌고 내가 일층으로 내려와서 밖에 우물로 나갔지...

 


나오면서 계단 뒤쪽에 부엌을 봤는데,,,,봤는데...

 


할머니가 칼을 갈고 있는거야...이 야심한 밤에.....이런 개및친**꾸 할머니...

 


우물에서 물을 길으면서도 그 모습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더군..

 


돌아와서 곧 대원들에게 알렸는데,,마침 그사이에 화장실 다녀온 한명이 할머니가 중얼중얼 거리는 노랫소리를 들었데,,,

 


근데 그게....그게....


 


맛있겄다~맛있겄다~~~

 



이건 뭐지???

 


우리는 서로 말없이 눈치를 주고 받았고 한명이 나가자 그러더군,,,

 


다른 한명...이친구는 Q라고 하자...Q는 반대를 하더라...할머니께 죄송하지 않냐고...

 


이 시부라뽜 게토레이** 상황 파악이 안됬나봐...

 


서둘러 짐을 챙겨서 문을 조용히 나와선,,,,

 


ㅋㅋㅋㅋㅋㅋㅋㅋ 말 그대로 존놔게 뛰었어...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달리기 시작한 지 10여초도 지나지 않아 낡은 문이 쿵하고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총각들 어디가??? 밥먹고 가야지???”

 




내가 돌아보면서...외쳤지..

 




“할머니 죄송해요...급한일이 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한일...

 


왜 더 좋은 드립이 떠오르지 않았던걸까...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려고 달리는 와중에 뒤를 돌아 고개를 꾸뻑!! 목인사를 하는데...

 


그 할머니..

 


달리기 시작하더군...

 


한손엔 칼을 들고....

 


“총각들 밥먹고 가래두~~” 를 외치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할머니도 더 좋은 드립이 떠올르지 않았던게 분명해 ㅋㅋㅋㅋㅋㅋ

 


지쳐서 대화가 없던 우리 모두가 동시에 입을 열게 되더군..

 



“우버버버버버” “으헐헐헐” “으캬꺄꺄꺄”


 


ㅋㅋㅋㅋㅋㅋ

 


웃을때가 아닌데..정말 우리는 한 무리의 원숭이떼 같았어

 


수백여미터를 달렸을까...

 


그토록 찾아헤매던 평지가 나오더군....울창한 갈대들과 함께...

 


우리는 달리고 또 달렸어..

 


근데 말이지...달리면서 뒤를 돌아보니....그 할머니 계속 쫓아오고 있는거야....

 


우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근데 더 공포스러운건...

 


키 큰 갈대 숲에 가려 바로 옆에 있는 우리 일행조차 잘 안보이는데...

 


그 갈대들이 할머니 무릎에까지밖에 안 오더라는거지...

 


갈대숲을 헤치고 나오니...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낭떠러지더라...

 


야심한 밤이였지만, 대략 아래에 자라있는 나무들 높이를 봐선, 건물 3~4층 높이쯤 되겠더군..

 




“빨리들 뛰어!! 뭐해”



 


내가 짧게 외쳤는데 또 Q가 딴지를 거는거야..

 


진짜로 우리 밥먹일려는걸 수도 있는데 왜 목숨을 거냐고..

 


이 찐따리 빠빠빠한테는 그 할머니가 사람으로 보였나봐...

 


어떻게 생각해?? 이런색휘는 처 맞는게 답이지??

 


일행중 두명은 이미 뛰어 내렸고, 나와 B가 눈치를 주고 받은 후에 Q를 밀어버렸지..

 


그리고 B와 내가 뛰어내리는 순간...

 


촤악~~하는 소리와 함께...그할머니가 슬라이딩 태클을 해서 B의 발목을 움켜잡은거야..

 


정말 너무 공포스러웠어...

 


아무 생각없이 난 먼저 깜깜한 허공을 향해 몸을 던졌고 B도 잡히지 않은 발을 이용해 그 손목을 뿌리친 후 뛰어내리는게 보였어...

 


다친건가?? 죽은건가??

 


난 그대로 의식을 잃었고...

 



시끄러운 새 지저귐에 눈을 떴지

 


텐트 속으로 뜨거운 여름햇살이 내 얼굴을 때려댔고 난 바로 일어나서 텐트 밖으로 나왔어...

 


그리곤 생각 했지...모든게 꿈이었나??

 


내 부스럭 거림에 모두들 일어난 것 같았고 하나 둘 윗옷을 주워 입으며 텐트밖으로 기어 나오더군..

 


근데 이미 난 그들의 표정을 보고 어젯밤 일이 꿈이 아님을 알 수 있었어..

 


모두들 하나같이 어? 꿈이었나 하는...찝찝한 표정들이었거든...

 


그리고 곧 내 의심은 사실임을 입증되었더랬지..

 


젤 마지막에 나오던 B가 갑자기 털썩 주저앉았는데, 부축해주려고 다가서보니...

 


왼쪽 발목엔 검붉은 피딱지가 잔뜩 앉아있고, 선명하게 그어진 다섯줄의 손톱 자국을 볼 수 있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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