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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나는 살인자입니다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6.04.24 08:07조회 수 1166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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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고백하겠다. 난 얼마 전까지 단 한 번도 사람을 살해하고 싶다고 생각 한 적이 없었다. 


어떤 평범한 사람이 갑작스레 살생을 즐기는 미친 쾌락주의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겠는가.. 


잠재적 살인자 A등급 판정을 받은 후 나는 하루하루를 술로 시간을 허비했다.



제대로 된 직장은 물론이고 연애는 할 수 있었지만 결혼은 꿈 그 자체였다.



모진 세월은 나를 서서히 망가트렸지만 어느 누구도 이 시스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아니 있다 해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


실제로 범죄율은 내려갔으니깐, 그들에게는 그것이 중요했다.



그런 내가 그 기사를 읽은 건 아주 우연이었다. 그리고 그 기사를 보고 난 어떤 영감을 얻었다.



내가 찾아가기로 약속한 사람은 나와 동갑인 리드라는 사람이었다.



동갑이었지만 그는 나와 정반대의 점에 서있는 사람 이었다. 10만명중에 한 명 존재한다는 잠재적 살인 F등급을 받은 사람이었다. 



현재까지 F등급을 받은사람이 우발적이나 계회적으로 살인했다는 보고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정부를 이 자료를 신뢰해 지금까지의 예비살인등급을 매기는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리드는 현재 47살의 평범한 가장이었지만 살인으로 기소되어 3년만의 재판끝에 집행유예를 판정 받은 사람이었다.



그는 재판장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성토했다. 그가 재판에서 유리했던 이유는 이웃들의 호의적인 증언이 매우 도움이되었다.



그는 당시 10년동안 정원사로 근무하면서 이웃들의 정원을 무료로 가꾸어 주기도 했고 아이들을 매우 좋아해 동네 아이들이


삼촌이라고 부르며 그를 따랐다. 



물론 그것이 결정적으로 집행유예를 받기에는 부족한 증언이었다. 재판에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었던건 그의 태도와 살인동기였다.


그는 살인을 인정하며 교묘하게 그것이 사고임을 강조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벌하여 한다며 재판장에서 소녀의 부모를 향해서 눈물어린 호소를 했던것이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그에게는 운이좋게도 소녀의 부모는 철저한 크리스천으로 평소에도 용서를 미덕으로 삼는 박애주의자이자 리드와 마찬가지로


잠재적 살인 등급 F인 사람들이었다.




결국 피해자의 부모는 리드를 용서했고 리드는 평생 죄를 짊어지고 살겠다며 피해자와 같은 종교에 귀의했다.




나는 그런 리드에 대해 만남을 요청했다. 의외로 리드는 나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반갑습니다."



리드는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빨간색 체크남방을 입은 체구가 큰 사람이었다. 그는 먼저 악수를 요청했는데


정원사 답게 투박한 손을 가지고 있었다. 



부엌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함께 진한 커피향이 났다. 


리드는 자신의 손보다 몇배는 작아보이는 섬세한 무늬가 섞인 찻잔을 쟁반에 받쳐 들고왔다.



"제임스씨 라고요? 전화로 들었지만 깜짝 놀랐습니다. 벌써 10년이나 지난일인데 그 일을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좀.. 뭐랄까. 그 당시의 기분이 생각나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죄송합니다. 리드씨에게도 미리 말씀드렸지만.. 저는 지금 살인 A등급을 받은 예비 살인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순간이지만 리드의 동공이 확장되는것이 느껴졌다. 진한커피가 그의 혀끝을 자극했는지도 모르겠다.



"예.. 예 잘알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검사를 받았을때는 고등학생이었죠. 지금도 기억납니다. 몇몇은 예비살인자A등급을 통보


받고 어느날 갑자기 다른곳으로 전학을 가기도 했죠."



리드는 씁슬한 표정일 지었다.



"저도 그들중 한명이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리드는 재빠르게 사과했다. 이런식으로 몇번의 사과를 받거나 아니면 욕을 먹었던가. 단지 예비 살인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대중들에게 언젠간 터질 시한 폭탄 같은 존재였다.




"기사를 읽어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리드씨. 당신은 참으로 따뜻한 사람 이더군요."



리드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닙니다. 따뜻하긴요. 저는 단지 살인자 일뿐입니다. 죽은 제시를 위해 매일밤 기도합니다."



제시는 리드가 죽인 피해자의 이름이었다. 사인은 총상으로 인한 과다출혈 쇼크사 



"제시.. 참 딸같은 존재였죠. 저에겐.. 근데.. 그런 아이를 제 손으로.."




리드는 어느 순간 고개를 들지 못하고 낮게 흐느꼈다. 아직도 그 당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다. 



과거의 살인을 참회하는 살인자의 양심을 채찍질 하기 위해 어설픈 심판자 노릇을 하러 나는 이곳에 온것이 아니다.


나는 그 기사에서 리드의 어떤 냉혹한 면을 보았다. 그는 철저히 재판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용했고 또 승리했다. 



"아닙니다. 리드씨 저는 오늘 당신을 힐난하기 위해 이곳에 온게 아닙니다. 저는 리드씨의 도움을 받아 정부에 소송을 할 예정입니다."



"소송이요?"



"네 소송입니다. .."



"저는 지금 제 자신도  힘겨운 상황입니다. 약혼자는 떠난지 오래고 홀로 지낸 세월동안 


제시만 생각하면 모든것이 무너졌습니다. 그런 제가 무슨 도움이 된다고.."



"그런 리드씨가 속죄할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알아보니 제시의 부모님이 당시 거액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기사에 쓰여있더군요."



"네.. 사실입니다. 그 돈으로 아기를 가지고 약혼자에게 프로포즈할 예정이었죠."



리드는 어느새 진정됐는지 손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낯선 사내에게 갑작스럽게 감정적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보인게 창피한듯 마른기침을 했다.



"그래서 제가 조사 했습니다. 리드씨에게 받은 합의금 말고도 제시앞으로 들어놓은 상당한 액수의 보험금을


제시의 부모님이 수령했더군요."



"네..근데 그게..저랑 무슨 상관이죠?"




"저는 의아했습니다. 당시 사건을 살펴보면 제시는 아침일찍 집을 나와 평소처럼 리드씨에게 들린후 


학교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도중에 누군가의 의해 살인을 당하고 다음날 시체로 발견되죠. 맞습니까?"



"네.. 맞습니다. 그때 아침에 제시를 보았죠."



"그리고 살인용의자로 지목된게 3일후입니다. 그리고 리드씨는 재판장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했지만 


그것이 사고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입니까?"



"네.. 사실입니다. 정확히 그때를 기억합니다. 아침 일찍 집을나와 뒷산으로 향했습니다. 


제시의 부모님에게 부탁받은게 있었거든요. 당시 제시의 부모님이 사는 집터에 멧돼지가 자주 출현했습니다. 


저희 동네가 산지에 가까운곳이라 그런 일이 자주있었거든요. 그리고 저는 동네의 사냥꾼으로 소일거리 삼아


사냥을 하러 다녔죠."



"그리고 그날 리드씨는 제시를 멧돼지로 착각하고 제시를 향해 쏘았죠?"



"네... 아니 정확하게는 지금도 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한가지 습관이 있었습니다. 사냥전에 장전된 탄을 허공을 향해 쏜후에


사냥을 나가죠. 그날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 총탄에 제시가 맞았을 줄이야...생각도 못했습니다."



"네 사건일지를 보면 우연히 뒷산을 거닐던 제시가 심장을 정확히 맞은후에 사망했습니다. 이것이 몇퍼센트의 확률로 가능한 일일까요?


그리고 제시는 그날 학교에 가는 날이었습니다 .그런 제시가 왜 뒷산에 있었을까요?"



리드가 머리를 감싸며 말했다.



"그건 제가 기억합니다. 제시는 가끔 스쿨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뒷산으로 등교를 합니다. 그게 몇배나 빠르거든요. 가끔 동네 아이들도


지각하거나 등교시간이 아슬아슬할때 이용하죠. 아마 그 당시 제시도 그랬을겁니다."



"리드씨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이걸 들어보시죠."



나는 탁**에 녹음기를 올려놓았다. 재생버튼을 누르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리..리드 기..억합니다.. 제 딸을 죽인 사람이죠."



이어 변조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니..정확히는 당신들이 리드를 이용해 죽인거지.. 보험금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지? 결국에는


이런 으리으리한 집까지 손에 넣고 말이야.. "



"무슨 소리.. 그것은.. 으으아아아아악."



남자의 비명에 찬 소리 였다. 누군가 그에게 모진 고통을 주는듯 했다.



"이것은..."



"네 리드씨 당신과 만나기전에 제시의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아주 가식적인 사람들이더군요. 자신들의 잘못을 리드씨에게 떠넘기다니요.


그들은 제시를 방관했습니다. 그날도 제시는 부모님께 학교까지 태워 달라고 부탁했지만 제시의 부모는 딸의 부탁을 거절했습니다."



"당신뭐야.. 제시의 부모님께 무슨짓을 한거야"



"탕"



나는 그자리에서 리드를 쏘았다.  정확히 심장에 맞았지만 아직 숨이 멎지 않았다.



"왜...왜..  나를."



"잘생각해보세요.. 리드. 당신은 증오했던겁니다.. 당신은 살인자로 찍혀 이꼴로 사는데 제시의 부모를 보세요. 딸의 보험금을 가지고


호화롭게 살다니.. 이런.. 당신은 고심끝에 제시의 부모를 이곳으로 불러들여 살해까지 결심한겁니다... 그리고 죄책감으로 인한 자살까지.. 


저는 제시의 대리자이자 복수자일뿐입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제시에게 속죄하는 방법은 당신들의 죽음뿐이죠.



"역겨운 F등급들 당신들은 짜여진 각본대로 아주 훌륭한 연기를 하더군요. 당신들에 대한 기사를 보자마자 처음으로 살해에 대한 욕구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걱정할꺼 없어요. 리드 혼자 쓸쓸하지 않게 제시의 부모도 데려왔거든요. 아마 곧 만날수 있을껍니다. 기대하세요."



나는 곧장 그곳을 빠져나왔다. 아마 다음날이면 리드와 제시의 부모는 사이좋게 발견될것이다. 모든것이 계획대로 였다.


이제 시스템에 난 구멍은 점점 커질것이다. 나는 모든 잠재적 살인자들의 대리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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