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누나의 이변

title: 애니쨩노스트라단무지2021.09.28 15:25조회 수 524추천 수 1댓글 2

    • 글자 크기


누나의 상태가 최근 이상하다.

 

주방에 있는 테이블 의자에 앉아 입을 벌리고는 멍하게 뜬 눈을 굴린다.
전에는 욕실이나 자신의 방에서 서성거리더니, 요 며칠간은 항상 주방에 있다.

 

작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그때 그 말씀은 사실이었던 걸까.
외할머니는 의식이 흐려지시기 전에 나를 머리맡에 부르시곤 확실히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애(누나)도 가엾지만, 괜한 원한을 받고 있는 너도 불쌍하구나.
이 할미가 데려갈 거니까 그때까지 괴롭겠지만 참아주렴."

 

 

누나와 나는 아버지가 다른 이부남매였다.
4살 연하인 나는 부모님께 사랑받았는데 누나는 그렇지 않았던 걸까.
10대 후반에는 집을 나가서 남자와 동거를 시작한 누나.
진지하게 장래를 생각한 부모님은 누나를 필사적으로 말렸다.
고등학교도 자퇴하고 경찰에게 보호 지도를 받을 만큼 난폭했던 누나.
부모님에게 반항해서 말을 듣지 않았단 게 사실이라 생각한다.

 

그런 누나가 다시 집에 돌아온 건 누나 자신의 장례식 때였다.
심야에 동승하고 있던 남자의 차가 사고를 일으켜 즉사했다.
나는 조문객이 전부 돌아가고 난 뒤, 가족끼리 보낸 장례식 밤의 일을 잊지 못한다.

 

한밤중, 손님방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지쳐서 주무시고 계신 부모님을 그대로 두고 혼자서 그 방에 갔다.
거기엔 드라이 아이스가 넣어져 있는 관에 누나가 안치되어 있었으나 무섭진 않았다.
10년 이상 함께 살면서 가족의 사이가 좋았던 시기도 있었다.
누나는 중학교에 들어갔을 무렵부터 나와 대화하지 않게 됐지만 심하게 반항한 곳은 어머니였다.
나는 누나가 싫지 않았다. 동경 비스무리한 것도 있었던 거 같다.

 

나는 좋아했던 누나에게, 최후의 인사를 하려고 했다.

 

누나는 사고를 당했을 때 심한 상처를 입어 얼굴의 반을 붕대로 감았다.
그럼에도 기적적으로 멀쩡한 오른쪽 부분엔 긁힌 상처도 없었다.
살짝 관을 열고 옛날 모습이 떠오르려고 한 순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감겨져 있던 누나의 눈이 확실하게 떠있었다.
백탁한 눈동자는 나를 보았고, 입가는 떨고 있었다.
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얼굴을 옆으로 하고 귀를 쫑긋 세웠다.
누나가 살아있다는 그 기적을 확인하고 싶어서.

 

"너도 데리고 갈 거야."

 

저주의 말이 누나의 입으로부터 흘러나왔다.
나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 치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누나를 바라보았다.
누나의 눈은 닫혀져 있는 채였다.

 

나는 부모님이 주무시고 계신 방으로 돌아가 덜덜 떨었다.
날이 밝고 마음이 진정되자 환각을 본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게 환각이 아니었단 걸 알고 있다.
누나는 내 앞에 가끔 나타나 째려보기도 하고, 슬프게 보기도 한다.
나에게 뭔가 말하고 싶지만 말을 붙일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나는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누나가 최근 이상하다.
역시 외할머니가 데려 가시려고 하는 걸까.

 

누나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걸 확인하고, 나는 한밤중의 주방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다.
테이블의 의자를 정리하고 뒤를 돌아보자, 거기에 외할머니가 계셨다.

 

"지금 당장 이 집에서 도망가거라."

 

외할머니는 나에게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 애는 너를 데리고 갈 셈이야."

 

내가 놀라서 굳어 있는 동안,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미안하구나. 그 애를 화나게 한 것 같아."



    • 글자 크기
댓글 2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9390 실화 고양이 이야기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938 1
9389 실화 정체 모를 인연3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38 1
9388 실화 밤낚시2 형슈뉴 938 2
9387 실화 군대 시절 들었던 괴담들? 제가 겪은건 아닙니다1 title: 연예인13발기찬하루 938 1
9386 단편 화장실9 title: 밧대리Dorothy 938 3
9385 실화 치매 여고생너무해ᕙ(•̀‸•́‶)ᕗ 938 0
9384 실화 부르기 쉬운 귀신일수록 악령에 가깝다 제미니 938 1
9383 실화 산에 있는 귀신, 산에서 해꼬지 안당하는법 등등 썰 풀어주는 법사님인터뷰5 title: 하트햄찌녀 938 3
9382 2CH 단편 공포 소설 - 도플갱어2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 939 1
9381 2CH [2ch] HERO1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939 1
9380 단편 그녀의 초대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 939 1
9379 단편 [단편소설] 소금인간 여고생너무해ᕙ(•̀‸•́‶)ᕗ 939 0
9378 2CH 등뒤에서1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939 2
9377 미스테리 경기도 군포시에서 찍혔다는 UFO 동영상2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 939 1
9376 실화 귀신에게 홀린 경험1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39 1
9375 미스테리 토요미스테리-시신을 싣고다닌 택시1 title: 메딕셱스피어 939 1
9374 실화 어렷을적 겪은 기묘한 이야기 약속편 13 title: 이뻥아이돌공작 940 2
9373 실화 병 원2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940 1
9372 기묘한 델마토드 죽음의 진실 헤이미스테리 940 1
9371 실화 자살..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40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