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동네 마음이 불편한 아주머니 이야기

형슈뉴2016.05.06 10:45조회 수 1101댓글 3

  • 1
    • 글자 크기


1.PNG

 

얼마 전에 'The boy'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다가 십 수년 전 잊고 살았던 일이 떠오르고 말았습니다.

 

제가 어릴 적 살던 동네엔 매일 집 앞에 나와서 하는 일 없이 인형을 안고 의자에 앉아 계신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는데, 어릴적에 그 분위기가 꽤 음산하고 무서워서 동네 사람들도 

 

미친여자라고 근처에 가지 않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학교에 다녀오는데 그 아줌마 집 앞을 지나게 되었고

 

아줌마가 여느 때처럼 의자에 앉아 계셨습니다. 한 손엔 아이 인형을 들고 말이죠.

 

 

막 아줌마 옆을 지나려는데 아줌마가 갑자기 저를 불러 세우더니

 

"얘 너 이거 먹어라. 하면서 당시에 팔던 팥고랑을 주시는 겁니다."

 

 

과자보단 일단 아주머니 눈이 너무 무서워서

 

"네,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받아든 후에 무서워서 냉큼 도망쳐서 집에 왔습니다.

 

 

 

어머니는 받아든 과자를 보시더니 

 

"너 용돈도 없을텐데 그건 어디서 생겼어?" 물으시길래 

 

 


"동네 미친 아줌마가 줬어"라면서 바닥에 과자를 내팽개쳤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표정이 변하시더니

 

"미친 아줌마라니 그렇게 못된 말 쓰는거 아냐." 라면서 꾸짖으시더군요.

 

 

 

전 제가 좋아하는 과자도 아니고, 괜히 아줌마가 준건데 아줌마 이야기를 했단 생각에

 

짜증이 좀 났습니다.

 

 

그리고 몇일 뒤, 아줌마와 만났던 장소를 지나치는데 아줌마가 눈에 안보이더군요.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

 

 

 

그리고 어느 토요일에 레슬링을 보기 위해 거이 뛰다싶이 집까지 달려가선

 

티비를 막 켜고 친구들과 라면 물을 끓이다

 

어머니께 별 생각없이 물었습니다.

 

 

"엄마 매일 보이던 그 미... 아니 그 아줌마 안보이던데?"

 

 

엄마가 잠시 머뭇하시더니

 

"응... 그 아줌마 돌아가셨어..."

 

 

 

 

"뭐?"

 

친구들이 돌아가고... 어머니와 둘이 남았을 때 여쭤봤습니다.

 

"엄마 그 아줌마 왜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나지막하게 말씀하시길

 

"그 아줌마 미친 아줌마 아니야. 마음이 많이 아파서 그래. 엄마랑도 가끔 이야기 했는데

 

너 태어날 때쯤 그 아줌마도 아이가 있었어..." 그러니까

 

 

 

라더니 말을 끝까지 안하시더군요.

 

그러시더니 "넌 아직 어리니까 알 필요 없어 아줌마 욕하면 안돼." 라면서 말을 끊으셨습니다.

 

 

 

십 수년이 지나고 우연히 The boy란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셨길래

 

문뜩 떠올라서 "엄마 예전에 동네에 살던 그 미친 아줌마 있잖아"

 

"누구?... 아..."

 

 

"응 근데 그 아주머니 왜 미친거야?"

 

 

어머니가 한숨을 쉬시더니

 

"그 아줌마 미친거 아냐. 우리 달동네 살던 시절에 동네에 족제비가 많았는데, 그때 애 엄마가 잠깐 반찬한다고 방안에 애를 뒀는데

 

족제비가 창문타고 들어와서 애 물어 죽인거야..."

 

 

"듣기론 애엄마가 방에 들어갔을 땐 이미 애의 입과 코를 꽉물고 애는 음식 끓는 소리에 "컥컥 거린거 같긴 한데"

 

"애 엄마는 그 소리를 못들은거야" 

 

"애 엄마가 놀라서 물건을 막 던지니까 그때서야 입에 물었던 애기 얼굴을 놓았는데"

 

 

"애는 이미 질식으로 죽었다고 하더라"

 

"그 후에 애엄마가 병원도 다니고, 경찰 진술도 하고, 다 사실로 밝혀졌는데도 엄마 심정은 그게 아닌가보더라구

 

멀쩡하고 착한 사람이었는데, 점점 더 이상해지더니 나중엔 그렇게 볕이나 째면서 인형을 안고 있더라구

 

 

불쌍한 사람이야"

 

 

그 얘기를 들은 후, 어렸지만 아주머니 옆을 지나갈 때면 무섭다고 생각했던 제가 후회되더군요.

 

친구들끼리 뛰어놀다 아줌마 이야기가 나오면 미쳤다고 수근거렸던 제 자신이

 

아무리 어렸다지만 지금도 용서가 안되구요.

 

 

 

지금은 하늘에서 편하시길 빕니다.



  • 1
    • 글자 크기
댓글 3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5091 사건/사고 공익요원 묻지마 살인 사건3 title: 연예인1오바쟁이 852 1
5090 미스테리 500년 전 과거에 온 여자5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837 4
5089 혐오 배에 버섯같은 종양이 난 여자아이1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933 0
5088 혐오 약혐)신체에서 뽑아낸 신경계들2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437 0
5087 혐오 ***된 생맥주통의 충격비밀1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153 0
5086 혐오 리얼 헤처리.gif4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252 2
5085 혐오 질 안에 있던 균 때문에 오른발 절단한 모델3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631 0
5084 혐오 대형트럭에 치여 다리한쪽이 뜯긴 할머니2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221 1
5083 혐오 혈관이 보일정도의 징그러운 근육을 가진 보디빌더들2 title: 연예인13오뎅끼데스까 1230 1
5082 혐오 해외 담뱃갑3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980 1
5081 혐오 야한책 오두막4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544 1
5080 혐오 코성형 실패2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215 1
5079 혐오 오늘만 사는 기자3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347 1
5078 단편 포르노에서 아는 사람을 봤어요4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2859 3
5077 혐오 터키가 부정하는 아르메니아인 대학살2 title: 투츠키71일12깡 1996 2
5076 혐오 (혐)최근 영국 갱들이 즐겨쓰는 무기6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 1636 1
5075 미스테리 자연사가 존재하지 않는 생물3 title: 메딕셱스피어 1568 3
5074 미스테리 실존하는 초능력자 TOP65 title: 메딕셱스피어 1580 2
5073 혐오 기계에 머리카락이 휘말려 머리가 뜯겨버린 여성4 title: 메딕셱스피어 1446 0
5072 기묘한 이거 일본 괴담 심령사진인데 심령이 어디있다는거임?4 title: 메딕셱스피어 1230 1
첨부 (1)
e23c03333a9b420d6d5a2bb1d86f0d6d.PNG
565.8KB / Download 0
로그인

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