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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동네 마음이 불편한 아주머니 이야기

형슈뉴2016.05.06 10:45조회 수 1100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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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The boy'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다가 십 수년 전 잊고 살았던 일이 떠오르고 말았습니다.

 

제가 어릴 적 살던 동네엔 매일 집 앞에 나와서 하는 일 없이 인형을 안고 의자에 앉아 계신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는데, 어릴적에 그 분위기가 꽤 음산하고 무서워서 동네 사람들도 

 

미친여자라고 근처에 가지 않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학교에 다녀오는데 그 아줌마 집 앞을 지나게 되었고

 

아줌마가 여느 때처럼 의자에 앉아 계셨습니다. 한 손엔 아이 인형을 들고 말이죠.

 

 

막 아줌마 옆을 지나려는데 아줌마가 갑자기 저를 불러 세우더니

 

"얘 너 이거 먹어라. 하면서 당시에 팔던 팥고랑을 주시는 겁니다."

 

 

과자보단 일단 아주머니 눈이 너무 무서워서

 

"네,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받아든 후에 무서워서 냉큼 도망쳐서 집에 왔습니다.

 

 

 

어머니는 받아든 과자를 보시더니 

 

"너 용돈도 없을텐데 그건 어디서 생겼어?" 물으시길래 

 

 


"동네 미친 아줌마가 줬어"라면서 바닥에 과자를 내팽개쳤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표정이 변하시더니

 

"미친 아줌마라니 그렇게 못된 말 쓰는거 아냐." 라면서 꾸짖으시더군요.

 

 

 

전 제가 좋아하는 과자도 아니고, 괜히 아줌마가 준건데 아줌마 이야기를 했단 생각에

 

짜증이 좀 났습니다.

 

 

그리고 몇일 뒤, 아줌마와 만났던 장소를 지나치는데 아줌마가 눈에 안보이더군요.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

 

 

 

그리고 어느 토요일에 레슬링을 보기 위해 거이 뛰다싶이 집까지 달려가선

 

티비를 막 켜고 친구들과 라면 물을 끓이다

 

어머니께 별 생각없이 물었습니다.

 

 

"엄마 매일 보이던 그 미... 아니 그 아줌마 안보이던데?"

 

 

엄마가 잠시 머뭇하시더니

 

"응... 그 아줌마 돌아가셨어..."

 

 

 

 

"뭐?"

 

친구들이 돌아가고... 어머니와 둘이 남았을 때 여쭤봤습니다.

 

"엄마 그 아줌마 왜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나지막하게 말씀하시길

 

"그 아줌마 미친 아줌마 아니야. 마음이 많이 아파서 그래. 엄마랑도 가끔 이야기 했는데

 

너 태어날 때쯤 그 아줌마도 아이가 있었어..." 그러니까

 

 

 

라더니 말을 끝까지 안하시더군요.

 

그러시더니 "넌 아직 어리니까 알 필요 없어 아줌마 욕하면 안돼." 라면서 말을 끊으셨습니다.

 

 

 

십 수년이 지나고 우연히 The boy란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셨길래

 

문뜩 떠올라서 "엄마 예전에 동네에 살던 그 미친 아줌마 있잖아"

 

"누구?... 아..."

 

 

"응 근데 그 아주머니 왜 미친거야?"

 

 

어머니가 한숨을 쉬시더니

 

"그 아줌마 미친거 아냐. 우리 달동네 살던 시절에 동네에 족제비가 많았는데, 그때 애 엄마가 잠깐 반찬한다고 방안에 애를 뒀는데

 

족제비가 창문타고 들어와서 애 물어 죽인거야..."

 

 

"듣기론 애엄마가 방에 들어갔을 땐 이미 애의 입과 코를 꽉물고 애는 음식 끓는 소리에 "컥컥 거린거 같긴 한데"

 

"애 엄마는 그 소리를 못들은거야" 

 

"애 엄마가 놀라서 물건을 막 던지니까 그때서야 입에 물었던 애기 얼굴을 놓았는데"

 

 

"애는 이미 질식으로 죽었다고 하더라"

 

"그 후에 애엄마가 병원도 다니고, 경찰 진술도 하고, 다 사실로 밝혀졌는데도 엄마 심정은 그게 아닌가보더라구

 

멀쩡하고 착한 사람이었는데, 점점 더 이상해지더니 나중엔 그렇게 볕이나 째면서 인형을 안고 있더라구

 

 

불쌍한 사람이야"

 

 

그 얘기를 들은 후, 어렸지만 아주머니 옆을 지나갈 때면 무섭다고 생각했던 제가 후회되더군요.

 

친구들끼리 뛰어놀다 아줌마 이야기가 나오면 미쳤다고 수근거렸던 제 자신이

 

아무리 어렸다지만 지금도 용서가 안되구요.

 

 

 

지금은 하늘에서 편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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