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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월셋방

title: 아이돌미션임파선염2021.11.29 01:39조회 수 715추천 수 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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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일이야.

 

일주일 전 뭐했는지도 가끔 까먹지만 무려 20년이지난 그 일은 아직 가끔 흐릿하게 기억이남아있어.

 

내가 초등학생이 되기 전까지 우리는 방 두칸의 월셋방에서 살았어.

 

주인집과 함께 살았는데 주인집엔 할머니, 주인아저씨, 아주머니, 누나 형 이렇게 살고 있었어.

 

다른 주인집 식구들은 우리 가족들에게 모두 친절했는데 유독 주인아저씨는 우리에게 신경질적이셨지.

 

아저씨는 작은 노가다 업체 사장이였고, 유독 어린 나와 형에게 잔소리도 많고 짖궂은 장난도 많이치셨어.

 

술이라도 마시고오면 정도가 심해져 도를 넘어섰고, 처음엔 눈치를 보시던 부모님도 자주 아저씨와 다투곤했지.

 

그러던 어느날.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였는데 우리집 식구들은 거의 저녁 9시가 되면 잠을자곤했는데,

 

그 날도 9시 뉴스 시계소리를 듣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에 오줌이 마려워 깨어났지.

 

엄마도 비오는데 대충 마당에다 누고오라고하시곤 잠이드셨고,

 

나는 부엌을 지나 문을 열고 비를 피해 처마 밑에 서서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눴어.

 

덜컹덜컹덜컹-

덜컹덜컹덜컹-

 

하는 대문소리와 함께 주인집아저씨가 들어오셨고,

 

아저씨는 마당에 들어와 한 가운데 서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나랑 눈이 마주쳤어.

 

또 심술부리시겠구나 하는 마음에 잘못걸렸구나 하면서 눈을피하려는데

 

아저씨는 한참을 나를 아무표정없이 쳐다보시더니 할머니가 계신방으로 그냥 들어가버리시더라구.

 

잠시 후 아저씨가 서럽게 우는 소리가들렸어.

 

그러더니 아저씨는 다시 마당에 나와 주위를 둘러보더니 대문밖으로 나가셨고, 나는 다시 잠을 잤지.

 

다음날 아침은 굉장히 집안이 시끄러웠어.

 

주인집 사람들은 눈물바다가 되어있었고, 어머니도 할머니를 부여잡은채 울고계시며 아버지는 담배를 태우며 한숨만 내쉬었지.

 

학교에 다녀올때까지만해도 나는 이유를 몰랐어.

 

저녁 밥을 먹는데 어머니가 아저씨가 돌아가셨으니 말썽부리지말고 조용히 있으라고 하더라구.

 

어머니는 어린 형과 나에겐 아저씨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말해주지않았어.

 

장례가 끝난 뒤 방에서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시던 어머니 아버지께 나는 그날 밤 아저씨를 봤다고 말씀드렸어.

 

그 얘기를 들은 어머니는 주인집 할머니께 말씀드렸더니

 

"우리 아들이 어미한테 인사할라고 찾아왔는갑다. 내는 그것도 모르고 밤새 디비자고있었네 , 아이고 ..내새끼"

 

하시며 대성통곡을 하셨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들은 이야기지만 오후에 새참으로 술을 과하게 드신 아저씨는 바닥이 뚤린 구멍에 빠져

 

생사를 오가다가 저녁 7시쯤 돌아가셨다고한다.

 

그때 내가 조금더 나이가 있었더라면 ..

 

비가 오는데도 아저씨의 머리는 하나도 젖지 않았다는것이 무슨 뜻인줄 알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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