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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마네킹

나루통뼈2021.11.20 10:25조회 수 473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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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무심코 지나가다가 생긴 일. 바로 그 기억입니다.

 

나중에 되어서 당시의 인상과는 또 다른 의미를 깨닫았죠.

 

초등학생 때 통학하는곳 한쪽이 논인 시골길이였습니다. 인가는 논 저편에 있다는게 보일뿐이였죠.

 

마네킹 공장은 이미 폐공장이여서 사람이 일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없었습니다.

 

봉쇄된 부지 구석에는 조각조각 나 마네킹의 잔해가 쌓여있었고 , 그게 철망 너머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주위는 악취도 많이났고 , 그 모습은 진풍경이기도 무섭기도 했습니다.

 

공장의 부지는 폭이 넓은 도랑에 둘러쌓여있었어요.

 

탁하고 질척해진 물, 아무렇게나 버려진 대량의 쓰레기들이 가득했습니다.

 

어느날 지름길로 새서, 평소에는 안 다니는 공장 뒤쪽을 돌아봤습니다. 끔찍한 도랑 꼴은 도로 쪽을 훨씬 웃돌고 있더라구요.

 

거기서 쓰레기와 섞여 몸의 반을 내민 여성 마네킹을 발견했습니다.

 

희고 반듯한 그 얼굴은 쓰레기터의 보물같은 모습이였어요.

 

굉장히 아름다운 마네킹이였거든요 . 꺼내서 친구녀석들이 모이는 아지트에 가지고가면 영웅이 될거라 생각했지만

 

물은 너무 더러웠고 아지트도 멀어서 그때의 제 체격에는 무리였기에 포기했습니다.

 

다른 녀석이 영웅이 되는건 싫으니 이번 발견은 아무에게도 알리지않았고 ,

 

그 후 얼마간은 그 인형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는게 일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녀는 날이 갈수록 썩어가는 것이 보였어요. 며칠이 지나자 흰피부는 더럽게 변색하고 볼품없어졌습니다.

 

이윽고 풍성한 두발은 빠져 대머리가 되었죠.윤기를 잃은 피부는 검게 구멍이 숭숭났고 쥐가 갉아먹은듯한 자국까지 보이더라구요.

 

바로 저는 흥미를 잃었고 마지막에 지나가다 봤을땐 수면을 뒤덮은 쓰레기에 묻혀 선명도가 전혀없는 오수에 몸의 대부분이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그건 이젠 , 그저 쓰레기에 불과했습니다. 꽤 지난 어느날 보러갔지만 그녀는 보이지않았어요.

 

이윽고 고등학생 3학년 여름방학 충동적으로 그곳을 자전거를 타고 갔는데 , 논은 매워져 주택이 줄지어져있고

 

공장이였던 곳은 주차장으로 바뀌어있었습니다.

 

그 마네킹을 생각하며 잠시 추억에잠겼는데 문득 깨달았습니다.

 

플라스틱이 그런 식으로 썩나?

 

그건 사람이 부패해가는 과정이였던것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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