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환갑잔치

KTNNS2014.10.31 07:30조회 수 1440추천 수 1댓글 1

    • 글자 크기


때는 조선 말기, 강원도 강릉의 오 진사댁 환갑 잔치.
종을 22명이나 부릴 정도의 부자집이었던 만큼 환갑 잔치도 거하게 치뤄지고 있던 도중…  

"은임아, 은탕기도 내오고, 뒷 편에 가서 술 좀 더 떠와라"

밭 일 나간 종 십여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종들이 총동원 되었음에도 워낙에 정신없이 바쁘고 힘들던 차에 막내 남동생을 보고 있던 넷째 딸 은임까지 일에 동원이 되었습니다.

등에 동생을 업고 부들부들 떨며 귀한 은탕기를 꺼내었습니다.

순은으로 만든 이 은탕기는 특히나 어머니가 아끼는 그릇.

 


은임은 이제 그 그릇과 술 주전자를 들고 장독대로 향했습니다.
 키보다도 더 높은 큰 독에 발판을 놓고, 옆 장독대에 잠깐 은탕기를 올려놓고… 이제 술주전자에 술을 듬뿍 떠서 내리는 순간, 등에 업고 있던 동생이 그만 은탕기를 툭 쳐서 그 큰 술독에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은임도 그만 깜박하고 그냥 술 주전자만 들고 앞 마당의 잔치판으로 들고 가버렸구요.

잔치가 끝나고, 화기애애하게 뒷정리나 지어야 할 오 진사 댁에서는 무서운 문초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확실히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는 종 십 여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임시로 마련된 형틀에 묶여 주리를 틀리고 있었습니다.

"끄으으으으으으윽! 아니어요! 절대 아니어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다리가 으스러지는 고통 속에서 종들은 절대 자신이 '은탕기'를 훔치지 않았다고 울부짖었지만, 당장 오늘까지만 해도 있던 은탕기가 한창 바쁜 잔치 도중에 사라졌으니 범인은 종들이 틀림없으리라 확신한 주인 마님은 오히려 더 역정이 날 노릇이었습니다.

 


몇 시간에 걸친 지독한 문초.

보는 사람이 다 진땀이 날 정도의 고문이 이어졌지만 범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에 격분한 마님은 무당까지 불렀습니다.

그 자리에서 굿판이 벌어졌습니다.

 


게다가 그 굿의 내용도 무시무시한 것이 "그 은탕기를 훔쳐간 놈은 그 자리에서 죽으리라" 하는 내용.
한 밤 중에 불을 밝히고 벌어진 굿판.
동네 사람들이고 집안 사람들이고 그 무시무시한 굿판을 구경하노라니…

그 굿도 요상한 것이, 시루에서 갓 쪄낸 뜨거운 떡, 김이 펄펄 나는 그 뜨거운 떡판 위에 고양이를 던지면서 "가져간 놈은 그 즉시 죽으리라!" 하고 저주를 퍼붓는 굿이었는데 과연 고양이를 그 뜨거운 떡 위에 던지자 고양이는 펄쩍 뛰어오르며 어디론가 달려가는데… 

그것은 은탕기를 큰 술 독에 빠뜨린 그 집의 막내 아들.

그 고양이는 어린 아이에게 달려들더니 사람들이 채 말릴 새도 없이 어린 아이를 할퀴고 목덜미를 물어뜯었습니다.

 그 끔찍한 광경에 사람들은 다 기겁을 했고 굿판은 그렇게 끝났지만 며칠 후 그 막내 아들은 정말로 죽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집에서 사람이 죽었으니 그 술은 이제 못 쓴다며 술독을 비우는데 그제서야 그 안에서 은탕기가 발견되었습니다.

 


모진 고문에 이제 다리를 못쓰게 된 종까지 있는 상황에서 밝혀진 억울한 누명.

그리고 그제서야 일이 어떻게 된 것인가를 깨달은 넷째 딸의 고백.

 


집안 분위기는 흉흉해졌습니다.

당장이라도 집에 불을 싸지르고 주인 가족을 죽여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

집안 어르신은 결국 자신의 오해 탓에 고문을 받은 종들과 그 식솔들의 노비 문서를 태우고 그들이 먹고 살 토지까지 나눠주고 그들을 달래었습니다.

그 종들 중에는 부부의 연을 맺은 종도 있다보니 그들을 함께 풀어주고, 먹고 살 만큼의 땅까지 주고…


그렇다고 하여 당장 집이 망할 정도야 아니었지만, 문제는 종들의 몸을 망가뜨리고, 또 고양이에게 자식이 물려죽는 등 흉흉한 소문이 동네에 돌고나니 그제부터는 과연 사람들의 마음도 떠나 집이 서서히 몰락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근 백 여 년 전, 강원도 강릉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



KTNNS (비회원)
    • 글자 크기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3570 기묘한 미국 최악의 흉가, 아미티 빌2 돈들어손내놔 154 1
13569 실화 러브호텔3 title: 애니쨩주차왕파킹 155 1
13568 실화 이름이 불리면 안 되는 이유2 6시내고양이 156 1
13567 실화 강원도 영월가서 겪은 실화1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 157 1
13566 실화 약 3년전에 추천 150개받은 내 실화 (다시읽기)ㅋ1 패륜난도토레스 157 1
13565 실화 부대에서 자살할 뻔했던 것이 괴담.2 title: 팝콘팽귄닮은살걀 157 1
13564 실화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습니다.1 title: 애니쨩주차왕파킹 158 1
13563 실화 즉석만남의 비극3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독도는록시땅 160 2
13562 실화 사무실서생긴일..ㅠㅠ2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164 1
13561 실화 실화한편 써봅니다~ 머 별로 무서운건 아님1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164 1
13560 실화 아르바이트 실장님한테 들은 실제이야기1 패륜난도토레스 164 1
13559 실화 오늘 토익시험장에서 있었던 실화2 title: 팝콘팽귄닮은살걀 164 2
13558 실화 예전에 겪은이야기3 title: 팝콘팽귄닮은살걀 164 2
13557 실화 담배한갑2 title: 고양이3티끌모아티끌 165 2
13556 실화 무서운 냥줍 이야기...3 패륜난도토레스 165 1
13555 실화 [짧음]또봐도 무서운 ;; 이야기1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168 1
13554 실화 시체가 걸린 소나무2 title: 팝콘팽귄닮은살걀 168 1
13553 실화 [실화]노래방 알바하면서 있었던 짧은 이야기...2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 169 1
13552 실화 지하철에서...3 title: 애니쨩주차왕파킹 169 2
13551 기묘한 제사 음식 진짜 귀신이 먹는지 실험하기2 Guess레기 169 1
이전 1... 5 6 7 8 9 10 11 12 13 14 ... 688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