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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그의 목적

title: 금붕어1아침엔텐트2016.06.29 06:55조회 수 1028추천 수 3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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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들은 시간이 많은데다 남들이 바쁠 시간에 집에 있다보니

 

 

보통이라면 알아채지 못할 만한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지금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모자 쓴 남자.

 

 

나이는 대략 30대 정도로 보이는데 요 며칠간 거의 하루 종일 동네를 돌아다니고 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전혀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했겠지만 시간이 많은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대부분 공원에 앉아 뛰노는 아이들을 구경하거나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골목을 서성거린다.

 

 

그저 시간을 때우기 위한 것이 아닌 분명히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궁금증이 인 나는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마음먹고 한번 지켜보기로 했다.

 

 

 

 

 

 

그 남자는 오늘도 여전히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공원 벤치에 앉아 있었다.

 

 

책을 보거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것도 아니고 그저 공원에 있는 아이들만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

 

 

세시간 가량 그렇게 가만히 있던 남자는 아이들 학교 끝날 시간이 되자 슬슬 일어나 골목으로 향한다.

 

 

그리곤 의미 없이 왔다 갔다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만 흘끗흘끗 살펴본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일까 궁금하던 찰나 그가 움직이는 것에 공통점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첫 번째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그는 아이들이 많은 곳에 나타난다.

 

 

아이들이 놀고 있는 공원 과 놀이터, 공터. 그리고 등하교 길까지.

 

 

그리고 두 번째 그는 CCTV가 없는 곳만 움직인다.

 

 

그가 자주 보이는 공터와 놀이터. 심지어 그가 자주 서성대는 골목까지.

 

 

모두 방범용 CCTV가 없는 곳이었다.

 

 

남자가 주변을 살피며 내 시야를 벗어났을 때, 난 창을 닫고 TV 앞에 앉았다.

 

 

혼자 방에 있기 적적해서 버릇처럼 틀어놓은 TV에서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뉴스에서는 아이들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매우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어쩌면 그 남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큰 비밀을 가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음날 난 휴대폰을 만지는 척 하며 그 남자가 앉아있는 공원 벤치 건너편에 앉았다.

 

 

그는 나를 보지 못했는지 여전히 공원에서 놀고있는 아이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따라 공원에 아이들 부모님도 보이지 않았고 사람도 몇 없었다.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 이녀석은 오늘 움직일 가능성이 높았다.

 

 

난 자연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그 자리를 피했다.

 

 

보는 사람이 없다면 분명 뭔가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그때 재빨리 녀석을 제압할 계획이었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 정도는 부족하다.

 

 

내손으로 직접 때려잡아 경찰서로 데리고 간다면 모범시민상 이나 용감한 시민상 같은걸 받을 수 있겠지.

 

 

일만 잘 풀린다면 백수라며 집에서 눈칫밥 먹는것도 용서가 될게 분명하다.

 

 

 

 

 

 

 

 

내 생각대로 남자는 내가 일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숨어있다가 미행을 하려던 내 계획과는 다르게 그 남자는 내쪽으로 오고 있었다.

 

 

당황한 나는 내가 숨어있는 곳을 둘러보았다.

 

 

하필이면 도망칠 곳도 없는 막다른 곳이었다.

 

 

난감해 하던 그때 어느새 다가온 남자가 다가와 내게 말을 걸었다.

 

 

“며칠 전부터 날 유심히 보는 것 같던데 무슨 일이야?”

 

 

그를 가까이 본 순간 난 내 터무니 는 계획을 후회했다.

 

 

멀리서 본 것보다 체격이 좋았고 강해 보였다.

 

 

내가 간단히 제압할 수 있는 약골은 아닌 것 같았다.

 

 

 

 

 

 

“무슨 일이냐고 묻잖아.”

 

 

그의 언성이 약간 높아졌다.

 

 

난 위기감을 느끼며 곁눈질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내 눈엔 바닥에 널부러진 벽돌이 보였다.

 

 

“왜 아무런 대답이 없어. 내말 안들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위협하듯 내게 다가왔다.

 

 

당황한 나는 재빨리 몸을 숙여 벽돌을 집어들고 그를 노려보았다.

 

 

내 모습을 본 그 남자는 그 자리에 멈추어 나와 벽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잠시 고개를 갸웃하던 그는 이내 무서운 표정으로 품에 손을 넣었다.

 

 

 

 

 

 

내가 그걸 멍하니 보고 있을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그가 칼을 꺼내들기 전에 눈을 질끈 감고는 그에게 있는 힘껏 벽돌을 던졌다.

 

 

빡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조심스레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니 그는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약하게 몸이 움찔 거리는걸 보니 아직 죽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두려움이 몰려왔다. 빨리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는 생각도 잠시.

 

 

쓰러진 그의 손에 들려있는 것이 보였다.

 

 

아까 품에서 꺼내던 것. 경찰 배지였다.

 

 

그는 범죄자가 아니라 잠복중인 경찰이었던 것이다.

 

 

 

 

 

 

섣불리 판단한 나를 저주했고 성급히 움직인 내 몸을 원망했다.

 

 

이대로 경찰에 전화했다간 정말 큰일이 날 수 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던 내 눈에 집으로 돌아가는 듯한 어린 꼬마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보이는 경찰의 모습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았다.

 

 

 

 

 

 

처음 계획과 똑같다.

 

 

다만 아이를 살해한 파렴치한 범인은 놀랍게도 경찰이었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할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로 자신의 무고를 주장할 수 없도록 경찰의 입을 막는 것.

 

 

그리고 경찰에 의해 희생당한 불쌍한 아이를 만드는 것.

 

 

난 근처에 떨어진 벽돌을 집어 들고 천진난만하게 걷고 있는 아이를 따라갔다.

 

 

 

 

By. neptun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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