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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여인이 뒤쫓아온 버스길

샤샤샤2022.11.04 09:28조회 수 1523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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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는 2004년.

부산에서 세계합창올림픽대회를 개최하던 때였습니다.

시의 대표였던 저와 여동생은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을 때인데요. 그때가 여름이기도 한지라 많이 들어본 공포이야기는 싫다고 하는 아이들 덕분에 제가 직접 겪은일을 조금 3인칭으로 바꿔서 들려주었었지요.


제가 합창단에서 고2로 나이가 많았었구요. 이야기를 들어주는 아이들은 모두 초등학생, 중학생이었으니 조금 무섭지 않게 들려주고 있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서로 떠드는 아이들, 꿈나라에 가버린 아이들.

그리고 노래를 연습하는 언니 오빠들이 맨뒤에 있었구요 중간자리를 자리잡은 저희 패거리는 한창 재미있게 이야기를 진행중이었어요.



"그래서...그 아저씨가...화악!!!"



"꺄아아아아 싫어!! 안들어 안들을래 언니..."



"뭘~ 재미있기만 하구만.."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나뉘듯이 애들도 그랬어요. 하지만,뭐랄까. 애들 무리에 끼고싶어서 억지로 듣는 애들도 섞여있어서 전 되도록이면 쉬엄쉬엄 이야기를 들려줬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잘만 달리던 버스가 막히는지 멈추더군요. 그 덕분에 조금 소란스러워진 애들이었지만, 바로 제가 이야기를 진행한 탓에 애들은 잘 못봤어요. 스쳐지나가는 반대편 차선에 승용차 한대가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예요. 또 피범벅이었습니다. 누가 죽었는지는 몰라도 애들은 그저 피만 봤나봐요. 빨강색은 본래 눈에 잘 띠는 색이니 말이예요.


그때 전 더 오싹했지요. 귀신은 본래 살아있지 않은 사람인데다가 육체가 없지요. 그런데 직접 사람이 죽는 모습은 더 무서워해요. 뭐랄까. 산사람이 더무섭다. 아니 죽는 과정이겠지요? 애들은 피범벅만 보았고 전 그 차창사이로 내밀어진 손을 보았어요 하얗고 하얀손을...그래서 잠시 무서운 이야기는 중단이 되었지요.



"언니..ㅠ 왠지 기분이 이상해. 무서운 이야기 하지말자 응?"



"사람이 죽었나봐!!! 피봤어?"



"꺄악..!! 언니가 말하던 한여자가 차사고로 죽은 이야기랑 똑같다~ 와아~"



그때 저는 이야기를 중단했지요.

왠지 꺼림칙했으니까요. 분명히 제가 말하고 있던 대목도 어떤 저주받은 여러명의 사람들이 차례대로 죽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딱 여인이 차사고가 나서 죽었다는 말을 꺼내던 차였거든요.


울먹거리는 옆의 동생녀석을 달래면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애들에게 '쉿 나중에 해줄께. 나 피곤하다.'라고 말하며 조용히 시키고 동생녀석을 재웠지요.


그러다가 쉬시던 지휘자 선생님께서 연습하자고 하셔서 연습을 시작했을때가 딱 그때부터 한시간이 지났을때였어요.


아베마리아를 부르고 있는데 자꾸 누군가가 창문들 노트하듯이 아니 좀더 과격하게 티고 있었거든요. 헛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달리는 버스에서 들려오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집중했지요.


-철퍽...철퍽...


뭔가 질퍽한 음이 제 바로 옆 창문에서 들려오길래 전 신경이 너무 쓰였죠. 보면 안됐었는데 시선만 옆으로 쳐다본 순간. 피범벅인 유리창과 그 너머로 손바닥을 찍고있는 흰 손이, 그리고 피로 샤워를 한듯이 찐득해 보이는 생머리사이로 보이는 노려보는 눈이란 끔찍했지요.


노랫소리도 안들리고 그저 침묵이었어요. 그때 여인이 입을 열더군요.



"내가 죽은 게 좋아?"



순간 커진 제 동공사이라 귀까지 찢어지듯이 웃는 여인의 모습에 전 눈물이 날 지경이었지요. 그때 옆의 동생이 저를 흔들더라구요.



"언니~ 왜그래?? 응???"



"어?? 아..아냐.."



무서운 이야기를 싫어하는 동생에게 이상황을 말로 표현하긴 그랬어요. 그때 한숨을 쉬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라고 생각을 하면서 다시 창문을 보니 그 여인은 없더군요.


그다음엔 노래부르고 연습하느랴 바빴어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외국 참가자들과 눈을 마주치며 웃기도 하고[말이 안통하니 말이예요] 시스터 액트2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이 본래 실제인물들이라고 하지요? 그사람들의 합창이 있어서 정말 황홀했지요. 또 저희가 한복을 입고 있는데 사진셔터가 켜지는것에 놀라 돌아보니 인디언 복장의 아저씨들이 웃고있어서 놀라기도 하고-_- 그렇게 이리저리 바쁘게 생활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날은 모두 녹초였습니다.


잠을 자다가 문득 잠에서 깨니 애들이 지네들이 무서운 이야기를 어이없게 지으면서 놀고있더군요. 그때 다시 창문너머를 바라보았습니다. 사고가 났던 부근이었는지 표시자국과 파편들이 조금 남아있더군요.


바로 그자리에서 또 그 여인을 봤습니다.


그 자리에서 서서 피를 흘린채로 저를 노려보는 두눈이 말이지요. 그다음에 그여인을 못봤다는 것 자체가 전 행복합니다.


 

 

출처: 루리웹 괴담게시판 다크아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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