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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담력체험

title: 병아리커피우유2016.06.25 07:02조회 수 852추천 수 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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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력 시험 중에


제가 전에 살던 아파트 이야기인데

제가 이사를 가게 된 계기가 된 일이 있습니다.

제 아파트는 산 속에 있는 좀 낡은 2층집이었습니다.

화장실은 공용이고, 욕실은 없었습니다.


제 방은 2층에서 가장 안쪽 구석 방이었습니다.

창 밖 경관도 별로고, 아니 숲처럼 우거진 잡목림이라

낮에도 일광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집이 대학이랑 가까워서 친구들이 종종 자러 오곤 했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동아리 동기들이 놀러와서 게임도 하고 마작도 두었는데

시간이 늦어지자 친구 A(남자), B(여자), C(여자)가 제 방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은 쉬는 날이니까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그대로 아마 새벽 2시 정도까지 마작을 뒀는데

B가 지루했는지 "담력 시험 하러 안 갈래?"라고 했습니다.

저도 오컬트판을 들여다볼 정도로 이런 걸 좋아하니까 바로 수락.

A도 분위기를 탔는지 수락하고 C만 수락하면 되었는데,

C는 흔히들 말하는 천연기념물 같은 존재라 "나는 영능력자라서 별로 가고 싶지 않아"라고

그닥 내키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이건 여름의 풍물시라는 구실로 반강제로 끌고 가게 되었습니다.


담력 시험을 할 장소는 우리 아파트 뒷편에 있는

숲의 입구처럼 느껴지는 동물들이 만든 길이 있었고

그 안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흥미는 있었지만 다들 쫄아 있어서 넷이 한꺼번에 가기로 했습니다.

손전등도 하나밖에 없어서 제일 앞에 서 있는 제가 손전등을 들고 나머지는 각자 어깨에 손을 올렸습니다.


←저・B(여)・A・C(여)


이런 느낌으로 각자 앞 사람 어깨를 잡고 길을 걸었습니다.

실은 이 숲, 우리 집과 반대 방향으로 가면 정상에 낡은 신사가 있습니다.

다들 이 일을 모르니까 '산을 걷다가 갑자기 신사가 나오면 놀라겠지'싶어서

저는 일부러 애들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밤길을 걸으니 길이 있어도 찾아가기 어려웠고

몇 번이나 길을 잃을 뻔 했지만

저는 몰래 애들을 신사 쪽으로 끌고 갔습니다.

우리 집에서 신사까지 그렇게 멀지도 않고, 아마 걸어서 10분 정도일 겁니다.

곧 산 정상에 닿지 않을까 싶어서 애들이 놀랄 걸 생각하니 신이 났습니다.


"스톱! 잠시만!" 갑자기 A가 소리쳤습니다.

다들 뒤를 돌아보며

"뭐? 뭔데??"

A : C가 안 보여

나 : 뭐? 네 어깨 잡고 있던 거 아냐?

A : (C가) 손을 놓았다고 생각해서 뒤돌았더니 없었어!

B : 뭐?! 위험한 거 아냐?


우리는 C의 이름을 부르면서 산에서 나갔습니다.

숲 속에서는 C를 찾지 못 했습니다.


우리는 아파트 앞으로 돌아와서 안절부절 못 하며 어떻게 할 지 정했습니다.

결국 저와 A가 한 번 더 산에 들어가기로 하고

B는 제 방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저와 A가 다시 산 입구로 와서 들어갈까하던 순간 A의 휴대전화가 울렸습니다.


B였습니다. C가 제 방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는 겁니다.

저와 A는 가슴을 쓸어내리고 아파트로 돌아갔습니다.

방 앞에서 C가 울고 있었고, B가 달래고 있었습니다.

일단 방문을 열고, C가 울음을 그치길 기다렸습니다.

C는 "미안... 미안해.."하고 중얼거리며 방구석에 쭈그리고 있었습니다.

10분 정도 지나자 C가 울음을 그쳤습니다.

"중간에 돌아갈 순 있다고 생각하지만, 입이 있으면 무슨 말이라도 해"

A가 조금 신경질 적으로 C에게 말했습니다.

C : 미안... 흑... 그런데 나는 돌아간다고 분명 말했는걸...

A : 그런 건 못 들으면 소용 없잖아.

C : 나.. 큰 소리 질러서... 말했는데... 게다가...

C : 난 숲에 들어가지 않았어...


등이 서늘해졌습니다.

A : ..뭐라는 거야...? 내 어깨 계속 잡고 있었잖아!!

C : 숲에 들어가기 전에...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안 들어갔어..

B : 이제 그만해!!

B가 갑자기 화를 내서 이야기가 끊겼습니다.

서먹한 분위기가 흘렀고, 그날은 그냥 자고 다음 날 다들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날 A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당연히 전날 있었던 일이 화두였습니다.

A : 있잖아, 어제 일 어떻게 생각해?

나 : 글쎄? 순간 쫄긴 했는데 어차피 너희 둘 중 한 명이 구라치는 거지?

A : 나는 거짓말 안 했어

확실히 A는 이런 쓸데없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 친구였습니다.

A : 있잖아... 나 숲에서 한 번 뒤돌아봤거든

...그때 C는 분명히 있었어. 그런데...

그때 C가 씨익 웄었어...

...눈꼬리도 올라간 것 같았어... 마치 여우에게 홀린 것 처럼...


그 낡은 신사는 여우 신을 모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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