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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한적한 낚시터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2016.06.29 06:54조회 수 1079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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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강가에 도착한 우리는 낚시장비들을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제법 늦은 시간이기도 했지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장소라 주변에 사람이 보이지는 않았다.

 

난 낚시대를 펴 놓고 의자에 앉아 친구를 보며 말했다.

 

“여기 진짜 괜찮아? 또 허탕치고 돌아가는거 아냐?”

 

내 말에 친구는 걱정 말라는 듯 대답했다.

 

“기막힌 포인트라니까. 내가 여기 찾느라 얼마나 발품 팔았는지 알아? 한번 믿어봐.”

 

난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친구를 보며 맥주를 꺼냈다.

 

저 말에 속은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고등학교때부터 친구였던 녀석이지만 아직도 그리 믿음직하지 못하다.

 

상당히 먼거리를 달려온 보람이 있기를 바라며 난 의자에 앉아 맥주를 입으로 가져갔다.

 

 

 

 

 

 

“야. 일어나봐. 저기 누구 온다.”

 

꾸벅거리며 졸던 나는 친구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옆을 바라보았다.

 

한 중년 남자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약간 주저하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저기 죄송하지만 끈 같은 것 있으시면 빌릴 수 있을까요?”

 

난 천천히 남자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남자는 약간 긴장한 것처럼 보였고 화가난 건지 슬픈건지 구분이 안가는 얼굴을 하고 있엇다.

 

옷 역시 여기저기 흙이 묻어 더러워져 있었다.

 

“낚시줄이라면 있는데 이거라도 드릴까요?”

 

내 말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곤 낚시줄을 건네어 받았다.

 

그리곤 서둘러 왔던 곳으로 되돌아 갔다.

 

난 친구를 보고 말했다.

 

“네가 보기엔 어때? 좀 이상한거 같지?”

 

내 말에 친구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인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확실히. 옷차림이 낚시하러 나온 사람같지도 않고 이상하게 더러워져 있었어. 게다가 끈을 빌려 달라는 것도 이상하고.”

 

친구는 고민하듯 하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일단 몰래 한번 따라가 보자. 그냥 보내긴 좀 찜찜하니.”

 

남자가 사라진 곳으로 이동하는 친구를 따라 나도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남자는 불빛 하나 없는 숲속을 헤집고 들어가 작은 공터에 서있었다.

 

낙엽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며 한쪽에 숨은 나는 숨죽이고 남자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남자가 혼자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서있는 남자 앞에 쓰러져 있는 중년의 여인.

 

남자는 가만히 서서 그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난 옆에 있는 친구에게 작게 속삭였다.

 

“야. 무슨 상황이야? 저 남자가 여자 죽이려고 하는거야?”

 

친구는 가만히 쓰러진 여자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아냐. 저 여자 이미 죽었어.”

 

상황 파악을 하려고 애쓰던 그때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제 무슨 상황인지 알겠네.”

 

난 남자의 눈치를 살피며 조용히 말했다.

 

“뭔데? 저 남자 살인범 아냐?”

 

친구는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저 둘 부부 인가봐. 여기 자살하러 온거야.”

 

그 말에 난 남자와 쓰러진 여자의 뒤쪽에 있는 나무를 바라보았다.

 

나무엔 올가미 두 개가 걸려있었다.

 

하지만 멀쩡한 건 한쪽 올가미일 뿐, 다른 하나의 올가미는 끊어져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저 부부. 같이 자살하려고 했나봐.

 

동시에 목을 매달았는데 죽기직전에 남편 올가미가 끊어진거지.

 

부인이 죽은걸 확인하고는 저렇게 시신을 바닥에 내려주고 자신도 다시 죽을 생각이였던 거야.

 

그래서 목을 맬 튼튼한 새 줄을 찾아다닌거고.”

 

친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자는 나무에 낚시줄을 매달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친구는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냥 죽으면 섭하지. 시작해보자.”

 

 

 

 

친구는 신난다는 표정으로 남자에게 날아가 그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막 목을 매려던 남자는 순간 멈칫하더니 곧 경기를 일으키듯 바닥에 쓰러져 꿈틀대었다.

 

하지만 잠시 후 아무렇지 않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내게 손을 흔들었다.

 

“성공했다. 엄청 쉽네. 자 칼 줘봐.”

 

난 남자를 향해, 아니 친구를 향해 칼을 던졌다.

 

능숙하게 칼을 잡아든 친구는 칼을 단단히 잡고는 힘차게 자신의 몸을 찔렀다.

 

한번. 두 번. 세 번. 찌를 때 마다 주변이 피로 물들어갔고 친구의 눈빛은 탁해졌다.

 

몇 번이나 봐온 광경이지만 늘상 놀랍고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와. 열두 번이나 찔렀어. 엄청 질긴 놈이네. 한번 죽다 살아나서 그런가?”

 

무너진 남자의 몸에서 빠져나온 친구가 말했다.

 

잠시 쓰러진 남자를 바라보던 친구는 내게 다가오며 이어서 말했다.

 

“넌 진짜 친구 잘 둔거다. 어디서 이런 환상적인 쇼를 보겠어?”

 

난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것도 다 내가 귀신 볼 수 있으니까 그런 거지.

 

너야말로 친구 잘 둔줄 알아.

 

나 없었으면 외로워서 어떻게 할 뻔 했어?

 

고등학교때 자살한 놈이 아직까지 사람이랑 같이 놀러다니잖아.

 

너처럼 복 받은 귀신이 어디있어.”

 

친구는 어깨를 으쓱거리곤 말을 돌렸다.

 

“어쨋거나 내말이 맞지? 이만큼 좋은 곳 찾기 힘들다니까.

 

인적 드물고 간간히 한두명만 낚시하러 오는 정도라 자살쇼 하기 딱 좋아.

 

대충 있다가 혼자 온 낚시꾼 같은게 있으면 바로 타겟이 되는거지. 앞으로 자주 오자.”

 

난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진 남자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출처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community/327/read?articleId=30493003&bbsId=G005&itemId=145&pageIndex=1

By. neptun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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