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2CH

한밤중,창밖의 여인

화성인잼2016.04.22 15:57조회 수 743댓글 0

    • 글자 크기


우연히 비쩍 마른 남자가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는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마침 나도 비슷한 체험을 한 적이 있어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나 역시 저 이야기를 올린 사람과 취미가 같았다.




한밤 중에 집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 집은 삼거리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기에, 앞으로 쭉 뻗어나가는 길을 바라보고 있는 게 내 취미였다.


길에는 가로등이 점점이 이어지고, 스포트라이트처럼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 불빛 아래 광경을 보며 능글맞게 웃곤 했다.




이런 음침한 취미를 가진 터이니, 당연히 성격은 소심하다.


집 2층에서 밖을 살피는 모습이 들키지 않도록, 커튼을 치고 그 틈새로 내다보곤 했다.


물론 내 그림자조차 들키지 않게, 방에 불도 끄고서.




객관적으로 써놓고 보니 내가 생각해도 꽤 기분 나쁜 광경이다.


그날 역시, 나는 평소처럼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문득 전봇대 바로 옆에 웬 여자가 멈춰 서있는게 눈에 들어왔다.




여자는 내게 옆모습을 보이며, 전봇대에 글자 같은 걸 쓰고 있는 듯 했다.


신경이 쓰여 쌍안경을 꺼내, 손에 들고 바라봤다.


하지만 여자가 뭘 쓰고 있는지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문득 여자의 얼굴로 방향을 돌렸다가, 나는 숨이 턱 막혔다.


눈이 마주쳤다.


전봇대까지는 꽤 거리가 있었던데다, 나는 커튼 그늘에 숨어 있었다.




바깥에서 나를 알아차리는 건 불가능할 터였다.


처음부터 내가 여기있다는 걸 알고 있는게 아니라면.


꽤 당황하면서도, 나는 여자가 나를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친 것 같지만, 우연히 여자가 우리집 쪽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라고.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여자는 양손을 둥글게 말아 눈앞에 가져다 댔다.


마치 쌍안경처럼.




[다 보여.]


들리지는 않았지만, 입모양은 분명히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쳐, 나는 바로 창가에서 멀어졌다.




온몸은 소름과 식은땀 투성이였다.


안정을 되찾고 다시 서서히 커튼 틈으로 창밖을 살피자, 여자는 사라진 후였다.


그날 이후, 나는 한밤 중 창밖으로 바라보는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 글자 크기
로션냄새 (by ILOVEMUSIC) 마녀의 묘지와 개 (by 아이돌공작)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172 기묘한 한국의 역사속 9대 미스테리 사나미나 643 0
1171 단편 로션냄새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057 0
2CH 한밤중,창밖의 여인 화성인잼 743 0
1169 Reddit 마녀의 묘지와 개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95 2
1168 Reddit 여동생이 살해당했다. 여고생너무해ᕙ(•̀‸•́‶)ᕗ 2205 1
1167 실화 방배동에서 생긴 일 4 가위왕핑킹 1324 0
1166 전설/설화 조선을 떠돌았던 12가지의 음습한 괴담 8편 클라우드9 701 0
1165 실화 빙의된 여성이 살인범을 고소한 사건,, Envygo 589 1
1164 실화 고등학교 화장실 가위왕핑킹 481 1
1163 실화 어릴때 실화. title: 양포켓몬패널부처핸접 835 1
1162 2CH 이미지 체인지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 784 0
1161 실화 목을 매단 사람 title: 이뻥아이돌공작 1512 2
1160 실화 어두운 집에 나홀로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 1009 0
1159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14(후)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안구정화죽돌이 2283 2
1158 혐오 핏불에게 공격받은 골든 리트리버의 모습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1622 0
1157 단편 여고생너무해ᕙ(•̀‸•́‶)ᕗ 475 0
1156 실화 기분나쁜곳 여고생너무해ᕙ(•̀‸•́‶)ᕗ 681 0
1155 단편 스카우트 title: 이뻥아이돌공작 952 2
1154 사건/사고 [경상남도 진주 실화] 보험설계사 실종 및 살해사건 (미제) - 1편 skadnfl 646 0
1153 실화 방배동에서 생긴 일 3 가위왕핑킹 1294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