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거미님

title: 풍산개안동참품생고기2016.03.18 03:43조회 수 931추천 수 2댓글 1

    • 글자 크기


우리 집은 도호쿠 시골에 있는 낡은 단칸집이다.

 

우리 집안은 옛날부터 거미를 소중히 여기는 관습이 있어, 우리 집에는 거미들이 잔뜩 정착해 여기저기 거미줄 투성이다다.

 

죽이는 건 당연히 안되고, 집안 대청소를 할 때도 거미집에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게 청소를 하곤 했다.

 

 

 

나나 형도 학교에서 청소하다 거미가 나오면 다른 아이들이 죽이려는 걸 말리고, 벌레상자에 넣어 데리고 올 정도로 소중히 대했다.

 

덕분에 주변에서는 우리 집을 "거미저택"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여름철에 파리가 끓지도 않고, 바퀴벌레도 나오질 않는 등 나름대로 유익한 면도 있어서, 우리는 거미를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고 살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우리 반에는 허구한 날 수업시간에 조는 놈이 있었다.

 

왜 그런지 사정을 들어보니, 매일 밤 잠만 자면 악몽을 꾼다는 것이었다.

 

꿈의 내용은 기억을 못하지만, 매일 똑같은 내용인데다 엄청 무섭다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악몽을 꾸고 싶지 않아 맨날 밤을 새고, 정작 수업시간에는 졸게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고3이 그래서야 쓰겠냐고, 가족들이랑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는지 의논을 하게 됐다.

 

그랬더니 우리 형이 유학 갔다 사온 선물을 가져와 [이거 주면 되겠다.] 고 말을 꺼냈다.

 

 

 

 

그 선물이란 건 드림캐쳐라는 것이었다.

 

악몽을 꾸지 않게 해주는, 부적 비슷한 미국 원주민들의 전통 장식품이다.

 

[이 거미집 같은 그물코가 악몽을 잡아내 준다고 하더라고.]

 

 

 

[거미집에 악몽이 잡히면 아예 진짜 거미를 선물해주는 건 어때?]

 

마침 우리 집은 거미저택 아닌가.

 

그래서 나는 다음날 그 녀석 집에 찾아가 벌레상자에 넣은 우리집 거미님 한분과 드림캐쳐를 전해줬다.

 

 

 

거미님을 전해준 다음날, 그 녀석은 어째서인지 학교를 쉬었다.

 

[호... 혹시 거미님 때문에 무슨 나쁜 일이라도 일어난걸까...]

 

나는 불안해서, 형이랑 같이 학교 끝나고 그 녀석네 집에 찾아갔다.

 

 

 

무슨 일이라도 났으면 어쩌나 싶어 불안해 죽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 녀석은 그냥 하루 종일 잠을 자고 있을 뿐이었다.

 

학교도 자느라 안 나온 거였고.

 

 

 

걔네 부모님도 평소 불면증에 시달리던 걸 알았기에, 불쌍해서 깨우지 않았던 듯 했다.

 

[와, 뭐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악몽을 안 꿨어! 거미님 쩐다!]

 

그 녀석은 흥분해서 떠들어댔다.

 

 

 

[거봐, 자식아! 거미저택이라고 허구한날 놀려대더니. 거미님 진짜 엄청 대단하시다고! 이제 알겠지!]

 

나랑 형은 한술 더 떴다.

 

그럼 거미님의 존안을 뵙자고 벌레상자를 열던 도중, 그 녀석의 손이 멈췄다.

 

 

 

[어라... 너한테 받았을 때도 이렇게 컸었나, 이 거미...?]

 

우리가 전해준 거미는 손톱만한 쬐그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벌레상자에 들어있는 거미는 그보다 훨씬 커져있었다.

 

 

 

최소한 우리가 가져왔을 때보다 2배는 커진 느낌이었다.

 

[혹시 악몽을 먹어치워준 걸까?]

 

그 후 그 녀석은 거미님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무척 소중하게 길렀다.

 

 

 

나중에는 벌레상자가 아니라 열대어용 큰 수조까지 사서 집을 만들어줬었으니.

 

쾌적한 환경에서 먹이도 충분히 얻어먹었으니, 거미님도 분명 행복했었겠지.

 

그 거미님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그 녀석한테는 [거미 좀 보내줄래?] 하고 정기적으로 전화가 온다.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9470 2CH 친구의 비밀1 앙기모찌주는나무 928 1
9469 혐오 하마의 땀은 붉은색.jpg 친구들을만나느라샤샤샤 928 0
9468 실화 나도 귀신보는 친구가 있뚜와 1~2화(리플12화까지)+13추가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28 1
9467 미스테리 토요미스테리-사라진 시신1 title: 메딕셱스피어 928 1
9466 2CH [번역괴담][2ch괴담]졸업 기념 여행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29 1
9465 실화 북망산 가는 길 21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 929 1
9464 Reddit 비명소리5 title: 이뻥아이돌공작 929 1
9463 기묘한 평행우주론 title: 썬구리강남이강남콩 929 0
9462 실화 군대에서 들은 실화2 여고생 929 1
9461 Reddit 다운타운의 괴인2 앙기모찌주는나무 929 1
9460 2CH 시골에서 전해오던 들어가선 안되는 곳 +댓글2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929 1
9459 사건/사고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건 괴담, 라이터3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 929 2
9458 실화 어릴때 본 UFO2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930 1
9457 실화 그 여자2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930 1
9456 실화 대만 신하이터널 괴담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930 1
9455 실화 제자4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930 2
9454 실화 귀신을 투시하는 10가지 방법4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930 1
9453 실화 구미호2 title: 연예인13라면먹고갈래? 930 2
9452 혐오 700년 된 미이라 발굴현장 아리가리똥 930 0
9451 미스테리 잠을 못자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 병4 title: 메딕제임스오디 930 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