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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원수의 아들로 환생한 뱀

title: 보노보노김스포츠2016.05.24 13:15조회 수 1371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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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이야기는 조선 말의 야담집인 청구야담에 실린 내용입니다.

 

 

중종 임금 때,

유명한 학자이자 도인이었던 정북창은 동생인

정고옥과 함께 어느 집을 지날 때,

그곳에서 사악한 기운이 풍겨 나옴을 보고

그 집 식구들을 구하기 위해서 손님으로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주인을 만나서

 

 

 “나는 정북창이오.

우리 형제는 이집 주인의 운명에 낀 불행을

없애주기 위해서 왔습니다. 부디 이 집에 나와 내 동생을

들여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말했니다. 

 

 

 

 


정북창의 높은 명성을 들었던 주인은 그를

반기며 기꺼이 맞아들였니다. 

집에 들어가게 된 정북창은 주인에게

 

 “숯 50석을 오늘 안으로 준비해서 집 마당 가운데에 쌓아두십시오.

그리고 뚜껑이 달린 큰 나무 상자 하나도 마련해 주십시오.”

 

라고 말했고, 주인은 그대로 따랐니다. 


정북창은 마당에 쌓인 숯에 불을 피우고

그 가운데로 큰 나무 하나를 넣으니,

그 광경을 주인과 집안 식구들이 모두 나와서 구경하였니다.

그 중에서는 10여 세가 된 주인의 아들도 있었는데,

그 아이를 본 정북창은 갑자기 목덜미를 잡아서는

나무 상자 안에 넣고는 뚜껑을 닫아서 불구덩이

속에 던져 버렸니다.

 

 

난데없이 일어난 이 변고에 주인과 식구들은

너무나 놀라고 당황하여 정신을 잃을 뻔하였고,

주인은 정북창을 당장 내쫓으려 하는 한편

상자를 부수려 하였니다.


 

 

 

 

그러자 정북창은

 

“잠시만 기다려 보시오. 만일 내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여기서 바로 목숨을 내놓겠소!”

 

 

라고 말하고는 불에 넣어 다 타버린 나무 상자를 꺼내서

그 뚜껑을 열어 보였니다. 


그러자 그 안에는 어린 아이의 시체 대신,

큰 구렁이 한 마리의 시신이 타버린 채로 있었니다.

도저히 영문을 알 수 없어 당혹해하는 주인과 식구들에게

정북창은 구렁이의 시체를 찢어서 그 뱃속에 있던

부러진 낫의 끝을 보여주면서

 

“이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라고 물었니다.


그러자 주인은 이렇게 대답하였니다.


“보니까 알 것 같소.

내가 10년 전에 연못을 파서 물고기들을 길렀는데,

갑자기 언제부터인지 물고기들이 점점 줄어들어서 이상하게 여겼소.

그래서 연못을 가만히 지켜보았더니,

어디선가 온 큰 구렁이 한 마리가 연못에 들어가 물고기들을

몽땅 잡아먹는 것이었소. 그래서 내가 화가 나서 큰 낫을 들어

 그 구렁이를 마구 찍어 죽였는데, 그때 낫의 끝이 부러졌소.

이 부러진 낫의 끝이 바로 그 때의 낫인 줄 알겠소.”


그렇게 말한 주인은 하인을 시켜 창고에

보관한 부러진 낫을 가져오게 하고서 맞춰 보았는데,

정확히 들어 맞았니다. 놀라는 주인을 보며

정북창이 말했니다.


“그대의 아들은 바로 10년 전에 죽은 구렁이의 환생이었소.

복수를 하기 위해서 그대의 아들로 태어났던 거요.

만약 그대로 놓아두었다면 그대 뿐만 아니라

이 집안의 식구 모두가 끔찍한 죽음을 맞이할 뻔 했소.

이제 우리가 재앙을 없앴으니, 그대의 집안은 편안할 것이오.”


말을 마친 정북창은 주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동생과 함께 떠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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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을 죽인 자의 아들로

환생을 한다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민담과 

전설에서 종종 발견됩니다.

네이버 웹툰인 신과함께의 신화편에서도

과양각시의 세 아들 편으로 나왔었지요.


그나저나 뱀은 왜 하필,

주인의 아들로 태어났을까요?

아마도 주인의 아들로 태어나는 것이 더 쉽게 주인에게

다가갈 수 있어서가 아니었을까요?

 

만약 힘이 센 장사로 태어나 주인에게 나타나면

자연히 주인은 낮선 자인 그를 경계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들이라면 주인은 전혀 경계하지 않고 안심할 테니,

그 틈을 노리면 더 편하게 쉽고 복수를 할 수 있겠지요.

생각해 보면 참 섬뜩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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